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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리뷰] 믿음의 선과 악 경계 고발하는 ‘사이비’, 이렇게 완벽해도 되나?
입력 2013-11-18 10:25 
충격 반전과 신랄하게 주제 전달은 묘하게 강한 교훈과 여운을 남긴다.

[MBN스타 여수정 기자] 영화가 가지고 있는 여러 기능들 중에서 사회고발 기능은 파괴력이 높으면서도 위험성을 동반한다. 특히 이 기능을 전제에 깔고 접근하는 대상으로 권력이나 종교, 군대 등이 되면, 해당 영화가 걷는 길은 만만치 않게 된다.

종교를 대상으로 한 영화 ‘사이비(감독 연상호·제작 스튜디오 다다쇼)는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당신이 믿는 사실이 진짜인가?”라고.

질문 덕분에 보는 이들로 하여금 믿음에 대한 끊임없는 생각과 인간관계 속 선, 악의 경계를 고발하며 두 가지로 사물을 구분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행동인지를 일깨워주고 있다. 애니메이션이라는 누구에게나 친숙한 소재와 권해효, 양익준, 오정세, 박희본 등 이미 정평이 나있는 배우들의 목소리 연기 덕분에 대중에게 자연스럽게 다가온다.

홍보용 포스터에 적혀있는 ‘본격 사회 고발 애니메이션이라는 문구를 통해서 알 수 있듯 ‘종교라는 다소 민감한 소재를 이용해 신랄하게 현실을 비추는 거울로서 남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 특히 믿음을 이용한 사기극을 집중적으로 조명한 지난 10월 19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불꽃목사의 수상한 축복 편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듯해 이목을 끌고있는 상황이다. 쉽게 다가갈 수 없지만 충분히 매력적이고 호기심을 맘껏 자극하는 소재이기에 ‘사이비에 집중이 쏠리는 건 당연한 일이다.

‘사이비는 수몰예정지역인 마을을 배경으로 기적을 빙자해 사람들을 현혹하는 목사(오정세 분)와 그의 정체를 유일하게 알고있는 술주정뱅이 폭군(양익준 분), 그리고 이들을 둘러싼 주변 사람들의 격한 충돌을 다룬 작품이다. 앞서 학교폭력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돼지의 왕 연상호 감독의 신작이자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부문에 초청돼 상영 후 리얼하고 실감나는 스토리라는 호평을 받은 기대작이기도 하다. 연 감독 만의 인간의 양면성을 꼬집는 연출력과 배우와 캐릭터의 입 모양이 일치해 감정이입, 다른 목소리 연기를 필요로 하는 작품보다 디테일을 살릴 수 있는 선 녹음방식으로 생동감이 넘친다. 때문에 장면 곳곳 소름이 끼칠 정도로 완벽한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장면들이 줄곧 등장하기도 한다.

생애 첫 악역연기임에도 관객들의 원성을 살 정도의 수준급 표현력을 보인 권해효, 진실로 다가오지만 결국 반전에 반전의 키를 손에 쥔 오정세, 맛깔스러운 욕 연기의 진가를 보여준 양익준, 억압받는 현실을 자책하는 박희본까지 최강 라인업으로 장면 장면을 가득 채웠다. 배우의 특징을 고스란히 담고있는 캐릭터도 볼거리를 더하고 있다.

애니메이션이 맞나 싶을정도로 실감나는 영상미와 배경음악의 조화는 감탄을 사기에 충분하고 믿음 때문에 울고웃는 사람들의 인생을 섬세하게 표현, 공감대를 형성하게 돕는다. 전혀 예상치 못한 반전은 신선한 충격을 알리며 오랫동안 관객들의 뇌리에 박힌다. 연 감독은 ‘사이비를 통해 본질은 선하지만 거짓을 말하는 사람과 본질적으로 악하지만 진실을 말하는 사람이 충돌하며 선과 악으로 인식되는 것을 긴박한 드라마와 스릴러 속에서 보여주고 싶었다”고 연출의도를 밝히며 영화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사이비가 11월 21일 개봉한다. 사진=포스터
배우들 역시 언론배급시사회 당시 즐거웠던 목소리 연기 현장을 공개, 즐겁게 촬영한 만큼 결과도 좋게 나왔다고 증명한 바 있다. 이들의 증명대로 ‘결혼전야 ‘헝거게임-캣칭 파이어 ‘완전 소중한 사랑 ‘청춘정담 등 수많은 경쟁작을 제치고 강점이자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가 관객들을 얼마만큼 매료시킬지 오는 21일 베일이 벗겨진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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