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오늘’을 통해서 ‘내일’을 만들어가는 성남
입력 2013-10-08 06:34 
[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안익수 성남 감독은 축구계의 대표적인 ‘언어 연금술사이다. 달변의 수준을 뛰어넘는 은유적 표현에 놀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성남시가 구단 인수를 결정한 뒤 첫 경기였던 6일 제주전에서도 안 감독은 의미심장한 발언을 전했다.
제주도 성남도 지닌 전력을 생각할 때 하위그룹에 어울리지 않는 팀이다. 그룹B에서 다른 팀들과 압도적인 격차를 보이고 있다. 하위그룹 선두인 8위 성남의 승점은 52점이고 9위 제주는 48점. 10위 전남(34점)과도 15점 이상이고 최하위 대전의 16점을 생각하면 대단한 차이다.
안익수 성남 감독은 ‘오늘이 없으면 내일이 없다는 말로 현재에 최선을 다해 충실해야한다는 뜻을 밝혔다. 시민구단 전환을 앞두고 일리 있는 주장이다. 사진= MK스포츠 DB
하지만, 아무리 잘해도 이들이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고지는 8위다. 동기부여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들이 나오는 이유다. 관련해 제주의 박경훈 감독은 ‘내일을 통해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었다.
박 감독은 남은 경기는 지금까지 경기에 잘 출전하지 못했던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를 많이 주고자 한다. 오늘의 실패가 동기부여였다. 축구 올해만 하고 말 것은 아니잖는가. 선수들에게 너희들의 재능을 키우는 것에 집중하라고 주문하고 있다”는 뜻을 전했다. 젊은 선수들, 비주전급 선수들을 성장시켜 내일을 도모하는 포석이었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안익수 성남 감독은 정반대의 뜻을 품고 있었다. 제주가 1.5군을 활용하는 것과 달리 성남은 계속해서 베스트 멤버를 내세우고 있다. 안 감독은 ‘오늘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이때 안 감독의 화술이 빛이 났다.
안익수 감독은 우리의 브랜드 가치창출을 위해서는 지금 좋은 모습을 보여야한다. 우리와 제주는 입장이 다르다. 제주처럼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은 팀은 내일을 도모할 수 있으나 성남은 다르다. 우리는 오늘이 없으면 내일이 없다”는 말로 현재에 최선을 다해 충실해야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선수들에게 우리의 가치를 높여서 관심의 대상이 된다면 그 가치에 대한 보상이 따른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반대로 가치가 떨어진다면 관심도 떨어지게 마련이고 그러면 피해로 돌아온다고 말하고 있다”는 말로 ‘오늘에 집중해야하는 이유를 덧붙였다. 시민구단 전환을 둘러싼 각오도 비슷하다. 내일을 위해서는 지금부터 변해야한다는 목소리였다.
안익수 감독은 (성남시의 인수결정은)1차 목표가 이뤄진 것뿐이다.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지금까지의 시민구단들이 좋지 않은 선례를 남겼던 것을 거울삼아 잘 준비해야한다”면서 개선해야할 점들을 파악하고 감독 선수 프런트 모두 각자 역할에 대해 고민해야한다.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구단이 되어야한다”는 말로 시민구단 전환 자체에 들뜨지 말고 더 노력해야한다는 뜻을 전했다.
내일을 보는 박경훈 감독이 틀리고 오늘을 말하는 안익수 감독이 옳은 것은 아니다. 이건 다름의 문제다. 다만 현재 성남의 상황을 볼 때는 ‘오늘을 통해서 ‘내일을 만들어가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다. 멤버들이 크게 바뀌면서 스쿼드가 새로워졌고 이제는 새로운 시민구단으로의 전환까지 앞두고 있다. 성남의 내일이 달라지려면, 내일부터 노력해서는 곤란하다. 오늘을 투자해야 내일이 있다는 안익수 감독의 주장은 일리 있다.
[lastuncle@maekyung.com]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