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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PO 5차전] ‘3번의 기회’ 왔지만...넥센의 드라마는 없었다
입력 2013-10-14 22:58 
[매경닷컴 MK스포츠(목동) 이상철 기자] 한 경기에 세 번의 기회는 온다.”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의 염경엽 감독이 정규시즌이 한창이던 어느 날 꺼낸 말이다. 선제 실점하며 끌려가도, 찾아올 세 번의 기회를 잘 살리면 이길 수 있다고 했다. 그의 발언대로 넥센은 그 기회를 잘 살려 이겼고, 사상 첫 포스트시즌까지 경험했다.
하지만 넥센의 가을야구는 조기 종료됐다. 넥센은 14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연장 13회 혈투 끝에 5-8로 패하며, 시리즈 전적 2승 3패로 탈락했다. 첫 2경기를 모두 잡고도 남은 1번을 못 이기고 3번을 졌다. 넥센은 2010년의 롯데 자이언츠에 이어 리버스 스윕의 희생양이 됐다.
넥센은 두산을 이길 기회가 분명 있었다. 그러나 뒤늦게 찾아온 득점 기회에서 딱 1번만 살렸을 뿐이다. 사진(목동)=김영구 기자
염경엽 감독의 생각대로 됐다. 많이 늦긴 했지만 넥센에게는 분명 기회가 왔다. 그리고 3번보다 더 많았다. 하지만 이를 살린 건 딱 1번이었다.
넥센은 이날 두산 선발 유희관의 구위에 철저히 눌렸다. 낙차가 크면서 스트리아크존 구석구석을 찌르는 공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8회 1사까지 사구 1개만을 기록했다. 23번째 타자인 김민성이 타구를 외야 좌중간으로 내보내면서야, 콱 막혔던 맥을 풀었다.

무기력하게 당하던 넥센은 0-3으로 뒤진 8회부터 기회를 만들기 시작했다. 첫 번째 기회는 놓쳤다. 8회 김민성과 강정호의 연속 안타로 무사 1,2루의 기회를 만들었지만, 후속타가 터지지 않았다. 이성열과 유한준은 내야 땅볼을 때리면서 찬물을 끼얹었다.
그러나 두 번째 기회는 절묘하게 살렸다. 허도환과 서건창이 두 번째 투수인 변진수로부터 잇달아 안타를 뽑아냈다. 8회에 이어 다시 무사 1,2루의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긴급 투입된 더스틴 니퍼트에게 연속 삼진을 당했지만, 박병호가 짜릿한 동점 3점 홈런을 날렸다.
흐름은 넥센에게 넘어갔다. 하지만 그게 다 였다. 꺼져가던 불씨를 다시 살려냈건만, 제대로 불태우지 못했다.
넥센은 연장 10회 1사 2루-연장 11회 2사 2루의 결정타를 때릴 기회가 분명 있었다.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냈지만, 박병호의 홈런 같은 극적인 장면은 연출되지 않았다. 후속타자는 침묵했고, 그렇게 승운은 점차 두산에게로 넘어갔다. 승부의 추가 완전히 기운 뒤인 연장 13회 2사 후에야 이택근의 2점 홈런이 터졌다. 너무 늦은 한방이었다.
늦긴 했지만 분명 기회는 찾아왔다. 그리고 결정적인 승부처에서는 두산보다 넥센에게 더 끝낼 기회가 많았다. 하지만 마지막 한방이 부족했다. 그렇게 넥센의 첫 가을야구는 종료됐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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