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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신인 4인방, 무뚝뚝한 아들의 사랑 표현
입력 2013-12-02 17:07  | 수정 2013-12-02 17:58
[매경닷컴 MK스포츠 표권향 기자] 자식 나이가 칠십이라도 부모 눈에 자식은 영원히 일곱 살이라고 한다. 이제는 어엿한 프로야구선수여도 부모에게는 어린 아이일 뿐이다.
올해 프로에 입단한 넥센 히어로즈 신인 10명 중 포수 이용하 내야수 임병욱 임동휘 김하성 4명은 약 한 달 간 일본 가고시마 마무리 훈련에 참가해 프로 입문 과정을 거쳤다.
(왼쪽부터) 임병욱, 임동휘, 김하성, 이용하. 사진=표권향 기자
오전 9시에 시작해 오후 9시에 끝나는 고된 훈련에도 ‘신인 4인방의 얼굴에는 앳된 미소가 사라지지 않았다. 훈련지에서만큼은 선배들이 이들의 부모였다. 신인 4인방은 선배들이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줘서 빨리 적응할 수 있었다”, 선배들이 맛있는 음식을 많이 사준다”, 선배들이 좋은 게 있으면 하나라도 더 챙겨준다”라며 연신 싱글벙글이었다. 그래도 부모에 대한 그리움은 컸다. 하지만 쉽게 말을 꺼내지 못했다.
이용하는 아버지(이병훈 KBS N 해설위원)와 통화하는데 어머니를 바꿔주지 않았다. 이상하다 싶어 어머니에게 전화를 했더니 이번엔 아버지에게 수화기를 넘기지 않았다. 알고 보니 평소 간이 안 좋았던 어머니가 입원 중이었다. 하지만 해외에서 훈련 중인 아들이 걱정할까봐 말을 안 한 것이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전화를 끊고 이불을 뒤집어쓰고 한참 울었다는 이용하는 가족들을 생각하며 이를 악물고 훈련에 임했다고 한다.

김하성은 원래 집이 부천이다. 그런데 내가 성남에서 야구(야탑고)를 하니 가족들이 나를 위해 성남으로 이사했다"라며 말 끝을 흐렸다. 연고지가 없던 성남으로의 이사는 김하성 가족에게 꽤나 힘든 선택이었다. 하지만 아들이 야구를 편하게 하기 위해서 모두가 일심동체해 결정을 내렸다. 김하성은 "가족들의 희생에 감사하다. 부모님과 자주 문자로 안부를 전하고 있다. 나를 위해 매일 기도해준다는 말에 큰 힘이 되고 있다”라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제는 어엿한 프로선수가 된 신인 4인방은 앞으로 부모에게 야구로서 효도할 것을 약속했다. 사진=옥영화 기자
오랜 기간 야구유학을 한 임병욱은 집은 화성이지만 서울(덕수고)에서 학교를 다녔다. 가족과 떨어져 지내며 합숙생활을 했다. (매송->배명)중학교 때부터 합숙해 나에게는 익숙하지만, 부모님에게는 아직 아이일 뿐이다"라며 평소 무뚝뚝하던 아들이 입을 열었다. 임병욱은 "집에서 많은 말을 하진 않지만 내가 힘들고 지칠 때마다 좋은 말씀으로 응원해준다. 부모님의 마음을 잘 알지만 표현을 잘 못해 죄송할 뿐이다”라며 고개 숙였다. 호흡을 가다듬고 다시 말을 이은 임병욱은 "나와는 달리 공부를 했던 형과도 서로의 본분을 지키며 나중에 같이 웃자라고 약속했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의젓해진 임동휘는 이른 나이에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제 재미로 야구할 나이는 지났다"라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어 임동휘는 "부모님은 항상 내게 몸이 재산이라며 여러가지로 챙겨주신다. 예전에 부모님이 내가 훈련하는 모습을 보신 적 있다. 힘든 훈련에도 이겨내는 모습을 보고 자랑스러워 하셨다. 그 모습을 기억하며 꼭 이 시기를 이겨내겠다"라며 가족의 얼굴을 떠올렸다. 임동휘는 "이제부터 의무감을 가지고 야구할 거다. 돈 많이 벌어서 꼭 부모님을 호강시켜드리겠다”라며 의지를 불태웠다.
신인 4인방은 기사로서 아들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는 부모에게 걱정을 끼칠까봐 미리 속마음을 전하지 못했다. 훈련이 끝나고서야 이용하 임병욱 임동휘 김하성은 가족에게 감사의 인사를 했다. 이제 다시 개인훈련으로 많은 시간을 투자할 신인 4인방은 자신들을 위해, 희생한 가족을 위해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gioia@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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