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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뷰]‘원조 한류킹’ 조용필 15년만의 日 콘서트‥역시 가왕
입력 2013-11-08 07:04 
영원한 것은 없다지만 영원한 ‘오빠는 있는 듯 하다. 특히 바다 건너 일본에서까지 30년 넘게 오빠로 불리우는, 추억이 ‘방울방울한 주인공은 바로 ‘가왕 조용필(63)이었다.
7일 오후 6시 30분 일본 도쿄 국제 포럼홀에서 조용필 & 위대한 탄생 ‘Hello 투어 in 도쿄 ‘원나잇 스페셜 콘서트가 열렸다. 이번 ‘Hello 투어 일본 공연은 지난 1998년 도쿄, 오사카, 교토, 모니야마, 히메지, 나라, 효고, 카시와라, 와카야마, 고베, 아마가사키 등 11개 도시에서 벌인 투어 이후 15년 만의 일본 공연이다.
◇ ‘헬로부터 ‘돌아와요 부산항에까지 일본어 열창‥원조 한류King
‘헬로 일본어 버전으로 공연의 포문을 연 조용필은 환한 웃음을 지어보이며 곰방와(안녕하세요)”라고 인사했다. 8, 90년대 현지에서의 활약을 짐작하게 한 능숙한 일본어로 직접 관객과 소통한 조용필은 여러분은 그대로네요. 저는 어때요? 그대로죠? 젊게 보이죠?”라며 개구쟁이 같은 미소를 보였다.
두 시간의 공연을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역시 가왕”이었다. 이날 조용필은 ‘미지의 세계, ‘달발머리, ‘고추잠자리, ‘널 만나면, ‘나는 너 좋아, ‘남겨진 자의 고백, ‘꿈, ‘못찾겠다 꾀꼬리, ‘판도라의 상자, ‘친구여, ‘걷고싶다, ‘설렘, ‘바운스, ‘창밖의 여자, ‘자존심, ‘장미꽃 불을 켜요, ‘킬리만자로의 표범 등 23곡을 선보였다.

또 80년대 일본에서 골든 디스크의 영예를 안겨준 ‘추억의 미아와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일본어로 부르자 객석에서는 우레와 같은 박수가 쏟아졌다. 점잖기로 유명한 일본 팬들도 한 소절이 끝나기가 무섭게 박수와 함성을 보냈고, 그럴수록 조용필은 혼신의 열창으로 화답했다.
공연 후반부 ‘모나리자가 연주되자 한국에서 온 팬들이 전원 기립하며 ‘오빠 조용필에게 힘을 실었다. 조용필 역시 커다란 무대를 누비며 팬들과 호흡했고, 이에 일본 팬들 역시 일어나 마지막까지 공연을 즐겼다.
뜨거운 열기는 앵콜곡 ‘그대여와 ‘여행을 떠나요까지 계속됐다. 두 시간의 러닝타임이 순식간에 지나갔지만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은 몇 시간은 더 놀 수 있을 정도로 거뜬해 보이는 ‘청춘 밴드였다.
◇ 15년 만의 일본 콘서트, 매진보다 값진 ‘새로운 시작
이날 공연장은 5천석 규모였지만 실제로는 4천여 석만 채웠다. 1982년 ‘돌아와요 부산항에 등이 수록된 일본 데뷔 앨범을 내놓은 뒤 80년대 일본 가요 홍백전에 4년 연속 출연했을 정도로 당대 톱스타였던 조용필이지만 15년의 공백 또한 만만치 않은 현실이었다.
소속사 YPC프로덕션 측은 현실적으로 오랜 공백기가 있었기 때문에 5천 석이 매진되진 않았다”고 솔직하게 밝히면서도 하지만 보여주기 위한 공연이 아닌, ‘바운스와 ‘헬로로 해보는 공연인 만큼 초대권을 배포하지 않았으며 (객석을 꽉 채우지 못한 점에 대해) 미련이나 후회는 없다”고 밝혔다.
국내 가수들의 해외 공연 티켓 판매량이 저조할 경우 초대권을 배포하거나 티켓을 헐값에 대량으로 판매하기도 하는 일각의 고육책과 절대적으로 다른 위풍당당한 행보다.
하지만 뚜껑이 열린 이번 공연은 매진 여부가 전혀 의미 없는, 가왕의 건재함을 확인시킨 자리일 뿐이었다. 조용필 역시 공연에 앞서 다시 새롭게 시작하는 기분”이라며 본격적으로 (일본 활동을)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오랜만에 좋은 기회가 돼 공연을 하게 돼 너무 기쁘다”고 감격에 젖었다.
