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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인터뷰] 주상욱 “실장님 이미지, 이제는 벗고 싶다”
입력 2013-11-12 10:25 
고등학교 동창인 준석(주상욱 분)과 창식(양동근 분)은 20년 뒤 우연히 재회한다. 단 하루도 잊을 수 없었던 친구를 만난 준석. 그리고 과거의 일은 까맣게 잊은 창식. 준석은 자신의 삶을 망가뜨린 창식이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니 참아왔던 분노가 치밀고, 20년 전 하지 못한 그날의 악행에 대한 응징을 시작한다. /응징자

[MBN스타 안하나 기자] 실장님 역할이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는?”이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배우는 주상욱이다.

그동안 그는 출연했던 작품에서 의도하지 않게 깔끔한 이미지가 물씬 풍기는 실장님 역할을 맡았다. 그러나 정작 주상욱은 실장님이라는 직책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가 있어 역할이 싫지는 않지만 이제는 벗어나고 싶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거칠고 남자냄새 나는 영화 ‘응징자를 통해 새로운 변신에 나섰다. 폭력의 피해자이자 폭력의 가해자로 양면성 띈 캐릭터로 열연, 소름 돋는 연기의 진수를 선보였다. 특히 등골이 오싹해지다가도 한 없이 가여운 남자 준석으로 분해 그간의 실장님 이미지를 완전하게 벗었다.

사진=이현지 기자
늘 실장님 이미지를 벗어야겠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다. 그러던 찰나에 ‘응징자 시나리오를 받게 됐고, 읽고 난 뒤 배우로서 이러한 모습도 한 번쯤은 보여주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서 출연하게 됐다. 솔직하게 말해 준석이라는 캐릭터가 특별하게 멋있고 그렇지는 않지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던 나에게는 좋은 기회였기에 망설임이 없었다.”

연기변신을 시도했던 만큼 주상욱은 이번 영화에서 감정연기가 제대로 드러나는 준석으로 완벽하게 분했다. 그간 ‘이런 역할을 왜 하지 않았나라는 의문까지 들게 만들 정도다.


처음 맡아 본 역할이기에 부담을 갖기 보다는 오히려 느끼는 그대로 받아들였다. 첫 스크린 주연작에 그동안 배우 주상욱이 대중들에게 보였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캐릭터이기에 ‘소화해 내는데 어려움이 없었나라고 많이들 묻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있는 그대로 표현해 낸 것이 많은 사람들이 좋게 봐주는 것 같다.”

준석이라는 역할 뿐만 아니라 배우 양동근과 찰떡호흡을 선보였던 주상욱. 말 많은 주상욱과 과묵한 양동근의 성격은 서로에게 피해가 되기보다는 오히려 촬영하는데 있어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

양동근 씨를 비롯해 촬영에 함께 임했던 모든 배우들과의 호흡은 좋았다. 유독 양동근 씨랑 붙는 장면이 많았기에 다른 사람들보다 많이 마주쳤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나의 말 많고 활발한 성격과 달리 양동근 씨는 과묵하고 조용한 성격이기에 처음에는 답답했다. 생각하는 것도 다르고, 말하는 것도 달랐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 상반된 요소가 시너지를 이뤄냈다.”

서로 상반된 성격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작품을 만들어낸 주상욱, 양동근. 이 둘은 공식석상에서 상대방을 칭찬하기에 여념 없었다. 주고받는 칭찬 속에서 두 사람의 훈훈함을 느낄 수 있어 보는 이들마저 웃음 짓게 만들었다.

양동근 씨의 경우 워낙 연기를 잘하는 배우기이게 칭찬할 수밖에 없다. 촬영장에서도 처음에 서먹하고 어색했지만 호흡을 맞추는데 있어서는 문제가 없었다. 이 모든 것이 양동근이라는 배우가 있어서 가능했던 일인 것 같다.(웃음)”

사진=이현지 기자
‘응징자는 고등학교 동창 간 거친 복수극이라는 시나리오와 달리, 의외의 웃음 포인트를 지녔다. 능청스럽게 양동근을 약 올리는 주상욱의 행동을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한다.

개봉 전 너무 진지하기만 하지 않을까, 관객들이 지루하게 보지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웃음 포인트는 오히려 득이 된 것 같다. 의외의 장면들에서 웃는 관객들을 보니 오히려 안도감이 느껴질 정도였다. 특히 체육복을 입고 방바닥에 누워 뒹굴뒹굴 거리고 전화하는 모습은 한 번쯤은 해보고 싶었던 행동이었는데, 이 부분에서 웃음코드를 발견했다는 말을 들으니 잘 소화해 냈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응징자는 폭력, 살인, 마약 등 자극적인 요소들로 인해 19세 관람불가 판정을 받았다. 열심히 촬영한 주연배우에게 있어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응징자를 많은 대중들이 보고 느낄 수 있도록 자극적인 요소들을 많이 배제했음에도 불구하고 19세 관람불가 판정을 받았다. 기왕 이렇게 될 거였으면 더욱 자극적인 요소들로 표현해 냈으면 이해하는데 더욱 도움이 되지 않았나 생각도 든다. 영화가 흥행을 하는데 있어 19세 관람불가라는 것이 영향을 끼칠 수 있지만 보는 사람을 다 볼 것이라 여겨진다. 간혹 공약을 물어보는데 솔직하게 말해 잘 모르겠고, 100만 정도만 봐줘도 감사할 듯 하다. 드라마를 찍을 때는 시청률을 영화를 찍고 나서는 관객수를 신경 써야 하는 현실이 조금은 싫지만 내가 이번 영화에 피해만 주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뿐이다.”

30대 중반에 맞은 전성기. 주상욱은 ‘대세남이 됐다. 드라마 예능 스크린 등 많은 곳에서 그를 원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허황된 꿈을 꾸기 보다는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대세남 주상욱이라는 말은 아직도 쑥스럽다. 나를 좋게 봐주시는 것은 당연히 좋은 일인데, 대세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올해는 ‘응징자 홍보에 주력한 뒤 유종의 미를 거둘 생각이다. 내년에는 조금 쉬고 싶지만 현재 보고 있는 작품들 중 하나에 출연할 것 같다. 연말 시상식에서 ‘상 기대하고 있나라고들 많이 물어보는데, 어찌 사람이라면 욕심이 나지 않겠는가. 주시면 감사하게 받겠다. 받는다면 주원이 대상을 받고 내가 그 아래 정도를 받으면 되지 않을까?(웃음)”

안하나 기자 ahn1113@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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