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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통보’ 임창용, 과연 컵스의 미래일까
입력 2013-12-04 06:01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재호 기자] 시카고 컵스가 임창용(37)을 논-텐더 FA로 공지했다. 임창용은 이제 새로운 팀을 찾아보거나 컵스와 새로 계약을 맺어야 한다. 다음 시즌 풀타임 메이저리거를 노린다는 선수 자신의 말이 나온 지 하루 만에 내려진 결정이다. 임창용은 과연 컵스의 미래일까.
임창용은 지난해 6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고 재활을 하던 도중 컵스와 계약을 맺었다. 계약금 10만 달러에 인센티브를 포함 2년간 최대 500만 달러의 계약이었다. 마이너와 메이저에 따라 계약 조건이 달라지는 스플릿 계약이다.
이후 마이너리그 21경기에서 실전감각을 익힌 그는 9월 초 메이저리그에 합류했다. 그러나 이 무대가 다음 시즌 활용 가능성을 점검하는 무대였는지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6경기에 출전했는데, 이 경기들이 모두 팀이 뒤지고 있거나 큰 점수 차이로 앞선 상황이었다. 활용 가능성을 제대로 점검하려 했다면 최소한 1~2차례는 근소한 리드를 지켜내는 필승조의 역할을 부여했을 것이다.
첫 시즌 대부분을 재활에 매달린 임창용. 다음 시즌 컵스와 결별할 위기에 놓였다. 사진= MK스포츠 DB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차원이라 했어도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6경기에서 5이닝을 던져 6피안타 3실점 7볼넷 5탈삼진 평균자책점 5.40을 기록했다. 삼진/볼넷 비율 0.71로 삼진보다 볼넷이 더 많았다. 특히 상대 중심 타선에 약했다. 9월 25일 피츠버그와의 홈경기가 대표적이다. 5회 마운드에 오른 그는 상대 중심타선인 앤드류 맥커친, 말론 버드, 가비 산체스, 페드로 알바레즈에게 안타와 볼넷을 내주며 2실점했다.

냉정하게 봤을 때 다음 시즌 불펜의 한 역할을 맡기기에는 뭔가 부족한 모습이었다. 결국 다음 시즌 연봉에 부담감을 느낀 컵스는 그가 연봉 조정 대상자가 아님에도 논-텐더 FA로 공시했다. 상황이 끝난 것은 아니다. 컵스가 유망주 보호나 새로운 선수 영입 등을 위해 임창용을 잠시 FA로 풀었을 가능성도 있다. 논-텐더 FA가 절차상의 방출이지 실제로 결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컵스가 임창용에게 새로운 마이너리그 계약을 제시하고, 스프링캠프에 초청 선수로 합류해 40인 명단 재진입을 노릴 가능성도 있다.
임창용은 2013시즌 컵스에서 6경기에 등판했다. 모두 팀이 지고 있거나 큰 점수 차로 이기고 있는 상황이었다. 사진= MK스포츠 DB
계약 첫 해 대부분을 재활에 매달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런 주장은 더 힘을 얻는다. 재활 과정은 순조로웠다. 애리조나에서 재활 중인 임창용을 찾았던 손혁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LA에서 취재진을 만나 (팔꿈치 인대가) 잘 붙었다고 들었다”면서 불펜피칭을 하는데 코치가 마이너리그 선수들을 모두 불러 모아 임창용이 던지는 모습을 지켜보게 했다고 한다”며 재활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순조롭게 재활을 마친 그는 루키리그부터 시작, 마이너리그의 각 단계를 모두 거치며 좋은 모습을 이어갔다. 최상위 단계인 트리플A에서 11경기에 등판, 평균자책점 0.79를 기록했다. 성적만 놓고 봐도 메이저리그에 진입하기 충분한 성적이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에서는 그러지 못했다. 테오 엡스타인 사장을 비롯한 컵스의 운영진이 그를 얼마나 팀 재건의 주춧돌이 될 선수로 여겼을지는 미지수다. 확실한 것은 아직 임창용은 완벽한 기회를 얻지 못했으며, 분위기를 반전시킬 기회가 남았다는 것이다.
[greatnem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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