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한미 FTA 의약품 협상 '난항'
입력 2006-12-06 11:07  | 수정 2006-12-06 13:34
한미 FTA 5차 협상 이틀째인 오늘은 무역구제와 자동차, 의약품 등 13개분과에서 협상이 진행됐습니다.
금융 분야에서 일부 진전이 있었지만, 의약품 분야에서는 미국측이 우리의 약가 적정화 방안에 대해 강한 불쾌감을 표시해 난항을 겪었습니다.
몬태나 현지에 가 있는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김형오 기자..


앵커1) 미국측이 '약가 적정화 방안'에 대해 강한 불쾌감을 표시해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구요?

그렇습니다.

협상 첫날 웬디 커틀러 미국 수석대표가 우리측의 약가 적정화 방안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한 데 이어 실무 협의에서도 이 문제가 최대 쟁점이 되고 있습니다.

약가 적정화 방안은 값이 싸고 성능이 좋은 신약만을 골라 건강보험 대상에 등재하고, 대상에서 제외된 신약은 보험처리를 해주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신약이 많은 미국측으로서는 이 방안이 자국업체들을 차별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는 것입니다.

전만복 의약품 분과장은 협상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미국측과 대화를 하기 어려울 정도로 협상이 어렵다고 토로했습니다.

한국 정부가 일하는 스타일이 외국업체들을 차별하는 것이라며 노골적으로 불신감도 나타냈습니다.

미국측은 약가 적정화 방안과 관련해 신약 등재시 자국 업체들을 차별하지 말 것과 신약의 최저가격보장, 그리고 약품 허가시 복제약과 신약의 차별을 없애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측은 약가 적정화 방안이 건강보험체계 유지와 재정건전성을 고려한 것으로 미국측의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앵커2) 무역구제 분야도 쟁점이 많았는데 어떻게 협상이 진행됐습니까?

반덤핑을 주로 다루는 무역구제 분야는 우리측이 공세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우리측은 기존의 14개 요구사항 가운데 미국이 수용할 만한 5개 요구사항을 선정해 내일까지 답변을 줄 것을 미국측에 통보했습니다.

덤핑판정시 다른 나라들과 함께 산업피해를 계산하는 방식에서 우리나라를 제외해 줄 것과 양국간 무역협력위원회 설치 등입니다.

이 가운데 무역협력위원회 설치를 제외한 4개 요구사항은 미국측이 법령을 수정해야 하는 만큼 올해 안에 합의를 이뤄내야 합니다.

따라서 분과별 협상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고위급 회담에서 이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농업분야에서는 미국측이 현재 40%인 쇠고기 관세를 없애줄 것을 요구했지만 우리측은 쇠고기가 민감품목인 만큼 수용이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했습니다.

협상의 걸림돌이었던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는 논의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양국 정부는 FTA 협상기간 동안 별도로 수입조건 완화 문제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자동차 분야에서는 미국측이 관세와 세제를 연계함으로써 협상이 난항을 겪었습니다.

우리측은 세제 분야는 FTA 협상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3)진통을 겪고 있는 분야도 있습니다만, 일부 합의가 이뤄진 분야도 있다구요?

그렇습니다.

금융서비스 분과에서 양측은 수출입적하 보험과 해상보험, 항공, 우주, 재보험 등 일부 보험시장을 개방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은 보험중개사들을 통해 미국 보험사에 보험을 가입할 수 있게 됐습니다.

우리측은 또 소비자 피해가 거의 없는 손해사정과 보험계리 분야를 전면 개방하기로 했습니다.

양측은 이와 함께 금융사고와 관련한 소비자 보호를 위해 양국 금융감독기관이 협력하기로 MOU를 체결했습니다.

양측은 그러나 외환위기와 같은 긴급상황시 국경간 거래를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단기 세이프가드 도입과 관련해서는 이견차를 보였습니다.

미국측은 한국이 외환보유고도 많은 만큼 단기 세이프가드를 도입할 필요가 없다며 반대했습니다.

이밖에 우체국 보험과 국책은행에 대한 한국정부의 특혜, 자산운용의 국경간 거래, 금융정보 처리 등에서도 이견차를 보였습니다.

내일도 13개 주요 분과에서 협상이 계속될 예정입니다.

지금까지 몬태나에서 mbn뉴스 김형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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