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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갑이 콕 집은 김동기, 대형사고 치다
입력 2013-11-30 15:55 
[매경닷컴 MK스포츠(강릉) 이상철 기자] 30일 제주와의 K리그 클래식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김용갑 강원 감독은 ‘오늘은 누가 사고를 칠 것 같냐는 질문에 김동기를 콕 집었다. 선택한 이유에 대해 이제는 골을 넣을 때가 됐다”라고 답했다.
김용갑 감독의 예상은 맞아 떨어졌다. 김동기는 김용갑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1골도 아니고 무려 3골을 몰아쳤다. 강원 통산 네 번째 해트트릭이자 개인 프로 데뷔 첫 해트트릭이었다. 강원의 생존 운명이 걸린 한판이었기에 그의 3골은 하나같이 값졌다.
강원은 30일 K리그 클래식 제주전에서 김동기(사진 왼쪽)의 해트트릭에 힘입어 3-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강원은 대구를 제치고 12위를 확정지으며, K리그 챌린지 우승팀 상주와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사진=강원 FC 제공
지난해 강원에 입단한 김동기는 7경기에 나갔지만 공격포인트는 없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출전 기회가 늘어났는데, 김용갑 감독의 믿음이 있기에 가능했다. 김용갑 감독의 데뷔전이었던 인천전에서 프로 데뷔골을 넣었던 김동기는 이후 중용 속에서 공격포인트도 하나둘씩 쌓아갔다.
김동기는 강원의 구세주였다. 지난 27일 대구전에서 0-2로 뒤진 가운데 후반 35분과 후반 40분 정확한 패스로 최승인의 2골을 도왔다. 3일 전에는 ‘숨은 영웅이었다면, 이날에는 그냥 ‘영웅이었다.

김동기는 0-0으로 맞선 전반 35분 전재호의 크로스를 정확히 머리로 받아 넣으며, 제주의 골문을 열었다. 골이 필요했고,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에서 터진 귀중한 선제 득점이었다.
그래도 1골차는 불안했다. 전반 36분 서동현에게 결정적인 실점 위기를 내준 강원이었다. 제주의 공세를 잘 막았으나, 순간적으로 뚫리는 위험천만한 상황이 몇 차례 있었다.
추가 득점이 필요한 상황에서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한 건 김동기였다. 김동기는 후반 2분 골키퍼 전태현의 킥을 슬라이딩 태클로 저지하면서 추가골을 넣었다. 행운이 낳은 득점이었지만 뒤집어 말해 김동기의 집념이 만든 득점이었다.
김동기는 2분 뒤 역습 상황에서 홀로 치고 들어가 제주 수비수 4명을 차레로 제쳤다. 추풍낙엽이 따로 없었다. 그리고 가볍게 골문 빈 곳으로 슈팅해,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그리고 김동기의 3골 덕분에 강원은 자동 강등을 피하며 K리그 클래식에 잔류할 희망을 쐈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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