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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홈런’ 추신수, 8년의 기다림은 짧지만 강렬했다
입력 2013-10-02 12:28  | 수정 2013-10-02 13:01
[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2005년 빅리그 진출 이후 8년 만에 가을야구의 꿈을 이룬 추신수(31, 신시내티 레즈)의 가을야구는 너무도 짧게 끝났다. 그러나 팀 내에서 홀로 빛난 추신수는 첫 포스트시즌에서 홈런을 터뜨리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신시내티는 2일(한국시간) 미국 PNC파크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2013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 원정경기 단판 승부에서 2-6으로 완패했다. 신시내티는 이날 패배로 포스트시즌을 짧게 마감했다.
신시내티 레즈의 톱타자 추신수가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8년 만에 가진 첫 포스트시즌에서 홈런을 터뜨리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사진=MK스포츠 DB
한국인 메이저리그 타자로는 최초로 1번 중견수로 선발 출장한 추신수는 3타수 1안타(1홈런) 1사사구 2득점 1타점을 폭발시켰다. 추신수가 이날 기록한 스코어는 모두 한국인 최초의 기록이다. 또 이날 좌완 상대 징크스도 훌훌 털어냈다. 올 시즌 21개의 홈런 중 좌완을 상대로 단 1개의 홈런도 기록하지 못했던 추신수는 포스트시즌에서 좌완을 상대로 홈런을 쏘아올리며 자신의 단점 하나를 또 줄였다.
경기 초반은 아쉬웠다. 피츠버그 좌완 선발 프란시스코 릴리아노를 공략하지 못한 것이 뼈아팠다. 추신수는 좌완에 유독 약했다. 올 시즌 좌투수를 상대로 타율 2할1푼5리로 부진했고, 정규시즌 21개의 홈런도 모두 우투수를 상대로 때려냈다. 좌완 징크스는 포스트시즌에서도 이어졌다.

반면 릴리아노는 올 시즌 피츠버그의 에이스. 26경기서 16승8패 평균자책점 3.02를 기록하며 팀 내 다승-평균자책점 부문 1위를 차지했고, 좌타자를 상대로 1할3푼1리의 피안타율을 올리며 홈런은 단 1개도 허용하지 않은 좌타자 킬러였다.
추신수는 최고의 피칭을 선보인 릴리아노의 슬라이더를 공략하지 못하고 고전했다. 1회초 첫 타석 헛스윙 삼진으로 허무하게 물러났다. 0-3인 4회초 두 번째 타석에서는 몸에 맞는 공으로 첫 출루에 성공했다. 3회까지 단 한 명의 타자를 내보내지 않은 릴리아노의 퍼펙트 피칭을 깬 의미있는 출루였다. 이어 추신수는 라이언 루드윅의 안타 때 2루까지 진루한 뒤 2사 후 제이 브루스의 좌전 안타 때 홈을 밟아 포스트시즌 첫 득점에 성공했다. 추신수는 1-5로 벌어진 6회초에도 릴리아노와 세 번째 맞대결에서 투수 앞 땅볼로 물러났다.
추신수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진가를 마음껏 발휘했다. 1-6인 8회초 1사 주자가 없는 상황서 네 번째 타석에 들어선 추신수는 두 번째 좌완 투수 토니 왓슨을 상대로 비거리 110m짜리 우월 솔로포를 터뜨리며 추격에 나섰다.
그러나 신시내티는 추신수를 제외하고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추가점을 뽑지 못하고 포스트시즌을 마감했다. 가을야구는 아쉽게 끝났지만, 추신수만 웃을 수 있는 단판 승부였다. 자유계약(FA)을 앞둔 추신수로서는 자신의 몸값을 치솟게 할 확실한 시즌 마무리였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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