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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관우, 죽음까지 생각했던 성대 결절…‘화애’로 처연함 담아냈다
입력 2013-11-29 16:31 
[MBN스타 박정선 기자]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하는데…‘나가수서 욕심 부렸어요. 이후 성대 결절이 오고 눈물로 노래했죠.”

5년 만에 새 앨범 ‘화애(火愛)로 돌아온 조관우는 최근 서울 상수동의 한 레스토랑에서 기자들과 마주앉아 그간 언론을 통해 털어놓지 못했던 이야기를 꺼내놓았다.

눈길을 끈 것은 조관우의 왼쪽 목이었다. 그의 목에는 눈에 보일 정도의 상처 자국이 있었다. 이는 지난해 7월 피습 사건으로 생긴 상처다. 그런데 이 상처가 아물 때 쯤, 또 한 번 목에 이상이 감지됐다. 바로 성대 결절이다.


2011년 ‘나는 가수다에서 단발승부를 펼치다 보니 목에 용종과 성대 결절이 뒤따랐고, 올해 미주 투어 당시 이를 발견했다고.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무대 위에서 눈물을 쏟았고, LA에서는 관객들에게 사과의 말을 한 뒤 목이 터져라 노래를 한 그였다.


‘나가수 같은 경연에는 빠른 곡, 파워가 있는 사람들이 유리해요. 나는 그런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아닌데 승부에 집착을 했던 거죠.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하는데, 뱁새가 황새를 쫓다 내 소리가 아닌 소리를 냈던 거예요.”

지금은 오히려 목에 상처가 난 이후 더 단단해졌다”고 말하지만 그 당시 그는 자살까지 생각할 정도였다. 수술을 하고도 목이 돌아오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밀려 왔고, 절망감에 수술 일주일 후 담배를 물었다.



당시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가 ‘목이 안 나와도 다른 길이 있겠지하며 자포자기 심정이었어요. 어떤 무속인이 이런 시련이 올 거라고 예언을 한 적이 있었어요. 심하게 얘기하면 죽을 팔자라고….”


그러나 끈질긴 재활 끝에 조관우는 목소리를 서서히 되찾았다. 특유의 고음은 다소 무뎌졌지만, 그는 오히려 지금 내지르는 힘이 더욱 강해졌다며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번 앨범 ‘화애 역시 그의 폭발적인 고음보다 더욱 단단해진 힘이 돋보였다.


목소리가 안 나오던 힘들었던 시절을 생각하며 살아남고자 하는 욕구로 신곡 ‘화애를 불렀어요. ‘널 잊는다는 게 죽음과 같은 일이니까 같은 가사가 딱 제 목을 가리키는 것 같았어요. 무조건 많이 올라가는 게 좋은 건 아니니까요.”

조관우는 ‘화애를 사랑하는 사람을 죽음으로 보내고 잊으려 하는 마음, 그런데 사실 잊는 것이 더 두려운, 그런 마음을 표현한 곡이라고 했다. 그는 이 곡을 부를 때 자신의 목소리를 두고 부른다. 그의 입장에서 가장 슬픈 것은 소리가 없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마치 이승에서 나오는 음악 같지 않게 들릴 거예요. 그만큼 ‘화애는 ‘늪보다 더욱 처절하고, 심지어 잔인하기까지 하죠.”

내년이면 조관우는 데뷔 20주년을 맞는다. 그는 둘째 아들 현(15)과 손을 잡고 ‘화애를 뒤이을 싱글을 계획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20주년 정규 음반과 전국 투어도 예정하고 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