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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이나 포항 울렸던 김승규 “이번에도…”
입력 2013-11-29 14:07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오는 12월 1일 울산-포항전은 외나무다리이자 벼랑 끝 싸움이다. 둘 중 한 명은 승자가 되고 다른 한 명은 패자가 된다.
거침없는 포항의 맹추격 속에 울산은 창을 잃었다. ‘투톱 김신욱(19골 6도움)과 하피냐(11골 4도움)가 경고누적으로 뛸 수 없다. 포항은 전력누수없이 최근 5연승을 내달렸다. 12골로 경기당 평균 2.4득점이다.
때문에 울산의 방패와 포항의 창의 대결로 압축된다. 비기기만 해도 되는 울산으로선 포항에게 1골도 허용하지 않으면, 정상을 지키게 된다. 울산은 36실점으로 14개 팀 가운데 유일하게 0점대 실점률(0.97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자연스레 울산의 골키퍼 김승규에게 관심이 모아진다. 김승규의 활약 여부에 따라, 울산의 운명이 결정된다.

김승규는 올해 최고의 한해를 보내고 있다. 31경기에 출전해 26실점으로 경기당 평균 0.84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K리그 클래식 활약을 발판 삼아 홍명보호의 부름을 받아, A매치 3경기(2실점)를 뛰었다.
김승규는 2008년과 2011년 포항의 우승 꿈을 좌절시켰다. 포항만 만나면 즐거웠던 김승규는 오는 12월 1일 K리그 클래식 포항전에서도 무실점 수비를 펼쳐 ‘별을 꼭 달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사진=울산 현대 제공
김승규는 자신감이 넘친다. 포항의 기세가 무섭지만, 부산전 이전까지 울산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고 했다. 울산은 부산에게 1-2로 패하기 전까지 6연승을 내달렸다.
더욱이 포항만 만나면 힘이 나던 김승규다. 김승규는 통산 포항전 7경기에 출전했다. 6실점을 했는데, 팀 성적은 4승 1무 2패였다. 2012년(2패)을 제외하고는 포항전에서 눈물 흘린 적이 없다. 2012년을 빼면 포항전 5경기 2실점으로 빼어났다. 올해도 신들린 선방을 펼치면서, 울산이 포항에 2승 1무로 우위를 점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특히 우승을 향한 주요 승부처마다 포항은 김승규라는 거대한 산을 넘지 못했다. 울산과 포항은 2008년 11월 22일 6강 플레이오프에서 만났는데 연장까지 서로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연장 종료 직전, 김정남 감독은 승부차기를 대비해 김영광 대신 김승규를 교체 투입했는데 ‘신의 한수였다. 김승규는 승부차기에서 첫 번째 키커 노병준과 두 번째 키커 김광석의 슈팅을 연이어 막으면서 울산의 승부차기 4-2 승리를 견인했다. 이날 경기는 김승규의 프로 데뷔전이었다.
김승규는 3년 뒤에도 포항의 우승 꿈을 좌절시켰다. 이번 무대는 챔피언결정전에 가기 위한 마지막 관문인 플레이오프였다.
주전 김영광이 경고 누적으로 뛰지 못한 가운데 김승규가 골키퍼 장갑을 끼었다. 그는 이 경기에서도 페널티킥 선방 신공을 펼쳤다. 울산은 전반 8분과 전반 23분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파울을 범하며 페널티킥을 허용했는데, 김승규가 모따와 황진성의 슈팅을 모두 막아냈다. 패색이 짙었던 울산은 김승규의 신들린 선방 덕분에 포항을 1-0으로 꺾고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다.
결전을 이틀 남겨놓은 가운데 김승규는 그때의 좋은 기억이 떠올랐다. 김승규는 포항을 상대로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K리그 챔피언십에서 두 차례나 포항을 이긴 경험이 있다. 포항전만 생각하면 기분 좋은 기억만 가득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울산의 세 번째 별을 당당히 따겠다고 했다. 2005년 이후 8년 만의 우승인데, 김승규에겐 프로 데뷔 첫 K리그 우승이다.
김승규는 (김)신욱이형과 하피냐가 뛰지 못하지만, 수비진에는 (박)동혁이형, (김)치곤이형, (강)민수형, (이)용이형 등이 다 뛴다. 전력 누수가 없다. 울산의 뒷문은 변함없이 안정적이다”라며 포항의 공격을 잘 막을 수 있다”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K리그 우승에 대한 강한 의지를 다졌다. 김승규는 마지막 경기다. 그 동안 1위 자리를 지켰는데 (포항에게 패해서)놓친다면 아쉬움에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비겨도 우승이지만 반드시 이겨서 우승을 차지하겠다”라고 밝혔다.
[rok195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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