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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기획…‘복고’④] “연예계 안에 복고 있다”…2013년도 복고 현주소
입력 2013-11-12 14:25 
복고(復古) 열풍에 대해 사람들은 말한다. 지금 사는 세상이 너무 힘들어서 추억을 뒤돌아 보게 되는 것이라고. 그러나 100년 전이든, 1000년 전이든 사람 사는 세상이 힘들지 않은 적이 있었을까. 때문에 사실 복고 열풍은 지금에야 생겨난 분위기는 아니다.

이것이 지금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한 개인의 추억이 아닌 영화, 드라마, 음악 등 모두가 공통으로 느낄 수 있는 문화 상품을 통해 사회 전반에 빠르게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MBN스타 대중문화부에서는 복고 열풍이 과거와 현재, 미래를 짚어보고자 한다. / MBN스타 대중문화부

[MBN스타 송초롱 기자] 안방극장에서 지난해 tvN드라마 ‘응답하라 1997에 이어 ‘응답하라 1994가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응답하라 1994는 지난 9일 방송된 8회에서 평균시청률 7.1%(닐슨코리아 기준), 순간 최고시청률 8.6%로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는 전작인 ‘응답하라 1997에서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최종화(9.5%)에 버금가는 수치이며, 현재 지상파에서 방송되고 있는 MBC 드라마 ‘메디컬탑, KBS 드라마 ‘미래의 선택 등의 시청률에 두 배 이상의 기록이다. 케이블이라는 핸디캡을 가지고 있음에도 지상파를 훨씬 뛰어넘는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것이다.

시청자들은 ‘응답하라 1994의 성공요인으로 1990년대 초반 대중문화계 키워드였던 서태지와 아이들, 농구대잔치 등을 주요 소재로 삼아 공감대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을 꼽았다. 여기에 지방 학생들의 서울 상경기를 접목시키면서 인기를 더하고 있다.

이달 말 정규 편성되는 tvN 예능프로그램 ‘팔도방랑밴드는 윤종신, 김흥국 등 5명의 가수가 방방곡곡을 돌며 주민들과 음악으로 소통하는 프로그램이다. 팔도의 아름다운 풍경과 주민들의 이야기를 담는다는 것이 기획 의도로, 과거 추억을 자극하며 새로운 복고 문화를 그려낼 예정이다.


지난해 영화 ‘건축학개론으로 1990년대 향수를 자극했던 영화판에도 복고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마이 묵었다 아이가라는 대사와 7~80년대 고교시절 모습으로 큰 사랑을 받았던 ‘친구가 두 번째 시리즈물로 돌아온다. 영화 ‘친구2는 수감됐다 17년 만에 출소한 준석(유오성)의 이야기로 14일 개봉한다.

뿐만 아니라 롯데시네마는 추억의 명작 8편을 상영하는 ‘리마스터링 명작 열전을 연다고 5일 밝혔다.

18~27일 열리는 이번 기획전에는 1980년부터 2000년대까지 영화들이 상영된다. 1980년대를 대표하는 영화로는 소피 마르소 주연의 ‘라 붐(1980)과 ‘유 콜 잇 러브(1989)가, 1990년도 작품으로는 제인 마치 주연의 ‘연인(1992)과 장 르노, 나탈리 포트만 주연의 ‘레옹(1984), 왕가위 감독의 ‘해피투게더(1998), 이와이 ??지 감독의 ‘러브 레터(1999)가 상영된다.

한국 영화로는 재개봉을 앞둔 허진호 감독, 한석규, 심은하 주연의 ‘8월의 크리스마스(1998), 박찬욱 감독, 최민식, 유지태 주연의 ‘올드보이(2003)가 관객들과 다시 만난다.

