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냉동보다 못한 생물갈치
입력 2013-12-02 14:37 

갈치의 수난시대다. 일본 방사능 공포로 생물갈치를 찾는 사람이 줄어들자 값이 폭락해 급기야 냉동갈치보다도 값이 저렴해졌기 때문이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제주 서귀포 수협에서 지난달 거래된 제주갈치 10㎏ 산지가격은 7만3000원으로 작년보다 17.2% 떨어졌다. 지난해 비축해 판매 중인 냉동갈치 값이 같은 무게에 10만원대인 것과 비교하면 냉동이 오히려 생물보다 더 비싼 상황이다.
생물갈치는 냉동제품 대비 20% 가량 높은 값에 팔리는게 일반적이다. 특히 작년만 해도 계속되는 어획량 부족 탓에 1마리 값이 한우보다 비싼 1만원대까지 치솟아 '다이아 갈치'라는 신조어까지 생기기도 했다. 하지만 불과 1년만에 상황이 역전돼 현재 냉동만도 못한 가격만큼 추락한 것이다.
이는 올해 생물갈치 어획량이 작년보다 늘어 물량은 많아진 반면,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 유출 때문에 수산물의 안전성에 대한 불신이 높아져 갈치 판매가 부진했기 때문이라고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올 1~9월 생물 갈치 어획량은 작년대비 30% 늘었다. 특히 본격적인 어획철인 9월부터는 1년전보다 60%나 더 많이 잡혔다. 하지만 롯데마트 10월 갈치매출이 전년 같은달 보다 무려 38%나 줄어드는 등 시장에서는 갈치소비가 급감하고 있다. 계속되는 소비 감소로 지난해 보관된 냉동물량마저 채 소진되지 않은데다 올해 새로 비축물량까지 쌓여 날이 갈수록 가격 하락세가 심해지고 있다는게 마트측 설명이다.
수요부진에 시달리는 생물갈치의 소비촉진을 위해 롯데마트는 5~11일 제주산 생물갈치 1마리(230g 내외)를 3500원에 판매한다. 이는 1마리 3800원인 냉동갈치보다 싼 가격이다.
이경민 롯데마트 수산팀장은 "갈치 물량 조절과 가격 안정을 위해 생물갈치 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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