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레이더M] IB, 기업 ELB 발행 부진에 울상
입력 2013-12-05 10:19 

[본 기사는 12월 3일(06:03)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주식연계증권(ELB) 시장을 통한 증권사들의 먹거리가 줄고 있다. 올해의 경우 주관수수료를 챙기지 못한 달이 절반 이상이나 되는 등 ELB 시장 내 증권사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자금 조달을 원하는 기업들은 많지만 자본시장통합법 개정안 시행으로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매력적인 자금 조달 방식이 사라져 이같은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3일 매일경제 레이더엠이 집계한 ELB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올해 연초부터 11월 말까지 증권사가 주관한 ELB딜은 13건으로 지난해 20건에 비해 크게 줄었다. 특히 주관업무 '0'을 기록한 달은 지난달을 포함해 6번이나 됐다. 발행사가 실권주 인수위험 부담하는 모집주선 역시 전년 대비 4분의 1로 크게 줄었다.
전환사채(CB)의 경우 자본시장통합법 개정안이 시행된 지난 9월 이후 현재까지 발행공시를 한 유가증권·코스닥 기업은 모두 30곳이다. 이는 전년 동기(14곳)에 비해 두 배 가량 늘어난 수치다. 낮은 금리에 자금조달과 최대주주 지분 확보를 가능케 했던 BW가 막히자 기업들이 CB로 눈을 돌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당기간 동안 공모방식 발행을 결정한 기업은 30억원 규모의 코닉글로리(NH농협증권 주관) 하나에 그쳤다. 발행건수는 많아졌지만 증권사들의 먹거리 환경은 되려 악화된 셈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재무구조가 어려운 기업들의 발행 수요는 지속되고 있지만 실권주 리스크가 큰 공모방식보다는 제3자배정 등 사모발행을 통해 불확실성을 줄이는 추세"라고 말했다.

특히 기업공개(IPO)가 아닌 CB나 BW 딜을 통해 수익을 남기던 중소형 증권사들은 더욱 어려운 환경에 처했다. 실제로 올해 ELB시장에서의 증권사 주관규모는 약 8500억원 수준으로, 개정 자통법 전 발행된 BW 딜이 5000억원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 금액의 대부분은 우리투자증권이 단독주관한 LG이노텍의 3000억원 CB발행이다.
한 중소형 증권사 IB업계 관계자는 "대형 딜에 끼지 못하던 중소형 증권사들은 코스닥 기업들의 공모 발행 수요가 실종되면서 위기에 직면했다"며 "자통법 개정 전부터 회사 내부에서도 커버리지 부서 일부 인력을 벤처기업 자금조달 쪽에 투입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했으나 이렇게 먹거리 부족에 시달릴 줄은 몰랐다" 하소연했다.
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ELB시장에서의 공모 발행은 대부분은 재무적으로 어려운 대기업 위주로 이뤄질 전망"이라며 "트랙레코드가 쌓인 일부 증권사만 참여하는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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