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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만의 일본무대…‘가왕’ 조용필, 30대 영원한 오빠가 되다
입력 2013-11-08 06:19 
[도쿄(일본)=MBN스타 유명준 기자] 15년 만에 오른 일본 무대에서 ‘가왕 조용필이 선택한 첫 노래는 올해 발표한 신곡 ‘헬로(Hello)의 일본어 버전이었다. 얼핏 보면 15년 만에 만난 팬들에 대해 배려(?)가 없었다. 그러나 이는 ‘가왕이었기에 가능했다.

7일 오후 6시 30분(현지시각) 일본 도쿄 국제 포럼홀에서 개최된 조용필&위대한 탄생의 ‘헬로 투어 인 도쿄- 원 나잇 스페셜(Hello tour in Tokyo-One night special)은 그렇게 시작했다.

의외였다. 가수들이 오랜만에 콘서트를 개최할 때, 신곡을 오프닝으로 보통 넣지 않는다. 팬들에게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공연에 대한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서 자신의 히트곡을 오프닝 곡으로 선정한다. 팬들에 대한 배려임과 동시에 좀더 자신의 입장에서 편안하게 공연을 이끌어가기 위한 포석이기도 하다.

사진=인사이트 엔터테인먼트
조용필은 달랐다. 자신감이 넘쳤고, ‘가왕으로서 여유가 있었다. 공연 전 만난 주최 측이 공연을 홍보할 때 ‘돌아와요 부산항에와 ‘추억의 미아를 일부러 넣지 않았다. 신곡만으로 보여주려 했다”고 언급한 내용이 고스란히 조용필 첫 오프닝 곡으로 표현됐다.


이어 ‘미지의 세계와 ‘단발머리로 한일 4000여 팬들의 혼을 일순간에 뺀 조용필은 오랜만입니다. 여러분. 정말 오랜만이네요. 15년? 20년?. 여러분은 그대로네요. 그동안 한국 방송 출연은 거의 하지 않고 콘서트로만 활동을 했는데, 올해 한국에서 10년 만에 ‘헬로라는 새 앨범을 내고 ‘헬로 투어 중입니다. 앨범은 히트를 했고요.(웃음) 오늘 신나게 즐겨주세요”라며 차분하게 관객들에게 반가움을 전했다.

이어 조용필은 자신의 히트곡을 하나하나 짚어나갔다. ‘고추잠자리 ‘널 만나면 ‘못찾겠다 꾀꼬리 ‘꿈 ‘친구여 ‘추억의 미아 ‘돌아와요 부산항에 ‘창밖의 여자 ‘킬리만자로의 표범 등의 히트곡을 때론 깊고, 때론 두근거리게 들려줬다. 특히 ‘돌아와요 부산항에 ‘추억의 미아 등은 15년 만에 일본어로 부르며, 일본 팬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절정은 ‘모나리자를 부를 때였다. 보통 일본 관객들은 보통 콘서트에서 자기의 감정 표현을 격하게 하지는 않는다. 조용히 일어나 박수를 치거나 응원을 보낸다. 그러나 한국에서 건너간 200여명의 조용필 팬들과 현지의 한국 팬들은 달랐다. 1시간 30분여간을 이들과 비슷하게 앉아서 가볍게 몸을 흔들며 참다가 ‘모나리자에서 결국 터트린 것이다. 자리에서 일어난 이들은 조용필 몸짓, 손짓 하나에 몸을 흔들며 호응했다.

이 모습은 공연장 전체로 번져 나갔다. 2PM 택연이 랩을 부르는 모습이 배경으로 깔린 ‘헬로와 ‘그대여를 부를 때 슬금슬금 자리에서 일어나던 일본 팬들은 결국 ‘여행을 떠나요에서는 한국 팬들과 다름없이 조용필의 음악에 자신을 맡겼다. 무대 위 조용필의 에너지로만 가득했던 공연장은 어느 새 4000여 관객들의 에너지와 함께 휘몰아치고 있던 것이다.

늘 실험적인 무대로 국내 팬들을 놀라게 했던 조용필은 이날 무대에서도 깜짝 놀랄 기술로 새로운 무대를 선사했다.

이번 콘서트에서 첫 선을 보인 ‘도트 이미지(Dot image)라는 특수 기자재는 최첨단 전식 시스템으로 국내에서는 사용된 적이 없는 뛰어난 입체감을 자랑하는 장비다. 보통 가수들이 배경 영상과 레이저 등으로 무대를 꾸미는 것에 더해 ‘도트 이미지는 조용필이 노래를 부를 때, 위에서 점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새가 날게 했고, 눈이 되어 내렸으며 원통을 만들어 조용필을 감쌌다.

눈을 떼지 못할 정도의 무대로 2시간여의 공연을 LTE급으로 만들어버린 조용필. ‘여행을 떠나요로 마무리하며 단 한번의 일본에서의 스페셜 무대를 선사한 조용필의 모습은 60살이 넘어 일본 무대로 돌아온 ‘가왕이 아닌 30대 청춘으로 머문 ‘영원한 오빠 조용필이었다.

유명준 기자 neocross@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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