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자사주 파는 상장사, 이유도 다양
입력 2013-12-02 13:55 

상장사들의 자사주 처분 발표가 잇따르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상장사의 올해 자기주식처분결정 건수는 348건으로 지난 11월부터 25건의 결정이 이어졌다. 같은기간 자기주식취득결정 건수는 86건으로 11월 동안 7건에 그쳐 차이를 보였다.
상장사의 자사주 처분 이유로는 주식매수선택권 행사에 따른 자기주식 교부가 가장 많았다. 주식매수선택권이란 법인이 회사 설립 및 경영·기술개발 등에 기여하거나 관련 능력을 갖춘 임직원에게 그 해 법인의 신주를 유리한 가격으로 매입할 수 있도록 한 권리다. 일부 기업이 임직원을 대상으로 스톡옵션에 나서면서 자사주 처분이 늘어나는 모양세다.
인터파크는 지난달 6일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행사에 따른 자기주식 교부를 위해 3억원가량의 자사주 5만720주를 장외 처분키로 했다고 공시했다. 물량이 빠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일 소폭 올랐던 인터파크 주식은 당일 2% 가까이 떨어지며 3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게임업체 컴투스의 경우 지난달 1일에 이어 18일에도 같은 이유로 자기주식처분을 결정했다. 총 9500주에 이른다. 공시를 올린 1일 보합권 내에서 상승한 컴투스는 이후 4거래일 연속 10% 넘게 하락했다. 전일대비 4%이상 오른 18일에도 다음날 4% 가까이 빠져 상승세를 반납했다. 유통 물량이 늘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장에 단기적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유동성 확보나 타법인 주식 취득을 위해 자사주를 처분하는 경우도 많다. 파캔오피씨는 지난달 5일 유동성 확보를 위해 자사주식 6만8137주를 1억여원에 장내처분한다고 공시했다. 파캔오피씨는 이후 공시를 통해 운전자금 마련을 위한 자사주 처분 외에도 유상증자나 사채발행 등 추가적인 자금조달을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파캔오피씨의 3분기 영업손실은 13억9000만원으로 누적 영업손실은 33억원이다.
타법인 주식 취득을 위해 자기주식처분을 결정하기도 한다. 시노펙스는 지난달 28일 이동식 정수 특장차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특장차 제조 기업인 케이피아이의 지분을 인수해 주요종속회사로 편입했다. 이날 자기주식처분 결정도 함께 공시했다. 시노펙스는 케이피아이의 지분 35.4%를 10억여원에 인수해 인수대금의 50%를 보유 중인 자사주로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유통주식의 물량을 늘려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 자사주를 처분하기도 한다. 씨제이씨지브이(CJ CGV)는 지난달 8일 유통주식 물량증대를 통한 거래활성화 및 운전자금 확보를 위해 시간외대량매매 형식으로 보유주식의 2.6%에 달하는 54만3855주를 처분한다고 공시했다. 처분예정금액은 275억원에 달한다. 프리머스 시네마의 합병으로 발생한 자기주식을 처분하면서 공시 후 첫 거래일인 11일 주식은 5%이상 빠졌다.
삼보모터스의 경우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자기주식 처분을 결정했다. 지난달 21일 삼보모터스는 자사주의 10.5%에 이르는 18만8929주를 12억원에 장외처분키로 했다. 하나대투증권과 동부증권이 운용하는 사모투자펀드(EPF)에 매각하면서 EPF측은 차후 삼보모터스의 지분 15%까지 인수해 2대 주주로 오를 전망이다. 삼보모터스는 프라코 인수와 공장 건축 등 차입금을 처분자금으로 메울 예정이다. 삼보모터스의 3분기 매출액은 1643억원으로 영업이익 33억원, 당기순손익은 6억원이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1월과 12월에는 임원 인센티브 등으로 자사주 판매가 늘어나는 게 일반적"이라며 "계절적 요인이기 때문에 이익이 많이 나는 회사 기준으로는 크게 주가에 부담되는 요인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회사가 보유 주식에 대한 차익 실현을 위해 자사주를 처분하는 경우 네거티브(부정적 영향)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기업의 전체적인 흐름을 잘 파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섭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실적이 좋지 않은 회사들이 현금(수익)창출 수단으로 자사주 처분에 나서는 경우가 있다"며 "기업의 재무구조와 매출을 잘 살필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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