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삼성 임원 인사, 철저한 '성과주의'
입력 2013-12-05 14:43 

삼성전자 승진자 161명으로 사상 최다…외국인·여성·경력 입사 승진자도 가장 많아
삼성이 5일 2014년도 정기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 이번 인사를 통해 승진한 임원은 총 475명으로 예년보다 다소 줄었지만 외국인, 여성, 경력 입사자의 승진은 역대 최다 규모를 기록해 이른바 비주류를 배려한 인사로 평가할 수 있다. 또 삼성의 인사 원칙인 '성과있는 곳에 보상 있다'에 따라 삼성전자에서만 무려 161명이 임원으로 승진해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여성 공채 임원 시대 열어
삼성은 최근 몇년간 꾸준히 여성 임원을 승진시켜왔지만 올해는 좀 다르다는 평가다. 바로 신경영 출범 당시 공채로 입사한 여성 인력 4명이 이번에 임원으로 승진했기 때문이다. 삼성의 현 발전에 시금석을 놓은 것으로 평가받는 신경영과 함께 회사에서 역량을 키운 여성 인재들이 회사 내 가장 상위 그룹인 임원에 올랐다는 것은 삼성 내 여성 인력의 위치가 그만큼 높아졌다는 것으로 해석된다는 평가다.
여성 임원 승진자 수도 역대 최다다. 2012년에는 9명, 2013년에는 12명에 이어 올해는 15명이 승진했다. 이 중 9명은 직위 연수를 다 채우기 이전에 승진시킨 발탁 인사로 성별을 불문하고 능력과 성과 위주로 평가했기 때문이라고 삼성측은 밝히고 있다.
외국인, 해외 법인 근무자들도 이번에 대거 본사 임원으로 승진했다. 해외 매출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는 글로벌 기업이 됐기 때문에 해외 우수 인재 유치, 육성도 그만큼 중요하다는 취지다. 총 12명의 외국인이 올해 승진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부사장급도 지난해 미국 팀 백스터 부사장에 이어 왕통 중국 휴대폰 영업담당겸 북경연구소장이 이번에 임명됐다.

해외 현지인 중에서는 스페인, 네덜란드, 스웨덴, 호주, 구주, 동남아 지역의 영업 담당 임원들이 승진했다. 각 지역별로 스마트폰, TV 판매 1위를 달성한 데 대한 보상이다. 미국 법인에서도 컨슈머 영업 담당, 반도체 담당, 실리콘밸리 연구소, 반도체 오스틴 연구소장 등 4명이 승진했다.
이들을 포함해 해외 근무 인력의 승진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 80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특히 삼성전자가 전체 해외 근무 인력 승진자의 73%를 차지하는 등 글로벌 기업의 위상을 보였다.
경력 입사자들의 임원 승진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2012년 120명, 2013년 141명에 이어 이번 인사에는 150명이 승진 대상이 돼 순혈주의 타파에 일조하고 있다는 평가다.
◆임원 승진 3명 중 1명 '삼성전자'
특히 이번 인사에서는 삼성전자의 약진이 돋보인다. 분기 영업익 10조원을 넘기는 등 올 한해 눈부신 성장을 보인 데 대한 인적 보상의 결과다. 지난 사장단 인사에 이어 임원 인사에서도 삼성전자 인력이 대거 승진함에 따라 성과주의 원칙이 이번에도 우선시 됐다는 평가다.
이 중에서도 갤럭시 열풍을 주도한 무선 분야가 임원 승진자를 대거 배출했다. 이진중 중국영업 전문가 1년 발탁으로 부사장으로 승진했으며 박현호 소프트웨어 개발 상무가 3년 발탁으로 전무를, 김학상 하드웨어 개발 상무가 2년 발탁으로 전무를, 서기용 구주영업 상무와 신민철 소프트웨어 개발 상무가 각각 1년 발탁으로 전무를 달았다. 세트 부문의 총 발탁 승진은 35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한편 이번 임원 인사에서는 경영 지원 등 스탭 부문은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연구개발(R&D), 영업마케팅, 제조기술부문의 승진이 늘었다. 현장 중심 경영이라는 기조에 걸맞게 인사에서도 이를 구현한다는 취지다. 특히 R&D 부문의 승진은 120명으로 역대 최다를 보였다.
영업마케팅 부문도 글로벌 영업 호조에 대한 보상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발탁 승진이 시행됐다.
[김용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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