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집중취재] 아들 낳으려고 '원정 임신' 떠나는 예비엄마들
입력 2013-10-28 22:56 
【 앵커멘트 】
아들을 낳으려는 예비 엄마들이 수천만 원을 들여 해외로 원정 임신을 떠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불법인 인공수정 기술을 이용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김근희 기자가 집중취재했습니다.


【 기자 】
원하는 성별로 100% 임신이 가능하다는 인터넷 사이트 홍보 문구입니다.


해외에서 PGD라는 인공수정 기술을 이용하면 원하는 성별의 아이를 골라 임신할 수 있다는 겁니다.

▶ 인터뷰 : 김 모 씨 / 원정 임신 중개업자
- "일반 시험관 아기인데 그 과정에서 성별을 구분해내는 거예요."

PGD란 인공수정으로 만들어진 수정란의 유전자를 검사하는 기술입니다.

원래는 유전병을 앓고 있는 부모가 건강한 아이를 임신하게 하기 위해 개발됐습니다.

그런데 이 기술을 악용해 수정란들의 성별을 확인한 뒤 아들만 착상시키고 딸은 폐기하는 식으로 이용하는 겁니다.

▶ 인터뷰 : 이 모 씨 / 원정 임신 중개업자
- "(수정란이) 남자인지 여자인지 확인해서 보여드려요. 이 중 어떤 것을 넣을지…. 99%는 아들이라고."

우리나라를 비롯한 대부분 국가에선 PGD가 유전질환을 진단하기 위한 용도로만 엄격히 제한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들을 낳으려는 예비 엄마들이 수천만 원을 들여 PGD 규제가 까다롭지 않은 미국과 태국 등으로 원정 임신을 떠나고 있습니다.

연예인 등 알 만한 유명인사들도 포함돼 있다고 중개업체는 귀띔합니다.

▶ 인터뷰 : 이 모 씨 / 원정 임신 중개업자
- "개인 이름을 못 밝히시는 분들이 많아요. 진짜 돈 많으신 연예인분들도 많이 오세요."

의료행위가 해외에서 이뤄져 마땅한 처벌 규정도 없고 윤리적으로 심각한 문제라는 지적입니다.

▶ 인터뷰 : 구인회 / 가톨릭대학교 생명대학원 교수
- "원하는 대로 성별을 고르고 원하는 유전적 형질을 가진 인간을 만들어내겠다는 인간 제조의 개념이거든요. 인간이 상품화되는…."

하나의 생명체와 다름없는 수정란을 단지 성별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버리는 행태에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MBN뉴스 김근희입니다.

영상취재 : 배병민 기자
영상편집 : 원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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