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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라 공주’ 논란…‘드라마 왕국’ MBC는 뭐하나
입력 2013-11-07 18:37 
드라마국 관계자 이미 우리 손을 떠난 작품…임성한 외에 아무도 몰라”

[MBN스타 금빛나 기자] 계속되는 배우들의 하차와 이해할 수 없는 대사 등 MBC ‘오로라 공주(극본 임성한, 연출 김정호, 장준호)의 논란이 끊이지 않고 계속되는 가운데, 이와 같은 논란을 제지해야 할 MBC가 정작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지난 6일 ‘오로라 공주에 왕여옥 역으로 출연중인 임예진의 하차가 예고되면서 큰 논란을 일으켰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에 하차하는 임예진은 오대규, 박영규, 손창민, 송원근 등에 이어 벌써 10번째 하차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됐기 때문이다.

극에서 하차하는 이유는 더욱 황당하다. 혼령이 들어 고통스러워하던 왕여옥이 병원으로 이송되는 도중 구급차에서 심장 발작을 일으켜 사망하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 이 같은 소문에 뒷받침을 하듯 6일 방송된 ‘오로라공주 118편 방송말미 왕여옥이 유체이탈을 경험하는 듯한 모습이 펼쳐지면서 귀신에 빙의돼 죽는다는 설정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임예진의 갑작스러운 하차소식에 시청자들은 단번에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고, 이 같은 논란이 점점 거세지자 결국 제작진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임예진은 오는 8일 방송되는 120회 편을 마지막으로 하차한다. 이번 하차는 작가와 제작진이 내린 일방적인 통보가 아닌, 드라마의 전개방향과 연기자 본인의 개인적 사유 등을 사전에 충분히 협의하고 결정한 사항”이라고 공식입장을 표하기에 이르렀다.

사진=오로라공주 캡처
하지만 이 같은 해명에도 ‘오로라 공주의 하차를 향한 논란은 쉬 가라앉을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오로라 공주의 하차배우의 수는 벌써 두 자리 수를 찍었지만, ‘하차의 칼날은 여전히 그칠 줄 모르고 현재 진행형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시청자들은 미국에 있는 오로라(전소민 분)의 세 오빠를 그리워하다 미국행 비행기를 타기로 한 사임당(서우림 분)과 불치병에 걸린 설설희(서하준 분)가 가장 강력한 하차의 주인공으로 꼽았지만, 이제 이마저도 불투명하게 됐다. 이번 임예진의 하차로 인해 누가 살아남을지 누가 떨어질지 아무도 모르게 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하차논란이 잠잠해지기도 전에 50부작 연장 설까지 흘러나왔다. 풀어나가야 할 이야기가 많다는 임성한 작가의 주장에 의해 본래 120부작에서 30부작 늘어나 150부작이 된 ‘오로라 공주이지만 여전히 할 이야기가 많아 50부작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MBC 드라마국 관계자는 연장과 관련해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밝힌 뒤 현재 임성한 작가는 자신의 드라마 내용이 공개되는 것을 급격히 꺼려, 대본은 커녕 미리보기 서비스마저 제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미 우리 손을 떠난 작품”이라고 말할 뿐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드라마 국장 뿐 아니라 홍보팀 모두 이와 같은 ‘오로라 공주의 논란에 ‘권한 밖의 일이라며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이와 같은 MBC의 태도는 앞서 임성한 작가의 전작 ‘신기생뎐으로 각종 논란을 수습했던 SBS와 상반된다. ‘신기생뎐은 ‘이제는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린 기생문화를 다룬다는 당초 기획의도와 달리 뒤로 갈수록 극의 내용과 상관없는 각종 귀신과 무당들이 등장해 많은 ‘신기생뎐이 아닌 ‘신귀신뎐이라는 비아냥거림을 받았던 작품이다.

극중 아무런 개연성 없이 귀신에 빙의된 아수라(임혁 분)는 갑자기 눈에서 레이져가 나오고 목소리가 변하는 등 황당무계한 설정들을 보여주었고, 이로 인해 ‘신기생뎐은 20%대를 넘는 높은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문제작으로 평가받았었다. 게다가 입양아를 ‘개구멍받이로 말한다든지, 남자의 복근으로 빨래를 하는 상상을 하는 등의 상식을 넘어선 표현으로 ‘신기생뎐은 방영 기간 중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경고를 받는 것은 기본이고, 매번 시청자들의 날카로운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

사진=신기생뎐 캡처
이로 인해 ‘신기생뎐이 방송되는 내내 SBS는 시청자들을 향한 사과를 반복했고, 결국 참다못한 SBS는 임성한과의 계약해지를 진지하게 검토하기까지 했다. 실제 당시 SBS 드라마국의 한 고위관계자는 ‘신기생뎐에 몇 차례 귀신이 등장하면서 논란이 일어 임성한 작가에게 수정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임 작가와 아직 드라마회 계약이 남았지만 이번 일로 인해 계약 해지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경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현재 임성한 작가는 출연배우를 마음대로 하차시키고 암세포도 생명체”라는 문제적 대사를 남발하며 연장 또한 마음대로 추진하는 등 ‘오로라 공주를 ‘임성한 월드로 만들어나가고 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오로라 공주의 시청률은‘시청률 제조기라는 임성한 작가의 명성과 어울리지 않게 10%중반 대를 겨우 넘기고 있으며, 심지어 KBS2 ‘루비반지에게 동시간대 1위 자리를 빼앗기기까지 했다. 시청률 적으로도 좋은 성적도 아닐뿐더러, 시청자들의 불만이 갈수록 커져가고 있지만, 스스로 ‘드라마 강국이라고 자부하던 MBC는 그저 강 건너 불구경하듯 수수방관하고 있다.

이제는 시청자들을 넘어 출연 배우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강압적인 임성한 작가의 횡포에 배우들마저 지친 것이다. 임성한 작가의 계속되는 연장 제의에 배우들은 이후 차기작 선정도 결정할 수 없는 상태며, 끝도 모르고 계속되는 시청자들의 비난에 그냥 차라리 이대로 하차하는 게 더 낫겠다”고 까지 말한다.

더 이상 시청자들은 개연성 잃은 억지 전개와 각종 논란으로 얼룩진 드라마를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 배우도 시청자들도 아무도 원하지 않는 ‘오로라 공주의 폭주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곳은 편성을 허락해준 방송국뿐이다. 더 이상 침묵으로 일관할 때가 아니라는 소리다. 공익성이라는 방송 본연의 임무를 챙겨야 할 때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917@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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