롯데시네마 관계자는 최근 복고 열풍과 재개봉작의 연이은 릴레이 상영으로 중장년층의 관객들이 꾸준히 극장가를 찾고 있다”며 좋은 영화를 다시 한번 감상하고 추억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가요계는 노래뿐만 아니라 앨범 전체적 콘셉트부터 복고를 접목시켰다. 지난 5월, 선공개곡 ‘미스코리아로 정규 5집 컴백을 알린 이효리는 80-90년대 미스코리아로 변신했다. 뮤직비디오는 흑백으로 연출, 현대적인 느낌보다는 과거의 느낌을 살렸으며, 복고하면 연상되는 약간 과한 업스타일 헤어와 빈티지한 액세서리 등을 매치해 눈길을 모았다.

위쪽부터 이효리 ‘미스코리아 뮤직비디오, 파이브돌스 ‘짝 1호 캡처, 티아라 티저 재킷 사진
코요태는 ‘할리우드를 통해 레트로(복고) 디스코 장르를 선보였다. 90년대 감성의 멜로디와 2013년 유행인 일렉트로닉을 합쳐 세대를 아우르는 음악을 탄생시켰다. 파이브돌스는 ‘짝 1호를 통해 복고 소녀로 변신했다. ‘짝 1호 뮤직비디오는 전반적으로 흑백 화면을 이루며 복고풍의 패션 스타일과 과장된 리액션 디스코장 등을 구현했으며, 복고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디스코 리듬으로 대중들의 흥을 돋웠다.

이 기세를 몰아 티아라는 오는 12월 2일 1977년 제1회 대학가요제 대상곡 샌드페블즈의 ‘나 어떡해를 재해석한 ‘2013 나 어떡해를 선보인다. 관계자에 따르면 티아라의 ‘2013 나 어떡해는 당시 반주를 샘플링해 그 위에 작곡가 신사동호랑이와 북극곰이 주 멜로디와 세련된 멜로디를 조합해 만들어졌다. 그들은 자켓 이미지도 요즘 현대사회에서 찾아볼 수 없는 추억의 카세트 이미지를 이용해 만들었다.

드라마와 가요계가 접목된 드라마 OST 계는 리메이크 열풍이 불고 있다. E채널 ‘실업급여 로맨스에서는 토이의 ‘좋은사람이 리메이크 버전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좋은사람 특유의 경쾌한 멜로디와 ‘구가의서 등 다수의 드라마에서 목소리를 알린 가수 신재의 부드러운 보이스가 새로운 느낌으로 어우러져 드라마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4, 5회 방송을 통해 01학번 캠퍼스 커플인 남궁민과 이영아의 설렘과 풋풋함을 담고 있는 ‘실업급여 로맨스는 2001년 발매된 ‘좋은사람을 리메이크함으로써 시청자들이 드라마 상의 시점으로 몰입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의 OST ‘너에게는 서태지와 아이들 최초의 리메이크 곡으로 시청자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있다. 이 곡은 OST의 황제 성시경의 목소리로 내레이션까지 더해져 원곡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1994년을 생생하게 회상하게 만들고 있다.

또한, SBS 드라마 ‘상속자들의 리메이크 OST 역시 시청자들의 귀를 사로잡고 있다. 잔잔한 피아노 선율에 ‘슈스케3 출신의 박장현의 목소리가 2013년판 ‘두사람으로 재탄생 시킨 것. 2005년에 발매된 성시경의 원곡도 음원사이트 상위권에 랭크되며 다시 한 번 각광받을 만큼 시청자들의 많은 관심을 얻고 있다.

‘실업급여 로맨스 관계자는 원곡을 삽입하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현재 시점에서 바라보는 당대의 자화상을 OST를 통해 표현할 수 있다”며 특히 최근에는 리메이크 버전을 통해 원곡도 함께 화제가 되기 때문에 윈윈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방송 한 관계자는 ‘응답하라 1994를 비롯한 복고풍 콘텐츠는 당사자인 X세대에게는 추억을 전해주고, 20대 젊은 층에게는 아날로그 감성을 통해 디지털 시대에 쌓인 피로를 덜어준다”며 드라마뿐만 아니라 영화, 음악 산업에 복고풍 인기는 당분간 계속 될 것”고 설명했다.

송초롱 기자 twinkle69@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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