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평양 한복판서 "폭정은 영원할 수 없다"
입력 2013-11-15 20:00  | 수정 2013-11-15 21:02
【 앵커멘트 】
평양 한복판에서 독재정권은 망할 거라고 소리치면 어떻게 될까요?
실제로 이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것도 북한을 방문한 몽골 대통령이 주인공인데, 이기종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 기자 】
지난달 말 김정은 체제 이후 외국정상으로는 처음 북한을 방문한 차히야 엘벡도르지 몽골 대통령.

북한 최고의 엘리트인 김일성종합대학 교수와 학생 수십 명 앞에서 북한 체제를 비판하는 듯한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차히야 엘벡도르지 / 몽골 대통령 (지난달 31일)
"폭정은 영원할 수 없습니다. 인민이 자유로운 삶을 열망하는 것은 영원한 힘입니다."

북한이라는 주어를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외국 정상의 연설로는 이례적인 수위입니다.

몽골은 이미 21년 전 비핵화를 선언했다며 북한의 핵 포기를 시사하는 듯한 발언도 나왔습니다.

차히야 엘벡도르지 / 몽골 대통령 (지난달 31일)
"몽골은 안보가 정치·외교·경제적 방식으로 보장되길 바랍니다."

몽골 대통령실은 연설 후 청중들의 질문은 없었고, 박수가 오랫동안 이어졌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당국은 몽골 대통령 연설에 앞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단어는 사용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언론은 엘벡도르지 대통령의 김일성종합대학 연설 사실은 보도했지만, 구체적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엘벡도르지 대통령은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을 만나지 못하고, 연설 당일 귀국했습니다.

MBN뉴스 이기종입니다.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