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세계 IB, 달러 약세·엔화 강세 전망으로 전환
입력 2013-10-13 17:06  | 수정 2013-10-13 17:24
3개월 전망치 100엔 밑으로…유로·달러 전망은 ↑

한때 달러 강세와 엔저 전망을 쏟아냈던 세계 투자은행(IB)들이 속속 달러 약세와 엔화 강세로 돌아서고 있습니다.

달러·엔 환율에 대한 단기 전망치를 달러당 100엔 아래로 낮춘 IB가 늘었고 유로·달러 환율 전망치는 훌쩍 올라갔습니다.

13일 국제금융센터와 블룸버그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지난 10일 달러·엔 환율의 향후 3개월 전망치를 달러당 105엔에서 98엔으로 낮췄으며 크레디트스위스도 2일 이 전망치를 105엔에서 95엔으로 대폭 내렸습니다.

현재 달러·엔 환율은 11일 오후 기준으로 98.58엔입니다.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 출범 이후 올해 5월까지 엔저가 파죽지세로 진행되자 세계 대형 IB는 대부분 연말까지 엔화가 달러당 100엔을 여유 있게 넘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러다가 한껏 올렸던 전망치를 도로 내리는 IB가 속속 생겨난 것입니다.

국제금융센터가 지난 7일 기준으로 집계한 14개 IB의 3개월 전망치 평균은 102.29엔으로 2주 전인 지난달 23일 집계한 평균치 103.07엔보다 낮아졌습니다.

6개월 전망치 평균도 105.17엔에서 104.50엔으로 내려갔습니다.

블룸버그가 조사한 76개 금융사의 올해 4분기 전망치 중간값 역시 11일 기준 101엔으로 한달 전의 103엔보다 뚝 떨어졌으며 내년 1분기 예상치 중간값도 105엔에서 103엔으로 낮아졌습니다.

2분기를 지나면서 미국 양적완화 축소 이슈가 외환시장의 변화를 주도한 가운데 일본 당국의 추가 부양책 부재로 환율이 한때 달러당 94엔대까지 떨어지는 등 엔저에 힘이 실리지 않자 IB들이 전망치를 현실화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달러·엔 환율 전망치를 낮추면서 "4월로 끝난 달러·엔 환율의 초기 상승세 이후 엔화가 넓은 범위를 움직여 온 주된 이유 중 하나는 아베 정부의 정책 스탠스가 상황을 앞서서 주도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게다가 최근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부분 업무정지)과 부채 한도 증액 협상 등 재정 이슈가 얽히자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출구전략을 예상보다 늦출 것이라는 관측으로 강달러·엔저에 대한 의구심이 늘었습니다.

IB들은 달러화에 대한 전망도 바꾸고 있습니다.

미국 통화·재정 정책에 따라 춤을 추는 달러화는 그동안 양적완화 축소를 앞둔 만큼 강세로 갈 것이라는 전망이 강했으나 재정 이슈가 고개를 들고 미국 경제 회복에 대한 불안감이 재차 생기자 분위기가 반전되었습니다.

7일 기준 국제금융센터가 집계한 14개 IB의 유로·달러 3개월 평균 전망치는 유로당 1.31달러로 2주 전 1.29달러보다 올라갔습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88개 기관의 4분기 전망치 중간값도 11일 기준 1.32달러로 한 달 전의 1.28달러에서 높아졌습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2일 이 전망치를 1.30달러에서 1.40달러로, 바클레이즈는 지난달 27일 1.27달러에서 1.32달러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유로·달러 환율이 11일 오후 현재 1.3544엔으로 여전히 전망치보다 높기는 하지만, 달러화의 단기 약세를 점치는 시각이 늘어난 것입니다.

소시에테제네랄은 보고서에서 "내주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 한도가 증액돼 디폴트(채무불이행)를 피하고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는 내년으로 미뤄질 것"이라며 "향후 3∼12개월의 달러화 강세 관점은 유지하지만, 단기간에는 하방으로 변동성이 심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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