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미국 "쇠고기 개방해야 FTA 비
입력 2006-12-05 15:30  | 수정 2006-12-05 16:15
한미 FTA 5차 협상 첫날 미국은 예상대로 쇠고기 문제와 자동차, 의약품 등 모든 분야에서 공세적인 입장을 보였습니다.
특히 우리나라가 쇠고기 시장을 전면 개방하지 않을 경우 FTA 비준을 거부할 수 있다며 압박을 가했습니다.
미국 몬태나 현지에 가 있는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김형오 기자...

1)한미 FTA 5차 협상이 오늘 시작됐는데요. 미국측의 공세가 예상보다 더 거세다구요?

그렇습니다.

특히 미국측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를 FTA와 연계해 거론함에 따라 협상장 분위기는 상당히 얼어붙어 있습니다.

웬디 커틀러 미국측 수석대표는 오늘 기자 브리핑에서 미국산 쇠고기 문제는 FTA와 연계돼 있다고 못박았습니다.


웬디 대표는 FTA가 성공적으로 체결되고 양국 의회에서 비준을 받으려면 미국산 쇠고기가 완전히 한국시장에 수입되도록 전면 개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맥시 보커스 몬태나주 상원의원은 어제 양측 대표단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미국산 쇠고기는 안전하다며 한국이 두 차례나 수입물량을 반송조치한 데 대해 강한 불쾌감을 나타냈습니다.

보커스 의원은 미 상원 무역위원회 위원장으로 사실상 내정된 상태여서 보커스 의원이 실제로 FTA 비준 거부를 주도할 수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 김종훈 우리측 수석대표는 미국산 쇠고기 문제는 FTA 협상 대상이 아니라며 분명한 선을 그었습니다.

또 정부간에 FTA 협상이 타결되는 것과 이것이 양국 의회에서 비준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로 비준 문제 때문에 협상이 영향을 받아서는 안된다고 강조했습니다.

2)의약품 분야에서도 미국측이 강하게 불만을 제기했다구요?

그렇습니다.

웬디 커틀러 대표는 의약품 분야에 대한 우리측의 협상 태도에 대해 대단히 실망했다며 강한 불쾌감을 나타냈습니다.

웬디 대표는 한국 정부가 약가 적정화 방안을 만들면서 미국 등 다른 국가들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로 반영된 것은 없다며 한국이 갈길이 멀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김종훈 대표는 웬디 대표가 실망스럽다고 말한 것에 대해 역시 대단히 실망스럽다며 미국측의 공세에 정면으로 맞섰습니다.

김종훈 대표는 약가 적정화 방안이 우리나라의 특수한 건강보험체계를 유지하기 위한 재정 마련과 연계돼 있다며 미국측이 이를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에 대해서도 미국측은 FTA는 한미 양국에서 생산된 제품에 한정해야 한다며 역외가공방식을 인정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관심을 모았던 농산물 분야에서는 주로 곡물의 관세철폐 문제가 논의됐고, 쌀 등 다른 민감품목 얘기는 거론되지 않았습니다.

금융서비스 분과에서는 미국측이 금융감독당국의 투명성을 문제삼기도 했습니다.

양측의 몇몇 분야에서 팽팽한 신경전을 계속했지만 서비스 투자 분야 등 일부 분야에서는 합의가 이뤄지는 등 진전도 있었습니다.

3)내일은 어떤 분야에서 협상이 진행되는지요?

내일은 이번 협상의 최대 쟁점인 무역구제와 자동차, 의약품 분과 등 13개 분과에서 협상이 진행됩니다.

특히 무역구제는 양측이 협상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힌 분야인데요.

우리측은 덤핑 판정시 산업피해를 누적적으로 계산하는 규정에서 예외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또 무역구제협력위원회 설치도 제안했습니다.

이 부분은 현재 미국측이 수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덤핑 관세부과 유보조치 등 다른 대부분의 우리측 요구사항은 미국측이 난색을 표명하고 있어 협상의 진통이 예상됩니다.

자동차 분야에서는 미국측이 배기량 기준의 관세 철폐를 요구하던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남에 따라 협상의 실마리가 풀릴 것으로 보입니다.

의약품 분과는 앞서 말씀드린대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됩니다.

양측은 그러나 FTA 협상이 중반을 지난 만큼 인내심을 갖고 협상을 통해 최대한 이견차를 좁힌다는 계획입니다.

지금까지 몬태나에서 mbn뉴스 김형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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