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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류 내야 수비, ‘커쇼의 투혼’ 망쳤다
입력 2013-10-08 12:55 
[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3일 휴식 뒤 등판을 자처한 클레이튼 커쇼의 투혼은 아름다웠다. 그러나 내야 수비가 이를 망치고 말았다.
커쇼는 8일(한국시간)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4차전 경기에서 선발 등판했다. 1차전에서 이미 120개가 넘는 공을 던졌던 그는 시리즈를 마무리 지으라는 특명을 받고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커쇼는 이날 6이닝 3피안타 1볼넷 6탈삼진 2실점(비자책)을 기록했다. 투구 수는 91개를 기록했다.
3일밖에 쉬지 않았지만, 마치 4~5일을 푹 쉬고 나온 선수처럼 여전히 날카로운 모습이었다. 패스트볼 구속은 94마일에 달했고, 주 무기인 커브도 예리했다. 5회까지 루킹 삼진 3개를 포함 5개의 삼진을 잡으며 상대 타선을 묶었다. 투구 수도 5회까지 79개로 오히려 1차전 때보다 더 조절이 잘됐다.

클레이튼 커쇼가 4회 2실점을 내준 뒤 더그아웃에서 소리를 지르고 있다. 사진(美 로스앤젤레스)= 한희재 특파원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 수비 실책이 나오며 잔치를 망치고 말았다. 징조는 1회에 나왔다. 1루수 아드리안 곤잘레스가 첫 타자 제이슨 헤이워드의 평범한 땅볼을 뒤로 흘리며 출루를 허용했다. 커쇼가 후속 타자를 삼진과 범타 처리하며 실점은 막았다.
진짜 문제는 4회 터졌다. 무사 1루에서 에반 개티스가 1루수 정면으로 가는 타구를 쳤고, 1루수 아드리안 곤잘레스가 이를 잡아 2루에 먼저 아웃시킨다는 것이 송구 에러가 나왔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이 되어야 할 것이 무사 1, 2루 위기가 되고 말았다. 공식 기록은 1루수 실책으로 나왔지만, 2루 베이스 커버가 늦은 유격수 핸리 라미레즈도 책임을 피하기 어려웠다.
결국 커쇼는 크리스 존슨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하며 첫 실점을 내줬다. 문제는 계속됐다. 이번에는 2루수 마크 엘리스였다. 커쇼가 안드렐톤 시몬스를 상대로 3루 앞 땅볼을 유도했고, 이것이 3루-2루-1루로 이어지는 병살타가 되는 것이 정상이었지만, 2루수의 송구가 나쁘면서 1루에서 세이프가 되고 말았다. 그 사이 3루 주자는 홈인, 2-2 동점이 됐다.
칼 크로포드의 홈런 2개로 기선을 제압한 다저스는 마이너리그에서도 보기 힘든 내야 수비가 연달아 나오며 허무하게 동점을 내주고 말았다. 커쇼의 투혼도 그렇게 빛이 바래고 말았다. 커쇼는 팀이 2-2로 맞선 7회 마운드를 로날드 벨리사리오에게 넘겼다.
[greatnem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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