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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전 강자 두산, 반전 경험 되살려라
입력 2013-10-09 07:58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준플레이오프 1차전서 패했다. 단기전 강자의 경험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
두산은 8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3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넥센 히어로즈에 3-4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역대 준플레이오프에서 1차전에서 먼저 승리를 챙긴 22팀 중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경우는 19차례다. 확률로 따진다면 무려 86.3%. 1차전 많은 경험이라는 이점을 살리지 못하고, 부담감에 자멸한 듯한 두산이었으나 경험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특히 현 두산 선수들은 이미 과거에 이런 불리함을 뒤집은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 패배팀이 시리즈서 역전 승리를 거둔 경우는 총 3번으로 그 중 2번이 두산이다. 두산은 2009년 준PO서 1차전 패배 후 2~4차전을 연거푸 승리했고, 2010년 준PO에서는 1,2차전을 연거푸 내줬지만 3~5차전을 모두 승리하는 저력으로 리버스 스윕을 달성했다. 당시 주역들은 여전히 두산의 주축 선수로 뛰고 있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 패배로 벼랑에 몰린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단기전 강자의 면모다. 8일 준PO 1차전서 패한 두산 선수단이 허탈한 표정을 짓고 있다.사진=김재현 기자
사실 두산은 준플레이오프서 매우 강했다. OB시절까지 포함하면 역대 전적은 12승 10패로, 13승의 삼성에 이어 2번째로 승리가 많다. 7번의 시리즈서 플레이오프로 진출한 경우는 4번인데, OB에서 두산으로 승계된 2000년대 이후는 5번 중 4번이나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두산으로서는 지난해 롯데에게 1승3패로 물러난 것이 쓰라린 경험의 전부다.

플레이오프서도 26승으로 최다승을 기록중인 두산이기에 더더욱 ‘단기전의 강자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다. 그럼에도 1차전만 놓고 보면 두산의 경험이라는 강점은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그렇다한들 그 저력을 무시할 수 없다. 큰 경기서 미치는 선수가 나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그만큼 경험 많은 선수들이 안정적으로 팀을 이끌어주는 것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큰 경기 경험을 야구계에서 중요시하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그동안 해왔던 것들을 평상시처럼 더욱 잘해내는 것은 ‘이미 많이 해 본 선수들이 더 익숙한 까닭이다. 넥센은 1차전 패기로 두산을 눌렀다. 하지만 냉정히 말해 두 팀 모두 찬스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완성도 면에서 약점을 드러냈고 자신들의 야구를 하지 못했다. 2차전 선발 매치업부터 분위기, 확률까지 정황들은 넥센에 손을 들어주고 있지만 안심할 수 없는 이유기도 하다.
결국 이후 시리즈의 승부의 향방도 실수를 줄이는 팀, 적은 찬스를 잘 살려내는 팀,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는 팀 쪽으로 쏠릴 가능성이 높다. 두산으로서는 이제 그 몸의 기억들을 떠올려야할 시점이 왔다.
[one@maekyu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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