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MK인터뷰] 손흥민 “1골 더 넣고 한국 갈게요”(下)
입력 2013-10-01 06:43  | 수정 2013-10-01 09:28
[매경닷컴 MK스포츠(독일 레버쿠젠) 이상철 기자] 30일(한국시간) 홍명보호 4기 명단이 발표됐다. 큰 변화의 바람은 불지 않았다.
뽑힐 선수는 다 뽑혔다. 박주영(아스날)을 제외하고 유럽 무대에서 뛰는 선수도 대다수 선발됐다. 독일 분데스리가 4총사도 모두 호출됐다. 지난 9월 홍명보호의 첫 부름을 받았던 손흥민(레버쿠젠)도 이름을 올렸다. 1달 만에 A대표팀 합류를 앞둔 손흥민을 독일 현지에서 만났다.

▲설레는 네이마르와 첫 대결
홍명보호 데뷔는 강렬했다. 손흥민은 9월 6일 아이티전과 10일 크로아티아전을 통해 유럽 무대에서 배우고 갈고 닦은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오는 12일 브라질과의 첫 대결을 갖는 손흥민은 설렘과 기대로 가득하다. 사진(독일 레버쿠젠)=김영구 기자
아이티전에서 2골을 몰아쳤다. 시원한 중거리 슈팅으로 선제 결승골을 터뜨리더니, 재치 넘치는 침투로 쐐기골까지 넣었다. A매치 3,4호 득점이자 A매치 첫 멀티 득점이었다.

그리고 단번에 홍명보호 최다 득점자가 됐다. 홍명보호 출범 이래 6경기에서 6골이 터졌고, 2골은 손흥민이 기록했다(남은 4골은 이근호(상주)가 2골을, 윤일록(서울)-구자철(볼프스부르크)이 1골씩 넣었다).
다만 홍명보호의 골 가뭄이 심하다. 4골을 몰아친 아이티전을 제외한 5경기에서 2골만 넣었다. 원톱 부재 논란이 끊이지 않았는데, 홍명보 감독은 이번에 새로운 대안을 따로 뽑지 않았다. 기존 자원을 가지고 나가겠다는 의지다.
자연스레 손흥민에게 거는 기대와 관심은 더욱 커졌다. 그리고 세계 최강 가운데 하나인 브라질과 11년 만의 재대결에서 한국축구의 자존심을 세워주기를 바라고 있다. 손흥민 역시 네이마르(바르셀로나)와 맞대결에 설레고 있다.
손흥민은 한국에 돌아가는 게 기대가 크다. 네이마르는 정말 대단한 선수다. 네이마르를 비롯해 좋은 선수들과, 세계적인 팀과 겨룰 수 있다니 흥분된다. (A대표팀에게도)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라고 밝혔다.
한국은 1999년 잠실에서 김도훈의 결승골로 브라질을 1-0으로 꺾은 뒤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브라질이 내년 자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의 우승후보로 꼽히지만, 손흥민은 해볼 만하다고 자신감이 넘친다. 손흥민은 우리 홈에서 열리는 경기다. 세계적인 강팀이라고 겁먹지 말고, 우리만의 플레이를 잘 한다면 충분히 (이길)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몸 상태도 좋다. 손흥민은 최근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올리며 감각도 끌어올렸다. 어디 아픈 데도 없다. 손흥민은 A대표팀 소집 전 2경기(UEFA 챔피언스리그 소시에다드전-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전)가 남아있다. 합류 전까지 잘 준비해야 한다. (남은 경기에서)1골만 더 넣으면 좋을 것 같다”라며 활짝 웃었다.

손흥민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UEFA 챔피언스리그 데뷔 경기를 가졌다. 도움을 올렸지만, 스스로도 만족스러운 경기력은 아니었다. 사진(독일 레버쿠젠)=김영구 기자
▲데뷔 같지 않았던 ‘꿈의 무대 데뷔
손흥민은 지난 여름 함부르크를 떠나 레버쿠젠으로 이적했다. ‘함부르크의 보석으로 불렸던 그는 지난 시즌 12골을 터뜨리며 진가를 발휘했다. 그리고 더 큰 도전을 위해 한 단계 위의 팀으로 옮겼다. UEFA 챔피언스리그에 나가면서 우승을 노릴 수 있는 팀이 첫 조건이었다. 그렇게 레버쿠젠으로 왔다.
손흥민은 레버쿠젠에 오니 정말 모든 게 좋다. (함부르크보다)팀 전력도 강하고, 뛰어난 선수들도 많다. 감독님도 좋으시고, 훈련 시설이나 훈련 프로그램 등 운동하는데 좋은 환경을 갖췄다”면서 (유럽 클럽 대항전 참가로)경기수도 많아졌다”라고 했다.
그의 말대로 레버쿠젠에 입단하면서 손흥민은 함부르크에서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세계를 경험했다. ‘꿈의 무대로 불리는 UEFA 챔피언스리그였다. 지난 17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포드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잊지 못할 첫 경기를 치렀고, 의미있는 첫 공격포인트(시몬 롤페스의 동점골 도움)까지 올렸다.
그러나 웨인 루니를 막다가 경고를 받았으며, 체력 저하로 기량을 마음껏 펼치지 못했다. ‘키커를 비롯해 독일 언론의 혹평도 쏟아졌다. 팀도 2-4로 패하면서 기쁨보다 아쉬움이 더 컸던 UEFA 챔피언스리그 데뷔전이었다.
며칠이 지났지만, 손흥민은 아쉬움이 진하게 남았다. 축구선수와 축구팬을 설레게 만드는 마법 같은 UEFA 챔피언스리그의 공식 주제곡인 ‘UEFA Champions League Anthem가 울려 퍼졌음에도 제대로 들리지가 않을 정도였다. 손흥민은 (UEFA 챔피언스리그)데뷔라, 그다지 데뷔 같지 않은 경기였다”고 한숨을 쉰 뒤 큰 대회이고 큰 무대였다. 나도 모르게 긴장을 했다. 체력까지 딸렸다. 내가 가진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라며 아쉬워했다.
직접 부딪혀 보니 맨유가 강했냐고 물으니,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손흥민은 겨뤄보니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상대였다. 다만 그 날 나는 물론 팀 전체적으로 부진했다. (4일 뒤)마인츠전 같은 경기력을 펼치고 또 겁 없이 덤볐다면 꺾을 수 있었다. 다음 맨유와의 홈경기(11월 27일)가 남아있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rok1954@maekyung.com]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