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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호균의 PS관전평] `믿음의 배터리` 두산vs`경험 부족` LG
입력 2013-10-20 18:01 
두산 베어스가 LG 트윈스를 5-1로 꺾고 5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이날 두산은 중심타자 김현수와 홍성흔이 빠진 상황에서도 적극적인 플레이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두산 배터리 유희관과 최재훈은 환상의 호흡으로 상대 타선을 막았다. 3회와 4회에는 상대 번트작전을 막는 최재훈의 적극성과 유희관의 빠른 판단력으로 LG의 공격 흐름을 막았다. 포수 최재훈은 과감한 판단을 내렸고 투수 유희관은 포수의 사인을 믿고 던졌다.
반면 LG의 경기 내용은 보는 내내 답답한 야구를 했다. 프로 경기라고 말하기엔 내용적으로 창피한 플레이였다. 이날 경기는 가장 기본기에서 승패가 갈렸다.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4차전은 경기 흐름이 승패를 좌우했다. 사진(잠실)=김승진 기자
LG는 두 번 보내기 번트를 실패했다. 물론 감독 고유 권한에 의한 작전이었지만 번트 실패는 팀에 큰 타격을 입혔다. 선수들도 썩 잘 댄 번트가 아니었다. 3회 윤요섭과 4회 이병규(9번)의 번트 작전은 공격 흐름을 끊어버린 결정적 실패로 아쉬움을 남겼다.

LG의 결정적 패인은 야수들의 실책에 있었다. 야수들의 실책은 실점으로 직접 연결됐다. 단기전에선 절대 있어선 안 되는 실책이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수차례 나왔다.
1-1로 맞선 7회에 바뀐 포수 현재윤의 투수 컨트롤에도 문제가 있었다. 이전 이닝까지 무리 없이 공을 던지던 우규민은 몸 쪽 공에 부담을 느꼈다. 사이드암 투수가 라인에 바짝 붙어있는 우타자에게 던지는 몸 쪽 공은 대부분 타자 몸에 맞거나 투수가 포기한 상태에서 바깥쪽 공으로 바꾸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현재윤의 큰 움직임은 투수에게 부담을 안겼다. 또 이종욱 타석에서는 미숙한 블로킹으로 한 점을 내주는 빌미를 제공했다.
체력적으로는 두산이 더 힘들었으나, 준플레이오프에서 넥센을 꺾고 올라왔기에 분위기상 LG보다 부담이 적었다. 반면 LG는 11년 만에 가을야구를 하기에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심적 부담감으로 얽매여 있었다.
큰 경기의 경험은 무시할 수 없다는 말을 직접 보여줬다. LG는 득점 기회가 와도 그 흐름을 살리지 못하고 번번이 실패의 쓴 맛을 봤다. 물론 8회말 최준석의 홈런과 오재일의 그라운드 홈런과 같은 장타로 점수를 내줬지만 LG는 자기 포지션을 지켜내지 못해 경기를 힘들게 끌고 갔다.
눈에 보일 정도의 수비 실책은 팀에 트라우마를 입혔다. 매끄럽지 못한 경기는 팀 내 구멍을 드러내며 결국 좌절하고만 것이다.
[전 삼성·LG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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