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절치부심 롯데…‘체력테스트’ 카드 만지작
입력 2013-12-02 06:49  | 수정 2013-12-02 08:01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6년 만에 가을에 야구하지 못한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체력테스트라는 칼을 빼들 전망이다.
롯데는 1일 부산 사직구장 4층 강당에서 2013년도 납회식을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김시진 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태프와 구단 프런트, 1, 2군 선수단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김 감독은 오프시즌 동안 선수들이 몸 관리를 철저하게 했으면 한다”며 스프링캠프 시작에 맞춰 컨디션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캠프 참가에 앞서 전 선수들에게 체력테스트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롯데 자이언츠의 박준서와 박종윤이 지난달 26일 일본 가고시마 가모이케구장에서 진행된 마무리 훈련에서 순발력 훈련을 하고 있다. 김시진 롯데 감독은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체력테스트를 도입하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사진=MK스포츠 DB
통상적으로 스프링캠프는 1월 중순부터 시작한다. 즉 김 감독의 말은 휴식기인 12월에도 선수들 스스로 몸 상태를 끌어올리라는 강한 메시지라고 볼 수 있다. 물론 덕장으로 잘 알려진 김 감독의 스타일을 봤을 때 약간 거리감이 있는 발언이다.

하지만 올 시즌 롯데 성적을 돌아보면 결국 빼들 수밖에 없는 카드이기도 하다. 롯데는 올해 목표를 ‘우승으로 내세웠지만, 시즌성적은 66승4무58패로 5위에 머물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이는 지난 2008년부터 시작된 5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도 멈춘 것을 의미한다.
롯데 사령탑을 맡은 첫 해 4강 진출에 실패한 김시진 감독의 부담도 클 수밖에 없다. 또한 자신의 감독커리어에서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독기를 품었다. 그래서인지 김 감독의 얼굴은 햇볕에 많이 그을려있었다. 김 감독은 마무리 훈련 캠프를 차렸던 일본 가고시마에서 한 달 넘는 기간 동안 직접 마운드에 올라 배팅볼을 던지거나 내야수비훈련을 위해 펑고를 쳤다. 김 감독은 내년 시즌 커트라인은 4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렇다면 체력테스트의 효과는 어떠할까. 실제로 스프링캠프 전 체력테스트를 실시하는 구단이 늘어나는 추세다. 2012년 시즌을 앞두고 LG트윈스가 체력테스트를 실시해 스프링캠프 참가선수를 정했다. KIA타이거즈는 체력테스트까지는 아니지만 체지방 측정을 통해 캠프명단을 가렸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SK와이번스가 체력테스트와 체지방, 근육량 측정을 통해 캠프에 참가할 선수를 결정했다. 한 관계자는 (체력테스트는) 휴식기에 자칫 몸관리에 소홀할 수 있는 선수들에게 긴장감을 불어넣는 효과가 있고 실제로 효과를 본 구단도 있디”며 2년 연속 체력테스트를 실시했던 LG가 성적을 내지 않았냐”고 말했다.
물론 김 감독은 체력테스트의 첫 번째 목적이 선수들을 탈락시키는 데 있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1차와 2차 두 번에 걸쳐 기회를 줄 것이고 선수들의 나이와 몸 상태 등을 고려해 실시할 계획”이라며 달리기 같은 경우 100, 200, 1000m 등을 기본으로 400m 기록을 중요하게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감독이 ‘체력테스트를 뽑아 든 이상, 선수들도 가만히 있을 수 없는 노릇이다. 올 겨울 롯데 선수단에는 땀 내음이 가득할 것 같다.
[jcan1231@maekyung.com]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