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시사데이트]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장 "조금 부정선거였죠"
입력 2013-10-24 21:25 


▶ 작년 대선 야당 후보였던 문재인 의원이 지난 대선의 불공정성을 지적했습니다. 알았든 몰랐든 박근혜 대통령은 엄연한 수혜자라는 건데요. 정치권의 후폭풍이 만만치 않습니다.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장 모시고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l안 지났는데 야당의 대선후보였던 사람이 지난 대선을 부정 선거라고 규정했습니다. 어떻게 보세요?

-부정선거로 규정했다고 말하는 건 좀 그렇고요. 조금 부정선거였죠. 명백하게 5만 여건의 달하는 선거 개입 댓글이 이번에 드러나지 않았습니까. 그렇다면 이 선거는 선거무효라고 할 수 있느냐 없느냐와 별개로 부정선거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죠.

▶ 지난번 국정원 댓글 사건으로 민주당이 장외집회와 촛불 집회할 때 문재인 의원은 대선불복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안 나섰거든요. 그런데 왜 지금 이 시점에 다시 강경한 대응으로 나타났을까요?

-문재인 의원이 아주 적절하게 판단했다고 봅니다. 지난번 국정원 댓글 사건이 있지 않았습니까. 김 모 여직원 한 사람이 댓글 67개를 달았다고 했는데 그것은 사실 지난 선거가 부정선거였다고 말할만한 내용이 못되었다고 봅니다. 사실 그때 민주당이 장외 집회를 하고 국정조사를 한 것이 저는 과도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아마 문재인 의원은 당에서 하는 것을 자기가 대선후보로서 하지 말라고 할 수도 없고 그냥 넘겼고요. 그러나 이번에 드러난 사건은 그야말로 국정원이 약 5만 건에 달하는 글을 올렸다는 거 아닙니까. 또 국군사이버사령부에서도 대선관련 글을 올렸다는 거거든요. 거기에다가 보훈처 문제도 있고 해서 이 정도가 되면 지난번 대선이 결코 공정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까 문재인 의원이 말을 했고. 그래서 저는 어제 문재인 의원이 낸 성명의 내용은 아주 적절했다고 생각합니다.


▶ 대선에 영향을 미쳤다고까지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문재인 의원은 그야말로 겸손하게 ‘영향을 미쳤든 안 미쳤든 이렇게 이야기 했는데 조금이라도 미치지 않았겠습니까. 새누리당 쪽에서 스스로 말하길 전체 2억 몇 건 중에 5만 건은 0.02%라고 그러는데 0.02%냐 몇 프로냐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정치적 중립이 강하게 요구되는 국가정보원이, 군에서 대선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어쩌다 실수로 한 번 한 것이 아니고 몇 만 건에 이르는 것을 했다면 그것은 명백하게 국가기관이 책임을 져야 하고. 그 선거에 대해서 선거관리한 사람들도 책임을 져야 합니다.

▶ 문재인 의원이 성명서를 낸 것을 가지고 여러 가지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정상회담 회의록으로 수세에 몰렸던 것도 사실이거든요.

-저는 그렇게 해석하고 싶지 않고요. 정상회담 대화록이 없는 것은 문재인 의원이 굉장히 부끄럽게 되었죠. 저는 문재인 의원이 없앤 것은 아니라고 보기 때문에.. 책임도 있습니다. 총 관리 책임자는 그때 비서실장이거든요. 그래서 엄청나게 자신의 무능을 자책해야 하고. 그것에 대한 법률적인 조치도 받아야 된다고 봅니다. 그러나 문재인 의원이 어제 성명 낸 것을 수세로 몰려서 국면전환하기 위해서 했다고 보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요. 특히 어제 문재인 의원이 성명과 관련해서 새누리당 쪽에서는 대선 불복이냐고 공세를 취하지 않습니까. 그것은 아주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야말로 도둑이 제 발 저린 경우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대선불복과 관련해서 민주당 쪽에서는 약간의 부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피해자니까 대선불복하고 싶은 마음이 있지 않겠습니까. 또 정치적으로 그런 발언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정선거였다, 대통령 선거 다시 해야 된다라는 말도 정치적으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민주당이 그렇게 한다고 해서 대통령 선거를 다시 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선거무효소송은 선거 끝난 지 한 달 이내에 하기 때문에 이미 대통령 선거는 끝난 겁니다. 그래서 대선불복은 할래야 할 수 없는 겁니다. 그런데 자꾸만 새누리당에서 대선불복으로 규정하고 민주당을 압박하는 것이야 말로 진짜 정치 공세라고 생각합니다.

▶ 집권 여당으로서 지금의 상황에 대해서 어떻게 취해야 된다고 보십니까?