조용필 밴드 ‘위대한 탄생 멤버 최태완(피아노)은 예전에는 일본에서 ‘엔카 가수로서의 조용필이었는데 지금은 새롭게 출발하는 쇼케이스 하는 느낌이다”라며 15년 만에 처음 일본에서 선보이는 공연이라 손님이 얼마나 왔는지도 궁금하다. 잘 됐으면 좋겠다”고 설렘을 드러냈다.
◇ 멈추지 않는 실험‥이번엔 세계 최초 3D 도트 이미지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의 음악뿐 아니라 이번 공연의 가장 큰 볼거리는 도트 이미지(DOT IMAGE)와 LED 라이트스타를 이용한 3D 연출 기법이었다. 소속사에 따르면 이번 연출 기법은 조용필의 의지와 아이디어를 반영해 구현해 낸 새로운 시스템으로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기술이라는 데서 남다른 의미를 가졌다.
관계자는 스태프들도 놀랐다. 조용필이 늘 말로만 설명했던 게, 이렇게 실현 가능한 것이었구나 싶더라”며 일본 연출진들도 조용필 때문에 만든 장비를 오늘 처음 실현한다는 데 대해 굉장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이날 공연에서 도트 이미지는 ‘미지의 세계, ‘못찾겠다 꾀꼬리, ‘돌아와요 부산항에, ‘친구여, ‘킬리만자로의 표범, ‘헬로 등의 무대에서 연출됐다. 때로는 날아가는 새처럼 혹은 반짝이는 별 혹은 일렁이는 물결처럼 움직이며 색다른 감동을 선사했다.
소속사 측은 일본에서는 무빙 스테이지가 안 되기 때문에 (새로운 연출을 준비했다)”고 3D 도트 이미지를 구현했다고 밝히며 티켓 판매에 대한 욕심은 없다. 이번 음반이 잘 돼 일본 공연을 한다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기 때문에 공연 안의 레퍼토리 구성이나 음향 사운드 면에 있어서 공을 많이 들였다”고 덧붙였다.
◇ 한국 이어 일본에서도 세대 통합의 아이콘으로 ‘Hello
조용필은 10년 만에 내놓은 19집 ‘Hello가 선공개곡 ‘바운스와 타이틀곡 ‘헬로의 동반 히트로 초등학생 팬까지 만들어내며 세대 통합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날 공연을 통해 일본에서도 일찌감치 ‘대통합을 실현했다는 게 증명됐다.
공연장에서 만난 요시하시 스즈코 씨(여, 81)는 함께 공연을 보러 온 며느리 요시하시 준코 씨(여, 55)와 몇 년 전 조용필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했다. 일본 가수 타니무라 신지 인터뷰를 통해 조용필을 알게 됐다는 스즈코 씨와 달리, 준코 씨는 초등학교 6학년이던 80년대 후반 TV에서 보고 조용필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것. 덕분에 고부간 즐거운 공연 데이트가 성사됐다.
이밖에도 4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들이 조용필을 보기 위해 공연장을 찾았다. 1982년 ‘돌아와요 부산항에로 조용필이 일본 활동을 시작했을 때부터 팬이라고 밝힌 사노씨(여, 66)는 올해 직접 서울을 방문해 ‘Hello공연을 관람할 만큼 조용필의 팬이다. 조용필이 15년 만에 일본을 방문해 공연을 하는 것만으로 만족한다며 공연 전의 설렘을 밝혔다.
2년 전, NHK BS 타니무라 신지의 방송에서 조용필이 소개되는 프로그램을 보고 좋아하게 됐다는 하마다 씨 (여, 64) 영혼을 담아 노래 부르는 모습과 뛰어난 가창력, 표현력이 조용필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교토에서 온 마츠모토 씨(여, 42)는 도쿄에서의 1회 공연이 아쉽기만 하다. 좀 더 자주 일본을 방문해 일본 팬들과의 만남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밝혔으며, 아사노 요오코 씨(여, 78)는 10년 전 좋아하던 조용필의 노래가 담긴 테이프를 이번 콘서트를 앞두고 꺼내 듣고 왔다”고 밝혔다.
한편 15년 만의 일본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마친 조용필은 이달 말부터 인천, 부산에서 ‘헬로 투어를 이어가며 서울, 대구에서 앵콜 콘서트로 다시 한 번 팬들을 만난다.
[도쿄(일본)=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사진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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