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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명석 코치가 밝힌 ‘2013 LG 마운드와 미래’
입력 2013-12-04 13:07 
[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압도적인 마운드는 아니었다.”
2013년 LG 트윈스의 마운드를 되돌아본 차명석 투수코치의 시선은 냉정했다. 올해 팀 평균자책점 3.72로 1위를 기록한 투수진에 대한 평가로는 박했다. 차 코치는 이제 기초를 다지고 올라온 것 뿐”이라며 현실을 직시했다.
투수코치의 무덤으로 불렸던 LG에서 차 코치는 당당히 살아남았다. 건강상의 문제로 잠시 1군을 떠나게 됐지만, 보직을 맡을 당시 구단 내 반대 목소리를 잠재우고 투수 왕국의 기틀을 마련했다. 올해 LG가 페넌트레이스 2위로 11년 만의 가을야구를 할 수 있었던 것은 든든한 마운드 덕이었다.
차명석 LG 트윈스 투수코치는 2014시즌 LG의 마운드가 더 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MK스포츠 DB
차 코치는 올해까지 마운드의 틀을 잡는데 가장 많은 신경을 썼다. 선발-릴리프-마무리의 세 가지 틀이었다. 봉중근을 마무리로 확실한 자리를 잡은 뒤 류제국 우규민 신정락 신재웅 등 선발을 구축했고, 이동현 유원상 정현욱 류택현 이상열 등 불펜을 완성시켰다.
차 코치는 사실 선수도 성적도 중구난방이었다. 그 틀부터 잡자는 생각을 했다. 역산법으로 생각을 한 것이 봉중근이었다. 틀이 잡힌 것은 봉중근을 마무리로 돌리면서부터였다”고 설명했다.

차 코치가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은 국내 선발들이다. 외국인투수 벤자민 주키치가 스프링캠프 때부터 몸에 이상을 보이면서 차 코치가 미리 준비를 시키며 공을 들인 부분이다. 류제국은 12승2패로 승률 0.857을 찍었고, 우규민과 신정락도 각각 10, 9승을 책임졌다.
차 코치는 류제국은 이제 LG의 에이스 축으로 자리를 잡아야 한다”며 강한 신뢰를 드러내면서 내년에는 많은 이닝을 소화해야 하고, 평균자책점도 3점대 초반으로 끌어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규민은 생각대로 잘해줘 고맙다. 신정락도 멘탈이 약하다는 주홍글씨가 있었는데 올해 정말 잘해줬다. 신정락을 유망주에서 키워낸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강조했다.
차 코치의 작품은 또 있다. 꾸준한 성장을 이룬 외국인투수 레다메스 리즈다. 차 코치의 노력 없이는 리즈의 발전도 없었다. 리즈는 올해 강속구에 제구가 더해진 안정적인 투구로 평균자책점 3.06을 찍으며 10승(13패)을 채웠다.
차 코치는 리즈는 올해 제구력, 퀵 모션, 견제 등 모든 면에서 더 좋아졌다. 이제야 야구선수가 된 것”이라며 아마 용병 개인 연습을 시키는 투수코치도 내가 유일할 것이다. 불만 없이 좋아서 따라오게 하는 것도 기술이다. 개인 연습을 하면서 많이 좋아졌다. 용병도 부족하면 당연히 연습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빙그시 웃었다. 리즈는 올 시즌 종료 후 차 코치를 찾아와 MS(명석) 때문에 야구가 많이 늘었다. 고맙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한 뒤 미국으로 떠났다.
리즈와 반대로 주키치에 대한 아쉬움은 컸다. 주키치는 최악의 부진 속에 결국 2군을 맴돌다 포스트시즌도 밟지 못했다. 차 코치는 주키치는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다. 캠프 때부터 좋지 않았다. 그래도 잘해주길 바랐다. 결국 마이너스 요인이 됐으니까 할 말이 없다”고 아쉬움을 남겼다.
플레이오프에서 주키치의 교체 외국인투수 영입에 있어서는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차 코치는 새로운 용병이 와서 잘할 수도 있고 못할 수도 있다. 그런 건 결과론일 뿐이다. 주키치도 마찬가지인 것”이고 했다. 이어 플레이오프에서 우리가 진 것은 다 투수 때문이고 투수코치 때문이다. 우리가 한 점도 안 내주고 막았으면 최소한 비기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차 코치가 바라본 LG 마운드의 2014시즌은 밝았다. 차 코치는 한 번 올라왔기 때문에 더 강해지는 일만 남았다. 확실히 더 좋아질 것이다. 팀 평균자책점을 3점대 초반으로 내리고 더 압도적인 마운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코치는 유망주를 키워내는 것이 가장 큰 역할이다. 참모로서 내가 할 일은 그것 뿐이다”라고 말했다.
차 코치는 내년 잠시 1군을 떠나 몸을 추스르기 위해 2군에 머물며 유망주 육성에 전념한다. 유원상, 신정락에 이어 2014시즌에는 또 어떤 유망주 투수들이 마운드에 우뚝 설 수 있을까. 차 코치의 눈매는 여전히 매섭게 빛나고 있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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