-저는 크게 두 가지를 해야 된다고 보는데요. 하나는 정말 진상 규명을 철저하게 해야 합니다. 그런다고 해서 박근혜 대통령의 대통령 자리가 없어지는 것도 아닌데. 더더욱 자신이 책임자로 있을 때가 아니지 않습니까. 만약에 선거 부정이 있었다면 이것에 대한 최종적인 책임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있는 겁니다. 이명박 대통령 재임 시절에 일어난 일들 아닙니까. 박근혜 대통령에게 직접적인 책임이 있을 수 없습니다. 저는 박근혜 대통령이 이것을 시켰다거나 알고 했다거나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그럴수록 진상규명을 철저하게 해야 합니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은 조금이라도 자신한테 흠결이 생길까 싶어서 완전히 모르쇠 아닙니까. 저는 이렇게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이것은 대단히 잘못된 일입니다. 그리고 문재인 의원이 저렇게 문제제기를 하는 것은 굉장히 정당합니다. 그래서 제 생각에는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도 그렇고 박근혜정부와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원만하게 하기 위해서도 문재인 의원에게 최소한 전화라도 걸어서 ‘내가 사전에 알지 못했지만 결과적으로 이런 일이 있었다고 하니 문 의원이 상당히 상심되는 바가 있지 않겠나. 그러나 이해하시오. 라고 위로전화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서 문 의원을 청와대에 초청해서 밥이라도 같이 하면서 위로도 하고 협조도 부탁하고. 저는 그런 박근혜 대통령이 되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 좋은 말씀이지만 그럴 가능성이 있을지는 지켜봐야 될 것 같은데요.

-가능성이 없는 것이 비극이죠. 그 가능성이 있어야 합니다. 저는 절대로 무리한 요구를 하지 않았거든요.

▶ 말씀하신 것처럼 직접적인 책임은 이명박 정부에 있는 거 아닙니까?

-그렇죠. 그러나 문재인 의원이 적절하게 지적했듯이 어쨌든 박근혜 대통령이 수혜자 일 수 있다는 겁니다. 얼마만큼 수혜 혜택을 입었던지 간에. 박근혜 대통령은 그렇든 안 그렇든 지난 대선의 당사자 아닙니까. 그런데 자기를 위해서..이 사람이 자기가 시켜서 했든 알고 했든 모르고 했든 박근혜 후보를 위해서 이 사람들이 댓글 작업을 했던 거 아닙니까. 그렇다면 박근혜 후보한테는 상당한 책임이 있고 그것에 대해 사후에라도 사과해야 합니다.

▶ 문재인 의원이 이번에 초강수 카드를 던졌는데 다음주면 사초 실종에 대한 검찰의 결과가 나옵니다. 다음 카드가 무엇일지 정해져 있을까요?

-글쎄요, 저는 사초실종이라기 보다는 대화록 실종이라고 보는데요. 그것에 대해선 어쨌든 문재인 의원이 정치적으로 법률적으로 책임져야 될 일이 있으면 책임을 져야 합니다. 그러나 그것하고 이것과는 별개의 문제죠. 이번에 이것이 나올 줄도 몰랐습니다. 왜 그러냐면 민주당은 지난번 국정원 대선 개입과 관련해서 국정조사까지 하지 않았습니까. 40일간에 걸쳐서. 그런데 아무것도 찾아낸 것이 없어요. 그런데 이번에 윤석열 씨가 관계자들을 불러서 소환할 때 나온 것인데 이것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 말하자면 기소 보강하는데서 드러났거든요. 만약 그것이 아니었다면 민주당도 문재인 씨도 누구도 이렇게 많은 부정선거 행위가 있는 줄 아무도 몰랐죠.

▶ 문재인 의원이나 야권이 요구하는 것처럼 박근혜 대통령이 입장 표명을 하면 오히려 대통령을 끌어들이기 위한 정치적인 공세다, 그래서 오히려 정쟁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주장도 있거든요.

-뭐 하면 뭐 된다는 말을 하지 않았습니까. 이런 사고를 정말 안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민주당도 이 정도 되면 정말 야당다운 투쟁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못하고 있거든요. 민주당이 오히려 수세입니다. 대선불복 아니냐고 하니까 ‘우리는 절대 대선 불복 아니다. 지금 거꾸로 되고 있는 겁니다.

▶ 오히려 공세적으로 더 나가야 된다?

-오히려 공세적으로 나가야 하는데 민주당이 그렇게 못 나가는 것은 지난번 초기에 국정원 댓글 사건이 있지 않았습니까. 그때는 장외 투쟁하고 촛불 집회를 할 일이 아니었습니다. 아닌데 그때 힘을 다 빼고..

▶ 정작 나서지 말아야 할 때는 나섰고?

-나서지 말아야 할 때는 나섰으니까 지금은 나설 명분도 제대로 없고. 그래서 오히려 방어 체제로 들어가고 있어요. 그래서 저는 이것을 늑대와 소년의 비유, 늑대가 아직 안 왔는데 자꾸만 늑대가 왔다고 말하니까 진짜 늑대가 왔는데도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 겁니다. 저는 이런 지경에 민주당이 빠졌다고 생각합니다.

▶ 지금 지도부 같은 경우 그렇게 까지는 안 나가고 있잖아요.

-민주당 스스로 논리적인 모순인데요. 뭐라고 말했느냐. ‘헌정 질서를 파괴하는 일이다, 사상 유례 없는 부정선거가 이뤄졌다. 이렇게 말하고 있거든요. 그러면서도 우리는 대선불복은 절대 아니라고 말합니다. 솔직히 간단히 생각하면 선거가 기정사실로 되어 버리면 투쟁해서 뭐합니까. 물론 그 투쟁의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는 없도록 하기 위해서 해야 되지만 그러나 민주당은 여러 가지로.. 지금까지 계속 보면 민주당은 헛 다리를 짚고 있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 민주당이 여론의 눈치를 보이면서 수위를 조절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앞으로 대선불복은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끝난 일입니다. 민주당이 하고 싶어도 의미도 없고요. 이미 기간이 지나버렸는데요. 이처럼 대선불복이라는 실제로 아무런 의미도 없는 것을 가지고 싸울 것이 아니라 정리할 것은 정리하고 새로운 국면으로 넘어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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