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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출만 강조한 포스터, 자칫 작품 사라지고 자극만 남아
입력 2013-10-24 11:16 
[MBN스타 안하나 기자] 훌륭한 영화 포스터 한 장은 웬만한 홍보 못지않게 큰 파급력을 갖는다. 이에 개봉 전 관객들이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포스터 경쟁이 제작사들 사이에서 치열하게 펼쳐진다. 글씨, 색, 배경 등 여러가지 요소들이 있지만 최근에는 ‘노출이라는 것을 초점을 두고 앞 다투어 더 파격적이고 더 과감한 포스터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이에 어느 순간부터 영화포스터에는 노출이 빈번해지고 있다. 특히 파격적인 문구는 물론 아찔하고 보기에도 불편할 정도의 자세를 취하는 등 눈살을 찌푸릴 포스터들은 ‘이렇게 까지 해야 하나?라는 생가까지 들게끔 한다.

그러나 이러한 공격적인 마케팅은 많은 영화가 개봉하는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한 수단으로, 대중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들 말한다. 하지만 자칫 ‘노출에만 초점이 맞춰져 그 안에 담고있는 영화의 진정한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으니 수위조절이 필요하다.

사진=영화 소녀, 야관문 공식포스터
◆자극적인 영화 포스터…어디까지 왔나

영화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공식포스터가 점차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변화하는 부분이 몸을 내세우고 있고, 특히 몇 년 사이에 급속도로 노출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부분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과거 포스터에도 노출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단지 급속도로 늘어났다는 것이 눈에 띄는 부분이다. 이러한 이유는 노출이라는 키워드가 대중들의 관심을 살 수 있고, 이는 자연스럽게 영화의 홍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이유 때문에 그 수위는 것 잡을 수 없을 만큼 과감해졌다. 여배들의 상체 노출, 야릇한 포즈는 물론 일종의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자세까지 선보이고 있다. 포스터를 찍은 배우들은 영화를 위해 감당할 수 있는 부분이며 노출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작품을 바라봐 달라”고들 말하지만 노출에 관심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이에 노출이 많은 영화 포스터가 공개된 이후에는 각종 검색어에서 상위권을 차지할 만큼 큰 관심을 받는다. 이는 자연스럽게 영화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대중들은 빨리 개봉하기만을 기다린다. 그러나 막상 영화가 개봉을 한 후 관람한 관객들은 일부 영화에서 포스터가 전부이고 그 안에 내용이 없어 실망하는 관객들도 적지않다. 단순히 노출만 보고 야할 것이라는 추측은 금물이라는 말이다.

올 하반기에도 어김없이 야릇하고 오묘한 매력이 풍기는 노출이 가미된 영화 포스터들이 공개됐다. ‘소녀 ‘야관문:욕망의 꽃 ‘붉은 바캉스 검은 웨딩2로 개봉 전부터 누리꾼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작품들이다. 자극적인 영화 포스터만큼 흥행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는 궁금한 부분이다.

사진=영화 "화차", "박쥐" 공식포스터
◆과도한 노출, 적지않은 피해를 주기도 해

영화 포스터 속 노출이 오히려 독이 되 피해를 본 경우도 많았다. 배우 김민희 이선균 주연의 ‘화차는 캐릭터 포스터가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에서 심의 반려를 받았다.

‘화차의 캐릭터 포스터 중 김민희는 불에 그을린 헝클어진 면사포를 쓰고, 반라의 모습으로 뒷모습을 찍어 극 중 미스터리한 인물 선영을 표현했다. 하지만 영등위는 노출수위가 높아 선정적이라는 이유로 심의에서 반려했다.

당시 ‘화차의 관계자는 처음부터 캐릭터를 설명하는 포스터로 쓰일 예정이었다”며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심의를 신청했고 반려됐다는 소식을 접했다. 전혀 문제 될 게 없고 재심할 계획도 전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많은 이들이 기대했던 김민희의 뒤태가 드러나는 포스터는 극장에서는 볼 수 없었다.

또한 배우 송강호와 김옥빈 주연의 영화 ‘박쥐 포스터도 뜨거운 관심과 함께 영등위에서 심의 반려를 받았다. 이 영화의 포스터 속에는 사제복을 입은 송강호의 목을 조르고 있는 김옥빈의 포즈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와 관련해 영등위는 김옥빈이 다리를 벌린 채 송강호의 목을 조르며 누워있는 것이 선정적이라고 설명하며 심의에서 반려했다. 이후 ‘박쥐측은 김옥빈의 다리를 수정한 후 완화된 포스터로 관객들과 만났다.

최근에는 심의와 더불어 배우 개인적으로도 노출 포스터로 인해 피해를 본 사례가 발생했다. 배우 유사라는 영화 ‘바캉스 포스터 속에서 빨간색 속옷만 입은 채 상반신을 노출한 뒤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특히 아찔한 볼륨 몸매는 많은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이후 누리꾼들 사이에서 노출 연기가 기대된다는 반응과 함께 이슈가 됐다.

하지만 유사라는 노출이 이슈가 되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영화 제목이나 포스터만 보고 절대 오해 말아주세요”라고 말문을 연 후 노리개처럼 메시지가 있다고 생각해서 출연 결심했던 거고 저는 노출신이 없어요”라며 ‘바캉스 포스터로 인해 불거진 노출연기 논란에 대해 해명하기도 했다.

이처럼 자신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파격적인 노출로 인해 개봉도 하기 전 피해를 본 유사라의 경우는 언제든지 다른 배우들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즉 다른 영화들과 차별화를 꾀하고 색다른 문구와 배우들의 포즈로 대중들의 눈을 사로잡는 시도는 좋으나 그 수위 조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과연 파격적인 포스터만큼 하반기 영화 시장에도 강인한 임팩트를 줄 수 있는 작품으로 자리 잡을지 기대해 본다.

안하나 기자 ahn1113@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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