경제
보톡스 시장, 춘추전국시대 돌입하나…국내 제약사 격돌 예정
입력 2013-12-06 14:58 

국내에서만 700억원에서 800억원에 달하는 이른바 보톡스(보툴리눔톡신제제) 시장의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미국 앨러간사의 '보톡스'와 국내 바이오기업 메디톡스의 '메디톡신'가 양강 구도를 형성하는 가운데 종근당의 '보툴렉스'와 새로 진입할 대웅제약의 '나보타주'가 접전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대웅제약의 경우 메디톡스나 종근당에 비해 후발주자이지만 과거 앨러간사의 보톡스를 유통했던 강한 영업망을 바탕으로 시장에 빠르게 안착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웅제약은 지난달 29일 식품의약안전처로부터 자체 개발한 나보타주의 허가를 획득한 뒤 내년 3월 국내 시장 발매를 앞두고 있다. 나보타주는 재심사 기간 4년을 부여받아 2017년 11월 28일까지 제네릭 의약품이 나올 수 없게 된 상태다.

또 지난 9월 미국 수출에 이어 이번달 남미시장 수출 계약 등으로 해외 시장 선점에도 나서고 있다. 대웅제약은 지난 2일 에스테틱 전문기업 파마비탈사와 나보타주에 대한 1000억원대 계약을 체결해 내년부터 2016년까지 남미 15개국에서 판매된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아직 뚜렷한 목표실적을 잡아놓은 것은 없으나 장기적으로 실적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정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웅제약의 보톡스 시장 진입으로 경쟁구도에 변화는 있을 것으로 예상되나 타겟을 삼아 뺏고 뺏기는 관계라기보다는 전체 시장의 외형을 확장해나갈 것"이라면서도 "대웅제약의 경우 과거 미국 앨러간의 오리지널 보톡스를 유통했던 경험과 가격 경쟁력을 통해 후발주자라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미 시장에 자리잡은 종근당의 '보툴렉스'가 쉽사리 자리를 내주지는 않을 전망이다.
종근당은 지난 2월 바이오업체 휴젤파마로부터 보툴리눔독소 제제인 '보툴렉스'의 판매권을 확보한 뒤 공격적인 영업에 나섰다. 특히 현재 판매되는 보톡스 시밀러 제품보다 30%~40% 가량 저렴한 점을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양사 모두 그간 닦아온 영업망을 바탕으로 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여 종근당과 대웅제약의 라이벌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도 있다.
종근당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보툴렉스는 휴젤과 공동으로 판매하고 있는 만큼 시장 경쟁 구도 변화나 향후 전략에 대해 말하기가 조심스럽다"며 말을 아꼈다.
일각에서는 종근당과 대웅제약 모두 메디톡스를 넘기는 힘들 것이라는 시각도 제기한다. 제약사끼리의 경쟁은 심화될 수 있으나 메디톡스가 차지하는 시장 점유율을 빼앗아 오기는 힘들다는 얘기다.
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대웅제약과 종근당이 가격 싸움에 나서면 업계 경쟁 구도가 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저렴한 가격을 바탕으로 수입 약품 시장의 지분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오히려 지금 주목해야 할 것은 매년 20% 가까이 내수 성장률을 보이는 메디톡스"라며 "메디톡스가 현재 미국 앨러간사와 맺은 차세대 메디톡신 기술이 시장에 풀리게 되면 또다시 보톡스 시장의 변동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잔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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