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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의 해법 지혜 모아야 하는 ‘골프계의 삼성’ 골프존
입력 2013-11-09 09:10 
[매경닷컴 MK스포츠 유서근 기자] 골프클럽Q 안성 회원들이 1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골프존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기로 했다.
이들 회원들은 입회금의 단 17%만 돌려주라는 법원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인가 결정에 따라 하루 아침에 회원권 가격의 80% 이상을 날리게 된 것은 물론 회원의 지위 마저 박탈당했다. 비상대책위원회를 조직한 이들은 이달 8일 상급 법원에 항고를 신청했고, 이날 이번 사건의 최대 수혜자인 골프존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단체 행동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골프존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는 골프클럽Q 안성 회원들. 사진=골프클럽Q안성 비상대책 위원회 제공
이들이 골프존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기로 한 것은 회생계획안 동의 과정에서의 문제 때문이다. 이 골프장의 실질적인 채무 2100억원과는 상관없이 경영주가 Q햄튼의 보증채무 1047억원을 단 5억원에 변제키로 하면서 이를 의결권에 포함시켜 77%의 동의율로 통과시켰기 때문이다.
골프존 본사 앞에서는 11일부터 20일까지 또 하나의 집회가 예정돼 있다. 골프존 스크린골프 매장주들의 집회다. 이들은 골프존의 과도한 업그레이드 비용에 매장 난립으로 인한 경영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해할 수 없는 AS 비용까지 요구해 불만이 팽배한 상황이다.

스크린골프 업체인 골프존은 한국 골프산업의 삼성 같은 존재다. 골프라는 스포츠 종목을 게임과 접목시킨 골프존은 새로운 여가 문화를 만들어 음주가무에만 집중했던 직장인들의 밤 문화를 스크린 골프방으로 끌어 들여 골프 대중화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골프에 관심이 없던 젊은 세대를 골프인구로 유입시켜 골프시장의 파이를 키웠다. 또 골프 인구 증가로 골프 용품 업체에 활력을 불어 넣는 등 한국의 골프 발전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저곳에서 골프존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오는 이유는 뭘까. 벤처업계의 성공 모델로 코스닥 상장을 통해 중견 기업으로 성장한 골프존은‘2020년 골프업계의 리더가 된다는 캐치 프레이즈 아래 골프의 전 사업 영역을 아우르는‘종합 골프문화 기업을 지향하고 있다.
골프존은 스크린골프에서 시작해 골프장 운영은 물론 골프용품 유통업에 골프 아카데미 사업, 코스관리 위탁경영 사업까지 골프산업 전반에 걸쳐 사업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사업 영역의 확장은 과거 대기업의‘문어발식 경영과 유사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또한 상생을 외면한 ‘나홀로식 성장에 대한 불협화음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골프존의 위상이 손상된다는 점도 안타까운 일이다.
지난 달 15일 김영찬 골프존 사장이 국정 감사에서 밝혔듯이 골프존 측이 하루 빨리 대화를 통한 상생의 솔루션을 제시하길 골프인들은 기대하고 있다. 골프존 경영진은 서둘러 집회를 계획중인 양 측 인사들과 만나 그들의 요구사항을 들어본 후 해결책을 고민해야 한다.
[yoo6120@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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