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김윤경 기자의 창업 고수찾기] 오픈마켓에서 시작, 10년만에 의류 기업으로 성장
입력 2013-12-02 10:33 

2003년 오픈마켓에 입점하며 출발했던 작은 쇼핑몰이 하나의 패션 기업이자 브랜드로 성장했다.
여성의류 전문몰 ‘다바걸(www.dabagirl.co.kr)은 현재 40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직원은 65명이다. 온라인 쇼핑몰 사이트의 신상품 업데이트는 한달에 300~400건에 이른다.

문인기(37) 다바걸 대표는 체계적인 생산관리 시스템이 경쟁력의 원천이라 자부한다.

다바걸은 ‘KR DABA라는 별도의 라벨을 만들고 제품마다 고유의 바코드를 부여해 판매한다. 이는 제품의 오배송을 대폭 줄임과 동시에 효율적인 재고 관리를 가능하게 했다. 절반 이상의 제품을 자체 제작하지만, 수요예측 시스템을 구축해 생산 과정에서의 리스크를 대폭 감소시켰다.


문 대표는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을 갖춰 놓으면 직원도 편하고 고객도 편하다”며 바코드를 통해 다바걸 정품 여부도 확인할 수 있어 해외 고객들이 특히 좋아한다”고 밝혔다.

다바걸은 제품 컷이나 모델 컷 촬영에도 남다른 공을 들인다. 따뜻한 조명과 특유의 메이크업일 사진에 입혀 다바걸의 제품임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했다. 사진 촬영에 동원되는 인력은 스타일리스트 4명, 제품 디자이너 4명, 웹디자이너 6명, 포토그래퍼 3명, 모델 4명 등 수십명이다.

다바걸은 건물 2층에 대형 스튜디오를 2개 마련하고 시즌이 바뀌면 대대적인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한다. 문 대표는 다른 곳은 돈을 들여 촬영 장소를 섭외하지만 다바걸은 돈을 들여 콘셉트를 바꾼다”며 브랜드 특유의 색깔을 찾는 것이 촬영에서의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일찍이 해외 진출을 준비해온 그는 5년 전부터 미국, 일본, 중국에 별도 사이트를 두고 위탁 운영을 하는 방식으로 해외 고객들을 만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카페24 솔루션을 기반으로 자체 해외몰을 열고 직접 운영하고 있으며, 이번 달부터는 중국에서 도매 사업을 시작한다.

문 대표는 내년 2월 서울 홍대에 오픈할 80평 규모의 직영 1호 오프라인 매장을 준비하느라 한창이다. 그는 이곳을 시작으로 전국적인 매장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라디오, 지하철 광고 등 다양한 오프라인 마케팅을 펼치는 이유도 본격적인 브랜드화 작업의 일환이다.

문 대표는 특히 해외 고객들이 한국을 방문할 때 다바걸 제품을 보고 싶다는 요청이 많아 오프라인 매장 준비를 쇼룸이나 안테나숍의 개념으로 시작하게 됐다”며 지금 크게 성장하는 모습처럼 큰 보답으로 고객들에게 다가가는 다바걸이 되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미니 인터뷰>

▲ 시스템에 대한 자부심이 엿보인다.

지금은 대형몰들이 많아졌지만 아직도 온라인 전문몰들의 경영관리는 체계적이지 못한 곳이 많다. 제품 배송 품질 향상이나 고객 클레임에 신경쓰기보다 매출 상승만 생각한다면 그 몰의 생명력은 짧아질 수밖에 없다. 60여명의 직원들이 효율적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인사 시스템을 다듬는 노력도 꾸준히 해 왔다. 조직이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춰야 진정한 고객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 해외 고객들의 성향은 국내와 어떻게 다른가?

다바걸의 고객들에 한해서는 국내 고객들에 비해 해외 고객들이 좀 더 무난한 제품을 선호하는 듯 하다. 지금의 다바걸은 대중성이 많이 강화됐지만 초기 섹시 캐주얼이 중심이던 시절 유입된 단골 고객이 많아서 그런게 아닌가 싶다. 최근 일본 지사의 경우 매출이 급증하고 일본에서 우수 쇼핑몰로 상도 받는 등 반응이 무척 좋다. 일본의 트렌드가 지금의 다바걸의 느낌과 잘 맞아가고 있는 듯 하다.

▲ 오프라인 매장 준비, 공격적 마케팅이 인상적이다.

수십명의 직원들, 그리고 그들의 가족을 생각해 보면 다바걸이 수백명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셈이다. CEO로서의 책임감과 부담감이 커졌고, 다바걸이 하나의 쇼핑몰을 넘어 오래오래 다닐 수 있는 회사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격적으로 경영하는 이유는 단순히 규모를 키우겠다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 가치를 높여 튼튼한 경영을 하기 위한 초석이다.

▲ 직원들에 대한 애착이 느껴진다.

업계에서 들리는 말로는 우리 다바걸이 이직률 낮기로 소문났다고 하더라. 정기적인 워크샵이나 MT도 자주 가고 업무를 체계화해서 직원들이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려고 노력한다. 직원들의 성장이 다바걸의 성장으로 직결되기 때문에 교육에 관심이 많다. 무엇보다 안심하고 오래 다닐 수 있는 회사가 되어 주는 것이 대표로서 해야 할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매경닷컴 김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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