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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전 10기’ 타운센드, 잉글랜드 구원할까?
입력 2013-10-15 12:13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세영 기자] 현재 잉글랜드 축구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스타가 있다면 단연 안드로스 타운센드(22·토트넘)일 것이다.
최근 물오른 기량으로 그의 주가는 폭등하고 있다. 소속팀 토트넘은 벌써부터 파격적인 주급 인상안을 내놓으며 그와 재계약을 노리고 있다.
올 시즌 토트넘으로 복귀한 타운센드는 레넌의 부상 공백을 완벽히 메우며 토트넘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타운센드는 잉글랜드의 월드컵 진출 사활이 걸린 지난 몬테네그로 전에서 국가대표로 첫 데뷔전을 치르며 1골 1도움까지 올렸다. 그의 전천후 활약 속에 호지슨 잉글랜드 감독도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타운센드는 지난 몬테네그로 전에서 1골1도움의 인상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그는 마지막 폴란드전 출전도 기대하고 있다. 사진=토트넘 홈페이지 캡처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얼마 안됐지만 그는 ‘반짝 스타가 아니다. 차근차근 한 발 한 발, 꾸준한 경기 출전을 위해 임대계약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의 최근 활약상에 힘입어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그가 거쳐 온 임대 팀들과 당시 성적들을 되짚었다. 더불어 주변 팀 동료들과 감독들의 인터뷰도 실었다.

타운센드의 나이는 22살에 불과하지만 그의 팀 적응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는 4년 간 무려 9번이나 유니폼을 갈아입으며, 임대신분으로 전전했던 경험이 있다. 그러나 ‘9전 10기만에 토트넘과 A대표팀에서 화려하게 비상하고 있다. 이제 영국언론들은 역경을 딛고 일어난 그가 ‘인생 최고의 순간을 의미하는 ‘클라우드 나인(Cloud 9)위에 올라 있다고 말한다.
그는 (위에서부터)밀월, 입스위치타운, 레이튼 오리엔트 등 9번이나 팀을 옮기며 임대생활을 경험했다. 사진= 토트넘 홈페이지 캡처

2008년 17살의 나이에 토트넘에 입단한 그는 이후 줄곧 ‘저니맨 또는 ‘슈퍼 임대생으로 살았다. 임대가 끝나면 원 소속팀으로 잠시 복귀했다가 곧바로 다른 팀으로 짐 꾸리기를 반복했다. 지금껏 여빌 타운(2009.03~2009.06/ 10경기 1골) → 레이튼 오리엔트(2009,08~2010.01/ 26경기 2골) → MK돈스(2010.01~2010.02/ 9경기 2골) → 입스위치 타운(2010.08~2010.12/ 15경기 1골) → 왓포드(2011.01~2011.02/ 3경기) → 밀월(2011.03~2011.05/ 11경기 2골) → 리즈유나이티드(2012.01~2012.02/ 6경기 1골) → 버밍엄시티(2012.02~2012.05/ 15경기) → 퀸즈파크 레인저스(2013.01~2013.05/ 13경기 2골) 등 주로 2-3부 리그와 프리미어리그 하위권 팀들을 차례로 방문했다.
그가 첫 임대로 몸담았던 여빌 타운의 테리 스키벌튼 당시 감독은 타운센드 덕분에 팀의 리그2(4부) 강등을 막을 수 있었다”고 전하면서 그는 항상 같은 모습을 유지했고, 그의 태도는 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회상했다.
타운센드는 지난 시즌 박지성과 함께 QPR에서도 맹활약을 떨쳐 국내팬들에게도 익숙한 선수다. 사진=사진제공=TOPIC/Splash News

타운센드는 지난 시즌 박지성이 몸담았던 퀸즈파크 레인저스(이하 QPR)에서도 홀로 맹활약을 펼쳐 국내 축구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그와 QPR에서 함께 뛰었던 베테랑 수비수 숀 데리는 팀이 안팎으로 혼란을 겪고 있을 때 그는 우리에게 빛이었다. 때때로 임대 선수들은 경기에서 당황하기 마련이지만, 활발한 움직임으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타운센드에게도 위기는 있었다. QPR 임대시절 축구경기 베팅 혐의로 지난 5월부터 한 달간 경기에 임하지 못하는 등 4개월간(남은 3개월: 2016년 7월 1일부터) 출전 정지 징계를 받기도 했다.
불미스러운 사건과 다소 굴욕적일 수 있는 임대 생활을 꿋꿋하게 버텨낸 타운센드는 이제 막 달콤한 열매를 따기 시작했다. 타운센드는 16일 새벽 4시(한국시각)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펼쳐지는 폴란드와의 월드컵 유럽예선 마지막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따돌리고 잉글랜드가 본선진출에 직행하려면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위기의 잉글랜드에게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것은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타운센드의 끊임없는 도전 정신일 것이다. 과연 그가 이번 폴란드 전에서도 잉글랜드를 또 다시 구원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mksports@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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