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오스카! 신에게 보내는 편지’ 김혜자이기에 가능한 모노드라마
입력 2013-10-31 09:25 
[MBN스타 금빛나 기자] 이렇게 많은 기자들이 많이 올 줄 몰랐어요.”

영화와 드라마를 평정하고 1년 반 만에 연극 ‘오스카! 신에게 보내는 편지(이하 ‘오스카)를 통해 모습을 드러낸 김혜자가 연습실에 들어서자마자 한 말이었다. 지난해 시트콤 ‘청담동 살아요 이후 오랜만에 만난 김혜자였지만 ‘브라운관의 대모라는 애칭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해맑은 미소가 가득했다.

30일 서울 서초동에 있는 연습실에서 연극 ‘오스카의 연습실 공개가 펼쳐졌다. 이날 시연공연은 극중 병에 걸린 오스카가 ‘하나님한테 보내는 3번째 편지 시연 장면이었다. 모노드라마라는 특성상 혼자서 극을 이끌어야 하는 김혜자는 오랜만에 많은 기자들 앞에 서 긴장이 됐다”며 양해를 구하고 중간중간 잠깐의 물을 마시는 시간을 갖긴 했지만, 죽음을 앞둔 10대 소년 오스카와 그의 편지를 읽어주는 장미할머니, 오스카의 연인 팝콘과 엄마 등 다양한 배역을 넘나들며 여전한 연기력을 보여주었다.

사진=CJ E&M
프랑스 작가 에릭 엠마누엘 슈미트의 소설 ‘신에게 보내는 편지(원제 Oscar et la dame rose)를 원작으로 한 연극 ‘오스카는 지난 2005년 동명의 제목으로 연극무대에 올랐었다. 당시 장미할머니 역에 배우 백수련이 오스카 역에 왕지현, 김현정이 캐스팅 돼, 둘 사이 아름다운 우정을 그리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8년만에 다시 대학로에 등장한 ‘오스카이지만 이번에는 여러 배우들이 출연했던 전작과는 달리 김혜자의 모노드라마로 기획되며 눈길을 끌고 있다.

작품의 총책임을 맡은 함영준 연출가는 ‘오스카를 모노드라마로 제작을 한 이유에 대해 이 작품을 처음 읽고 느낀 것은 ‘이 작품은 모노드라마를 위해, 그리고 노여배우를 위해 쓰인 작품이라는 생각이었다. 작가의 의도도 그렇고 이 연극은 모노드라마로 갔을 때 가장 흥미로운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6년 만에 연극무대에 오르게 된 김혜자는 컴백작으로 ‘오스카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작품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작품 속 오스카와 장미 할머니의 대화를 보며 우리 인생과도 비슷하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다”며 부제가 ‘신에게 보내는 편지인데 이 제목이 마음에 들었던 이유 중 하나가 우리도 평소 신에게 물어보고 싶어 하는 것이 많지 않느냐. 왜 나의 삶이 내가 원치 않는 방면으로 흘러가는지, 다른 사람은 다 괜찮은데 왜 나만 힘든 것인지와 같은. 물론 이에 대한 대답은 신의 영역이니 모두 다 이해할 수 없지만, 작품은 적어도 우리가 묻고 싶은 것들을 소년 오스카의 입으로 이야기를 한다. 작품 속 오스카의 질문이 충분히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질문과 이야기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정말 하고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오스카의 마지막 12일간의 일상을 다루는 모노드라마 ‘오스카에서 김혜자는 주인공인 장미할머니와 오스카 외에도 오스카의 부모님과 그의 친구들 등 홀로 약 10여명 이상의 역할을 소화하게 된다. 이에 대해 역할에 대해 부담이 안 될 수가 없다”고 고백한 김혜자는 1인다역이라는 것이 어렵긴 어렵다. 그냥 장미 할머니로 대변되는 어른들의 입장과 오스카로 대변되는 아이들의 입장이 돼 문제의 중심을 보고자 한다. 어린아이들을 흉내 내려고 애쓰지도 않고, 그저 내가 이 연극을 통해 무슨 이야기를 할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연극이 자신에게 있어 ‘힐링의 역할을 한다고 밝힌 김혜자는 나이가 있다 보니 연습 초반에는 체력적인 한계로 10분 이상 연습을 지속할 수 없었다. 때로는 연습이 너무 힘들어 집에 들어와 세수도 못하고 잘 때도 있었지만, 후에는 이와 같은 연습이 운동이 되더라. 사람의 힘은 아주 유한하지만 내가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따라서 힘이 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요즘은 몇 시간 연습도 거뜬하고, 공연 때는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고백하며 미소를 지었다.

김혜자의 체력적인 변화에 대해 ‘기적이라며 좋은 작품의 힘이 기적을 이끌어냈다고 표한 함 연출가는 관객들이 ‘오스카를 통해 얻길 바라는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관객과의 교감을 꼽았다. 함 연출가는 요즘 많은 관객들은 연극을 보러 갈 때 ‘쉬러 간다는 식의 여가의 한 장르라고 생각하시는데 외국에서 연극은 바로 공감이다. 연극은 배우의 영혼이 관객과 어떻게 공감할 수 있는가 이다. 중요한 것은 한 가지다. 김혜자 선생님이 본디 영혼이 맑으신 분이신데, 연극은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영혼으로 한다. 관객들의 영혼과 무대 위 김혜자 선생님의 영혼이 만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혜자는 관객이 없으면 아무 소용없다. 많이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며 아무리 뜻이 좋아도 허접하게 하면 아무 소용없으니 완성도를 높이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작품에 임하는 각오를 다졌다.

한편 연극 ‘오스카! 신에게 보내는 편지는 내달 15일부터 12월 29일까지 영등포 타임스퀘어 CGV신한카드아트홀에서 공연된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917@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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