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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 1차전] 홍관조, 펜웨이파크 새장에 갇혔다
입력 2013-10-24 12:28 
[매경닷컴 MK스포츠(美 매사추세츠 보스턴) 김재호 특파원] 보스턴 레드삭스의 홈구장 펜웨이파크는 원정팀에게 공포의 장소다. 그린몬스터를 비롯한 외야 펜스는 수비들에게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한다. 다른 구장에 비해 폭발적인 응원 열기도 적응해야 할 과제다. 24일(한국시간) 월드시리즈 1차전에 나선 세인트루이스는 펜웨이파크에 완전히 갇히고 말았다.
세인트루이스는 미국 메사추세츠주 보스턴의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1차전 보스턴과의 경기에서 1-8로 패했다. 2회까지 5점을 내주는 등 초반 대량실점으로 무너진 것이 뼈아팠다. 9회 맷 할리데이의 홈런이 아니었으면 영패를 당할 뻔했다.
비극은 1사 1, 2루에서 시작됐다. 데이빗 오티즈가 1, 2루간으로 흐르는 평범한 땅볼을 때렸고, 2루수 맷 카펜터가 편하게 잡아 2루에 뿌렸다. 2루 커버를 들어간 피트 코즈마가 잡아 1루에 던지면 병살이 완성되는 상황. 그러나 코즈마가 공을 놓쳤다. 2루심 다나 데무스는 처음에 아웃을 선언했지만, 곧 세이프로 번복됐다.
세인트루이스는 타선 부진 속에서도 안정된 수비로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그러나 1차전에서는 수비에 막혔다. 사진= 한희재 특파원
병살타로 이닝이 끝나야 할 상황이 1사 만루가 됐고, 보스턴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마이크 나폴리가 좌중간 가르는 2루타를 때렸다. 타구는 펜웨이파크 외야 깊은 곳으로 굴러갔고, 중견수 쉐인 로빈슨이 잡다가 더듬으면서 주자가 모두 홈으로 들어왔다.

기록원은 이 상황을 중견수 실책으로 처리, 2타점을 부여했지만, 곧 실책을 없애고 3타점으로 정정했다. 그러나 1루 주자 데이빗 오티즈를 홈으로 불러들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책을 줘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었다.
실책은 전염병처럼 번졌다. 2회 스티븐 드류의 내야 뜬공은 포수 야디에르 몰리나와 투수 아담 웨인라이트가 서로 미루다 둘 사이에 떨어졌다. 기록상으로는 안타였지만, 두 선수의 의사소통 부재가 빚은 실책성 플레이였다. 뒤이어 더스틴 페드로이아의 타구를 유격수 코즈마가 놓치면서 또 다시 실책이 기록됐다.
1사 만루에서 나온 카를로스 벨트란의 캐치는 유일한 빛이었다. 벨트란은 데이빗 오티즈가 잡아당긴 타구를 펜스 바깥으로 손을 뻗어 잡아냈다. 만루 홈런이 될 것을 희생플라이로 막아냈다. 그러나 벨트란도 이 수비 이후 오른쪽 갈비뼈 부상으로 교체되고 말았다.
세인트루이스는 포스트시즌 11경기에서 타율 0.210을 기록했음에도 월드시리즈까지 진출했다. 그 뒤에는 그물망 수비의 힘이 있었다. 그러나 이날은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펜웨이파크라는 철장 안에 홍관조는 너무나 허약해 보였다.
[greatnem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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