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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을 구한 김동기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입력 2013-11-30 17:13 
[매경닷컴 MK스포츠(강릉) 이상철 기자] 프로 데뷔 첫 해트트릭이었다. 승리가 간절한 순간, 강원의 승리를 이끈 3골이었기에 더욱 값졌다. 후반 4분 3번째 골을 넣은 뒤에는 골 세리머니로 유니폼 상의를 벗어던졌다. 경고를 각오한 것인데, 그만큼 기쁨에 겨웠다. 그러나 경기를 끝난 뒤에는 프로 2년차 공격수는 차분함을 유지했다. 해트트릭을 한 환희는 잊었다.
김동기는 30일 제주전에서 3골을 터뜨리며 강원의 3-0 승리에 이바지했다. 승점 3점을 획득한 강원은 대구를 제치고 12위를 확정지으며, 잔류 가능성을 키웠다. 그러나 오는 12월 4일과 7일 열리는 상주와의 승강 플레이오프 결과에 따라, 강원의 최종 운명이 결정된다. 때문에 아직은 웃지 않는 김동기다.
강원은 30일 K리그 클래식 제주전에서 김동기(사진 왼쪽)의 해트트릭에 힘입어 3-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강원은 대구를 제치고 12위를 확정지으며, K리그 챌린지 우승팀 상주와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사진=강원 FC 제공
김동기는 오늘 해트트릭을 한 게 실감이 안 난다. 골을 넣고 팀이 이겨서 기쁘다. 그러나 아직 시즌이 끝난 게 아니다. 열심히 해서 마무리를 잘 하겠다. 그래서 모두 다 웃을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김동기는 김용갑 감독을 만나면서 날개를 폈다. 14경기를 뛰었지만 득점도, 도움도 없었다. 그러나 김용갑 감독이 강원의 지휘봉을 잡은 뒤 김동기는 눈을 떴다. 김용감 감독의 믿음 속에 꾸준한 출전 기회를 부여 받아, 해트트릭을 포함해 5골 4도움을 올렸다. 특히, 강원의 운명이 걸린 27일 대구전과 30일 제주전에서 3골 2도움으로 강원의 5골을 홀로 책임졌다.

김동기는 그동안 감독님께서 믿음을 주셨기 때문에 잘 할 수 있었다. 팀 플레이를 펼쳤고, 함께 열심히 해서 기회가 왔다. 오늘은 동료들과 같이 마지막이다라는 각오로 뛰었다. 마지막 2경기에서 (3골 2도움을 올렸지만)운이 좋았다. 특별히 내가 잘 한 건 아니었다. 다 같이 잘 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김동기의 세 번째 골은 화제가 됐다. 역습 상황에서 하프라인에서부터 홀로 치고 들어가 수비수 4명을 제친 후 제주의 골망을 흔들었다. 김용갑 감독은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최고의 골이라고 극찬했다.
김동기는 이에 대해 세 번째 골은 마치 퍼즐을 맞추는 듯 했다. 볼을 접을 때마다 잘 풀렸는데, 행운이 따랐다. 기억에 남는 골이 될 것 같다. 그렇지만 앞으로 그보다 더 멋있는 골을 많이 넣겠다”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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