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선행상’ 신영준 결승골, 포항 인천에 2-1 역전승
입력 2013-10-30 15:58  | 수정 2013-10-30 16:01
[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최근 성폭행범을 추격 끝에 잡아내 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선행상 받았던 신영준이 이번에는 승리를 잡아냈다. 영웅으로 등극했다.
포항이 30일 포항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34라운드 경기에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포항은 후반 1분 만에 인천 문상윤에게 선제골을 내줬으나 후반 15분 고무열의 동점골로 균형추를 맞춘 뒤 후반 42분 신영준이 극적인 역전골을 터뜨리면서 값진 승점 3점을 챙겼다.
성폭행범을 검거했던 신영준이 이번에는 승리를 잡았다. 포항이 신영준의 결승골로 인천을 2-1로 꺾고 시즌 더블의 꿈을 이어갔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공히 승점 3점이 필요했던 경기다. FA컵 우승으로 여유가 생기기는 했으나 포항(승점 56)이 시즌 더블 크라운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서둘러 울산(승점 61)과의 격차를 줄여야했다. 인천전을 포함해 6경기 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기에 승점 5점 차이는 적잖은 격차다.
인천(승점 46)은 보다 절실했다. 최근 5경기 연속 무승부를 포함해서 7경기(5무2패) 동안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전반기 때 보여준 ‘봉길매직의 힘이 많이 떨어졌다. 인천이 목표로 삼았던 ACL 진출권(3위 혹은 4위)이 아직 가능하기는 하지만 포항전까지 승리를 거두지 못한다면 점점 문은 좁아지는 상황이다.

승리에 대한 절박함은 비슷했으나 상황은 인천이 좋지 않았다. 포항이 FA컵 우승(19일) 이후 충분한 휴식을 취한 반면 인천은 안팎이 흉흉하다. 이천수가 폭력사건에 휘둘려 선수단 사기를 크게 떨어뜨려놨고, 신구 핵심플레이어인 김남일과 이석현이 모두 부상을 당했다. 포항 쪽이 유리해 보이는 형국이었다. 하지만 확실히 인천은 포항에게 강했다.
올 시즌 포항과 3번 만나 1승2무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인천의 자신감은 이날 경기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공격의 핵이라 할 수 있던 이천수와 이석현이 없고, 컨트롤 타워 김남일도 빠졌으나 전체적인 주도권을 인천이 잡고 있었다. 노련한 공격수 설기현이 1선과 2선을 오가면서 물꼬를 틔웠고 남준재 문상윤 찌아고 등이 부지런히 움직이면서 기회를 노렸다. 베스트 멤버로 나선 포항이 외려 주도권을 잃었던 경기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뒤 김봉길 인천 감독은 빠르게 교체카드를 꺼내들었다. 후반 시작과 함께 찌아고를 빼고 디오고를 투입하면서 변화를 꾀했다. 원정이지만 꼭 승점 3점을 따내겠다는 의지와 함께 실제로 선제골이 터졌다. 후반 1분 만에 설기현이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문상윤이 골키퍼와의 경합 끝에 집중력을 가지고 밀어 넣으면서 선제골을 터뜨렸다.
역시 ‘강팀 킬러다운 모습으로 리드를 잡는 것까지는 좋았으나 동점골을 내주는 과정이 너무 허무했다. 후반 15분, 선수교체 과정에서 조찬호가 나가고 신영준이 들어오는 찰나를 이용해 포항 선수들이 빠르게 공격을 전개한 것이 단초였다. 하프라인에서 김대호가 길게 올린 프리킥을 고무열이 무방비 상태에서 잡아 마치 PK를 넣는 것처럼 편한 위치에서 동점골을 뽑아냈다. 인천 선수들이 항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 상황이 결국 역전패의 빌미가 됐다. 동점 이후 분위기는 확실히 포항의 오름세였다. 홈에서 열린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를 거두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던 포항은 결국 종료 3분을 남겨두고 역전골을 성공시켰다. 주인공은 ‘영웅 신영준이었다.
교체 투입된 신영준은 후반 42분 고무열-이명주를 거친 패스를 받아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침착하게 슈팅을 시도, 짜릿한 결승골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 20일 성폭행 위기에 처한 여성을 구한 것으로 화제가 됐던 신영준이 이번에는 승리의 주역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신영준의 짜릿한 결승골과 함께 포항은 승점 3점을 획득, 59점을 쌓으면서 선두 울산을 바짝 쫓게 됐다. 반면 인천은 8경기 째 승리를 거두지 못하면서 힘든 행보를 이어가게 됐다.
[lastuncle@maekyung.com]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