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그게 어떤 돈인데"…노인들 울린 사기꾼
입력 2013-11-29 20:00  | 수정 2013-11-29 21:46
【 앵커멘트 】
유망한 사업에 투자하면 월 10%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며 이른바 '펀드방'이란 사무실을 차려놓고 사기를 친 일당이 있습니다.
주로 노인들이 평생 아껴모은 노후자금을 뜯겼는데,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주진희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기자 】
서울 강남의 한 오피스텔입니다.

사무실 간판엔 기능성 온수매트를 팔고 있다고 적혀 있지만 실제론 개인 투자상담을 하는 일명 '펀드방'입니다.

"돈을 더 불리고 싶거나 하면, 가보라고 이야기를 들어서…."
"식사하고 이야기해요."

밥을 먹으며 경계심을 푼 뒤, 사무실 밖으로 불러내 은밀히 투자를 권합니다.

"10%면 너무 괜찮은 거야. 진짜 1년동안 해야 (은행은) 몇 %인데, 해놓으면 돈 번다니까."

투자 상품은 해산물 건조대.


햇볕에 말리는 것보다 색깔도 예쁘고 영양도 그대로 녹아 있어 중국인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설명합니다.

이미 공장도 있고 판로도 개척했다고 주장합니다.

▶ 스탠딩 : 주진희 / 기자
- "해산물 건조대를 마련했다는 아파트형 공장입니다. 문은 굳게 닫혀 있고, 공장 돌아가는 소리는 들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처음 한 달만 이자를 받았을 뿐,

두 세달이 지나도 돈이 들어오지 않아 항의하러 갔을 땐 이미 사무실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진 뒤였습니다.

▶ 인터뷰 : 피해자
- "전화를 안 받아. 전화를 아무리 해도 안 받고…. 돈을 다 갖다 주고 왕창 가져다주고 못 받고 있어요."

사무실을 옮겨다니며 투자자를 피해온 겁니다.

주로 노인들의 노후자금을 노렸습니다.

▶ 인터뷰 : 피해 할머니
- "이거 못 받으면 나 자살해야 해. 자식들 얼굴도 못 봐. 집까지 날리고, 빚까지 져서 날 사람으로 알겠어?"

결국 투자자 7명이 서울 동작경찰서에 이들을 고소했습니다.

추정 피해 금액만 3억여 원.

하지만 이들은 취재 요구에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고,

▶ 인터뷰 : 펀드방 관계자
- "죄송하지만 그런 일이 없는데요."

경찰이 수사에 나서자 주소지를 옮겨 사건을 이첩시켜달라며 시간끌기에 나섰습니다.

▶ 인터뷰 : 경찰 관계자
- "시간을 끌려고 이송시켜달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법적 하자는 없어서…. 사기혐의는 가능하죠."

사건을 넘겨받은 인천 연수경찰서는 고소인 조사부터 원점에서 수사할 예정입니다.

MBN뉴스 주진희입니다.[jinny.jhoo@mbn.co.kr ]

영상취재: 조영민 기자
영상편집: 김민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