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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트렌드는 캐주얼”…가요 노랫말에 동요가 효자노릇 한다
입력 2013-10-25 14:55 
[MBN스타 박정선 기자] 즐겁게 춤을 추다가 그대로 멈춰라” 우리 집에 왜 왔니 왜 왔니 왜 왔니” 늴리리야~ 늴리리야~”

아마 이 노래들을 모른다고 하는 한국 사람은 없을 거다. 어린 시절 고무줄놀이 한 번 안 해본 이들이 어디 있겠으며, 동요·민요 한 번 안 불러 본 이들이 어디 있겠냐는 것이다. 이렇듯 ‘누구나 들어봤을 법한 음악들이 가요에 종종 삽입되어 기성세대들의 추억을 끄집어내고, 혹은 현재 젊은 세대들에게도 친숙하게 다가가기도 한다. 이러한 시도야 말로 도랑 치고 가재 잡고, 님도 보고 뽕도 따고,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곡들이 아닐 수 없다.

(왼쪽부터) 박지윤-씨엘-지드래곤. 사진=MBN스타 DB

첫 솔로 앨범을 낸 씨엘부터, 4년 만에 솔로 앨범을 발매한 지드래곤, 윤종신이 대표프로듀서로 있는 미스틱89와 손잡고 1년 8개월 만에 대중들의 곁으로 돌아온 박지윤까지. 오랜만에 돌아온 이들이 익숙한 멜로디와 가사로 단번에 시선을 끌었다.

씨엘은 지난 5월 28일 첫 번째 솔로 싱글 ‘나쁜 기집애(THE BADDEST FEMALE)을 발매했다. 힙합을 베이스로 한 이 곡에서 씨엘은 ‘난 여왕벌 난 주인공 ‘당당한 지조 / 고귀한 품위 / 눈웃음은 기본 / 내 눈물은 무기 등 화려한 라임을 선보였다. 더해 ‘싫으면 시집가라는 한 소절로 어린 시절 짓궂은 장난처럼 불리던 노래를 넣으면서 라임은 물론, 자칫 무거울 수 있는 곡에 유쾌한 이미지를 보였다.

지난 9월 5일 발매된 지드래곤의 솔로 2집 ‘쿠데타(COUP DETAT)의 수록곡인 ‘늴리리야도 제목 그대로 곡의 인트로 부분에 경기민요인 ‘늴리리야를 삽입하고, 후렴구에는 이를 편곡해 지드래곤의 목소리로 재해석했다. ‘늴리리야 늴리리야/니나노 난실로 내가 돌아간다라는 민요의 한 구절을 ‘늴리리야 늴리리야/내가 돌아간다 drop it like 식으로 경쾌한 민요의 느낌을 그대로 살리면서, 후렴에서는 지드래곤의 색깔로 또 다른 느낌을 자아낸 것이다.


프라이머리가 작사·작곡한 ‘미스터리로 컴백한 박지윤 역시 맥을 같이 한다. ‘미스터리에는 ‘즐겁게 춤을 추다가 그대로 멈춰라의 한 부분을 넣었다. 마음에 드는 남자의 주변을 맴돌면서 그에 대해 궁금해 하는 여자의 심리를 그린 가사에 ‘그대로 멈춰라라는 소절이 삽입되면서 곡의 재미를 더한 것이다. 또한 레트로 풍의 신나는 비트에 중독성 있는 가사가 잘 어우러졌다는 평을 받고 있다.

(위부터) 원타임-터보. 사진=YG, 룬컴 제공
사실 앞서 제시한 사례들과 같은 경우는 이전부터 존재했다. 가요에 동요를 차용하는 방법적인 면에서도 다양한 시도가 있었다.

터보의 히트곡 ‘검은 고양이는 랩 부분을 제외한 멜로디가 모두 동요 ‘검은 고양이 네로를 따 왔으며, 동방신기 역시 두 번째 싱글앨범을 통해 동요 ‘옹달샘에 화음을 덧붙여 한층 세련된 음악으로 재탄생시켰다. 이밖에도 원타임은 2000년 발매된 2집에서 민요 ‘쾌지나 칭칭의 후렴구를 샘플링해 동명의 곡을 내놓았다. 원타임 특유의 재치 있는 안무와 의상이 어우러져 더욱 신나는 무대가 연출됐다.

과거에 이러한 시도는 대부분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일으켰고, 지금까지도 동요는 ‘단골소재라고 불릴 정도로 작사, 작곡에 있어서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박지윤의 새 앨범 타이틀곡의 프로듀싱을 맡은 프라이머리는 그저 재미난 요소를 넣고 싶었다. 사람들이 잘 알고 있는, 친숙한 곡을 응용하면 더욱 재미를 부각시킬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또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 신곡에 누구에게나 친숙한 동요를 응용하면 친밀도가 높아지고, 곡을 알리기에 용이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오래 전부터 동요가 가요에 쓰이는 경우는 많았다. 그런데 요즘들이 이러한 요소가 부각이 되는 이유는 트렌드가 캐주얼해졌기 때문”이라며 무거운 것보다는 가볍고 유쾌한 곡을 선호하는 대중들의 취향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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