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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앞’에서 펼쳐질 구자철의 ‘카멜레온 변신’
입력 2013-10-01 06:34  | 수정 2013-10-01 07:04
[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대표팀의 팔방미인 구자철이 이번에는 맞는 옷을 입을 수 있을까. 일단 홍명보 감독은 구자철의 소속팀 볼프스부르크에서의 옷이나 자신이 선호하는 옷과는 다른 옷을 입힐 것으로 보인다. 공격수로의 전진배치다.
홍명보 감독이 9월30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오는 10월12일 브라질(서울월드컵경기장) 15일 말리(천안종합운동장)와의 평가전에 출전할 25명의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홍명보 감독의 선택은 공격수였다. 구자철은 소속팀보다도, 자신의 선호도보다도 전진 배치될 공산이 크다. 사진= MK스포츠 DB
대부분의 스포트라이트는 기성용의 첫 발탁과 박주영의 제외에 맞춰졌다. 홍 감독은 영국에서 기성용을 직접 만났는데 지난 불미스러운 사건에 대해서 충분히 반성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 진정성을 운동장에서 충분히 보여줘야 할 것”이라는 말로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반면 박주영에 대해서는 예외를 적용하기에는 경기에 나가지 못하고 있는 시간이 너무 길다”는 말로 다시금 제외한 이유를 밝혔다.
워낙 ‘뜨거운 감자로 분류됐던 두 선수이기에 미디어의 관심도 팬들의 시선도 집중됐던 사안이다. 때문에 명단발표 속 흥미로운 포인트가 수면 위로 떠오르지 못했다. 지난 9월 아이티 및 크로아티아와의 평가전에서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시켰던 ‘구자철 위치에 대한 홍명보의 선택이다. 결국 최전방을 염두하고 있는 뉘앙스다.

구자철은 지동원(선덜랜드) 이근호(상주상무)와 함께 FW로 분류됐다. 구분한 포지션이 꼭 고정된 자리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홍명보호 4기 명단을 살필 때 구자철의 FW는 연관이 없어 보이지 않는다. 25명의 명단 중 전문 ‘원톱 감이 지동원 밖에 없는 상황이고, 홍 감독의 입을 통해서도 어느 정도 복안이 공개됐다.
홍 감독은 명단을 발표하며 공격진이 계속 실패하고 있지만 열정과 용기를 잃으면 안 된다. 어떤 선수들을 어떻게 배치하는 게 좋을 지 지속적인 훈련과 경기를 통해 만들어 가야한다”면서 지동원 이근호 구자철과 측면에서의 누가 나섰을 때 어울리는지, 소집 이후 (훈련을 통해)파악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구자철을 공격수로 발탁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구자철은 지난 9월 아이티전과 크로아티아전에서 전방 공격수로서의 가능성을 테스트 받았다. 아이티전은 후반 시작과 함께 투입돼 45분을 뛰었고 크로아티아전 역시 후반부터 보직이 공격수로 변경됐다. 원톱으로 선발 출전했던 지동원(아이티전)과 조동권(크로아티아전)이 모두 실망스런 경기력을 보여 구자철이 전진 배치된 변화였다.
크로아티아전에서는 조타수 역할을 담당하는 중앙 수비형MF로 선발 출격했다가 후반에 원톱으로 변경된 경우다. 당시 구자철이 허리라인으로 배치됐던 것은, 아이티전에서 4-1 대승을 거뒀지만 내용적으로는 가장 불만스러웠다는 분석 때문이었다. 하지만 수비형MF는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 어색한 모습이었다. 한국을 떠나며 구자철 역시 잦은 포지션 변경에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아쉽지만 이번에도 변화 폭은 크다.
스스로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는 것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볼프스부르크에서는 보다 뒤쪽에서 움직인다. 그러나 홍명보호에서는 소속팀보다, 자신의 선호도보다 더 전진 배치될 공산이 크다. 또 옷을 갈아입어야하는 상황이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일단 경험을 한 번 해봤다는 것이다.
구자철은 지난 9월25일 독일 현지에서 진행된 MK스포츠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그때(평가전) 심리적으로 여유가 없어 잘 적응하지 못한 것 같다. 하지만 그런 과정도 겪으면서 성장하는 것이다. 여러 포지션을 뛰며 많이 배웠고 여러 가지 생각을 할 수 있었기에,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늘 씩씩하고 당당해 듣는 사람에게 듬직한 믿음을 주는 구자철이 ‘고육책을 ‘기막힌 한수로 만들 수 있을까. 박주영이 아직 방황하고 있으며 지동원은 실전경험이 많이 떨어진 상태에서, 구자철의 ‘카멜레온 변신 성공여부는 홍명보호의 중요한 열쇠다.
[lastuncl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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