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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일의 맥] 겨울에 열리는 K리그 올스타전을 아시나요
입력 2013-12-04 09:16  | 수정 2013-12-04 11:19
3일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열린 K리그 대상 시상식과 함께 큰 틀에서의 2013시즌은 막을 내렸다. 황선홍 감독이 감독상을 수상하면서 완벽한 해의 대미를 장식했고, 마지막 경기에서 우승도 득점왕도 놓쳤던 김신욱은 MVP를 받으면서 흘린 땀을 보상받았다. ‘리틀 황새 고무열은 절친 이명주로부터 ‘영플레이어상을 받는 뜻 깊은 장면을 연출했다. 하대성은 3년 연속 베스트MF로 선정됐고 시상자였던 이명주도 하대성과 함께 최고의 미드필더의 영광을 안았다.
올 한해 K리그를 화려하게 빛냈던 스타들은 이제 달콤한 휴식기에 들어간다. 선수들에게는 기다렸던 시간이나 한동안 보지 못한 팬들에게는 섭섭할 일이다. 그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마련됐다. 올스타급 멤버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이 자리를 놓치면 올해 그들을 보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것도 주위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사랑을 실천하는 뜻 깊은 일과 병행된다. K리그 올스타전은 여름에만 열리는 게 아니다.
축구선수들로 구성된 자발적인 봉사단체 추캥이 올해는 상주 지역에 뜬다. 올스타급 면면들이 사랑을 나누기 위해 한자리에 모인다. 사진= MK스포츠 DB
‘추캥이라는 봉사단체가 있다. 축구선수들로 구성된 모임이다. ‘축구로 만드는 행복이라는 모토를 세우고 거기서 ‘축과 ‘행을 따서 소리 나는 대로 이름을 붙인 추캥은 축구를 통해 세상에 따뜻함을 전하고자 만들어진 자발적 봉사단체다. 조기축구회와의 친선경기를 통해 모인 성금을 불우한 이웃을 위해 썼던 소박한 시작이 1999년의 일이다. 어느덧 그들의 선행은 10년을 훌쩍 넘겼다.
예전에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과 왼발이 알게 하는 것이 왠지 쑥스러워 보이지 않는 선행에 그쳤으나 최근 들어서는 규모도 늘리고 홍보도 열심이다. 개인적으로 바람직한 선택이라는 생각이다. 좋은 일은 나눌수록 행복도 기쁨도 곱절이 되는 법이다. 축구 선수들의 자발적 봉사 모임인 ‘추캥 회원들의 작지만 큰 선행도 더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난 겨울에도 그들은 의미 있는 선행을 펼쳤다. 추캥 회원들은 지난해 12월4일과 5일 경남 진해로 내려가 해군 장병들과 관계자들을 위한 자선행사를 펼쳤다. 당시 봉사활동에 참가했던 한 선수는 막상 부대에 가보니, 정말 군인들이 즐길 거리가 없더라. ‘걸그룹들만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우리를 그렇게 반겨주는 것을 보면서 괜히 마음이 짠했다”는 소감을 전했다. 그랬던 이들이 올해는 상주 지역을 봉사의 타깃(?)으로 삼았다.
‘추캥 회원들은 4일과 5일 경상북도 상주 일대에서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첫날에는 관내 초중고교를 찾아 축구클리닉을 실시하고, 상주의 지역특산물인 곶감 만드는 것을 체험하면서 홍보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오후에는 상주상무와 강원FC의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리는 상주종합운동장을 찾아 팬 사인회를 열고 함께 경기를 관람할 생각이다. 자신들이 홍보대사를 자처해 경기장 열기를 뜨겁게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이튿날인 5일 역시 초중교 학교를 방문해 사인회와 축구 클리닉을 실시하고 오후에는 자체 친선 축구경기와 시민들과 함께 하는 릴레이 달리기 등 흥미로운 시간을 보낼 참이다. 그리고 상주 지역의 참전용사 미망인 10명과 선수들이 후원결연을 맺고 이후에도 꾸준히 작은 정성을 보낸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축구팀과 ‘행복팀으로 나뉘어 참가하는 선수들의 면면을 보면 그야말로 올스타급이다. ‘축구팀에는 염기훈 오장은 백지훈 이종민(이상 수원) 김승용 강민수 이용 김동석 김승규 김신욱(이상 울산) 이요한 심우연(이상 성남) 등이 참가하고 ‘행복팀에는 김재성 김원일 고무열 이명주(이상 포항) 정혁 정인환 김기희 이규로 하성민(이상 전북) 강수일 박준혁(이상 제주) 하대성(서울) 박종우(부산) 등이 나선다. 올 시즌 MVP 후보였던 김신욱 이명주 하대성이 모두 나오고, 영플레이어상을 받은 고무열도 참석하니 그야말로 올스타전이 따로 없다.
화려한 면면보다 빛나는 것은 그들의 따뜻한 마음이다. 시즌이 끝나면 그리웠던 가족들이나 친구들과 만나 잠시잠깐이라도 일탈하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그런데 시즌이 끝나자마자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자신의 일처럼 발 벗고 나섰다. 이런 선행은 조금 쑥스러워도 크게 알려야한다.
[MK스포츠 축구팀장 lastuncl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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