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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호균의 PS관전평] 자멸한 두산, 김선우 교체순서 아쉬웠다
입력 2013-10-09 19:01  | 수정 2013-10-09 19:22
준플레이오프 2차전은 결과적으로 내용만 보면 두산이 완벽하게 자멸한 경기다. 어제 경기도 그런 모습을 보여줬지만 오늘 상황은 더욱 심했다. 특히 김선우의 교체 순서와 시기가 아쉬웠다.
선두타자 볼넷으로 양 팀의 점수들이 모두 나왔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여러 차례 결정적인 베이스러닝 미스가 경기의 흐름을 끊었다. 대표적으로 정수빈이 7회 안타에 이은 실책으로 2루까지 내달리다 횡사를 당해 경기의 흐름이 끊긴 상황이다. 클린업트리오와의 연결성을 고려하면 조금 더 침착한 플레이가 필요했다. 김현수가 본래 자기 포지션이 아니라고 할지라도 수비가 아쉬웠다. 또한 오현택은 그런 견제가 과연 필요했는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 두산이 2패 이후 잠실로 이동해서 자신들만의 야구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김현수의 활약이 절실하다. 김현수가 1번만 찬스를 살려줬다면 개인의 활약이 아닌, 팀의 구심점으로서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부담감이 적은 타순으로 옮기거나 익숙한 3번 타순으로의 이동도 고려해볼만할 것 같다.
홍상삼이 8회 세 번의 폭투를 범한 이후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목동)=김재현 기자
두산 불펜의 취약함이 다시 드러났다. 8회 홍상삼의 3번의 폭투는 한 번 더 스스로 제구력이라는 측면을 원점에서 생각을 할 필요가 있다. 개인의 흔들림이 아니라 팀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결과로 나타났기에 더욱 치명적이었다. 투수교체 시기와 순서도 아쉬움이 남는다. 경험이 많고 노련한 김선우를 조기에 투입하는 것이 더 좋은 결과를 불러올 가능성이 높았다. 오히려 2번째나 3번째 투수로 나왔다면 더 효과적이었을 것이다. 젊은 투수들이 짊어진 부담감이 컸다.
어제 경기에 이어서 오늘도 두 팀 모두 마지막에 투수들이 무너졌다. 클로저가 불안하다는 것은 넥센과 두산이 마찬가지다. 쫓아갈 수 있다는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넥센과 두산 타자들 모두 더 큰 점수로 달아나야 한다는 부담감에 지배당할 수 있다.

오늘 경기는 두산이 쉽사리 해답을 찾기 힘들 정도로 완벽하게 자멸한 경기였다. 특히 흐름이 극히 좋지 않다. 앞으로 벤치와 선수들의 긴장감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부담감을 내려놓고 생각하는 플레이를 하려고 애쓰는 수밖에 없다.
넥센 역시 전체적인 플레이는 아쉬움이 남았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는 인상이 보인다. 특히 팀에서 가장 신뢰하는 클로저가 무너졌음에도 경기를 뒤집을 수 있는 저력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선발에서 구원투수로 이어지는 과정들이 매끄럽지 않지만, 팀에 힘이 생겼다는 부분이 그런 것이다.
분위기상 넥센이 많이 유리해졌다. 두산으로서는 잠실로 돌아가서 3차전을 치르는 만큼, 많은 변화를 통해 반전을 노릴 수밖에 없게 됐다.
[전 LG·삼성 투수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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