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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타’, 시청률만 잘 나오면 다인가요…뻔한 전개+민폐 캐릭터 남발
입력 2013-11-29 10:07  | 수정 2013-11-29 10:13
[MBN스타 남우정 기자] 평일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KBS1 드라마 ‘사랑은 노래를 타고(이하 ‘사노타)가 지지부진한 전개와 개성 없는 캐릭터로 빈축을 사고 있다.

KBS1의 일일드라마는 중장년층 시청자를 꽉 잡고 있는 효자 프로그램 중 하나다. 이를 증명하듯 ‘사노타는 방송을 탄지 한 달도 되지 않았음에도 20%의 시청률을 넘어섰고 월요일에서 금요일 일일 시청률 1위를 차지하는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사노타는 매번 반복되는 뻔한 전개와 매력 없는 캐릭터, 배우들의 평면적인 연기로 시청률이 전부만은 아니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남녀 주인공 박현우(백성현 분)과 공들임(다솜 분)은 우연한 사고로 앙숙관계가 됐다. 뮤지컬 배우가 꿈이었지만 집안의 반대로 변호사가 된 박현우는 친구 한태경(김형준 분)이 연출하는 뮤지컬에서 배우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공들임을 보고 호감을 느끼고 있는 상태다. 박현우의 호감과는 달리 공들임을 그를 사기꾼으로 오해하는 것도 모자라 현재는 깡패로 오해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KBS
드라마에서 캐릭터들의 갈등은 극을 더 풍부하고 재미있게 만드는 요소가 된다. 하지만 ‘사노타에서의 갈등은 말 한마디면 해결될 수 있는 작은 것임에도 불구하고 매번 됐다”라는 말로 상대방의 말을 막아버리고 갈등을 반복시키고 있다.

첫 만남부터 현우에 대해 오해를 하고 있던 들임은 쓰러진 자신을 병원에 데려다 준 현우를 알아보지 못하고 태경을 협박하는 불량배로, 심지어 협박으로 자신을 뮤지컬 대타로 세웠다는 오해를 안고 있다. 이러한 작위적인 엇갈림은 결국 지루함만 자아낸다.

여기에 공감 가지 않는 캐릭터도 한 몫을 한다. 다솜이 연기하는 공들임은 첫 방송부터 이해할 수 없는 행동으로 비호감으로 등극했다. 손님이 맡긴 세탁물을 몰래 입고 나간 것도 모자라 멀쩡하게 서있는 박현우의 자전거를 충돌 후 다짜고짜 자전거 수리비와 옷값을 물어내라는 적반하장 식 주장을 펼쳤다. 언니 공수임(황선희 분)이 선물 받은 귀걸이를 허락도 없이 사용하더니 한 짝을 잃어버렸다. 그럼에도 사과 한마디 없어 공들임은 민폐 캐릭터로 전락했다.

박현우를 짝사랑하는 공수임과 그런 공수임을 짝사랑하는 한태경 캐릭터도 이해하기 힘들다. 두 사람 모두 짝사랑을 앓고 있을 뿐 상대방과 연인관계는 아니다. 하지만 각자 집안에는 마지 결혼할 사람이라는 듯 언급하는 것은 물론 집안에 초대까지 하려는 모습을 보여 시청자의 공감을 얻진 못하고 있다.

이렇듯 개성 없고 단순한 캐릭터는 결국 배우들의 연기력까지 들통나게 만들었다. 데뷔작 ‘닥치고 패밀리를 통해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줬던 다솜은 정극에서도 시트콤식 연기를 펼치고 있다. 일관적인 표정 연기에 빠른 대사를 할 때 드러나는 고질적인 발음 문제까지 더해지면서 아쉬움을 남긴다.

사진=KBS ‘사노타 방송캡처
남자 주인공인 백성현도 아역으로 데뷔해 여러 작품들을 통해 좋은 연기를 선보여 왔음에도 ‘사노타에선 기대만큼의 연기력을 보여주진 못하고 있다. 극 중 박현우는 공들임과 티격태격하거나 아버지에게 반항하는 모습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매번 소리를 지르거나 인상을 찌푸리는 모습밖에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반복되는 우연과 갈등 해결, 이 단순한 과정이 계속되는 진부한 전개를 보이곤 있지만 ‘사노타는 미니시리즈에서도 다루기 쉽지 않은 뮤지컬을 일일극에 접목시켰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요소를 갖고 있다. 기존 일일극과는 다른 차별화 된 전략을 내세웠다면 일일극이 답습해왔던 공식 같은 전개도 버려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는다면 ‘사노타도 안정적인 시간대 덕분에 시청률만 보장되는 식상한 드라마로 남을 수밖에 없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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