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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망주 껍질 벗은 송창현, 7이닝을 책임져라
입력 2013-09-28 08:01  | 수정 2013-09-28 10:13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유망주의 껍질을 벗고 있는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좌완투수 송창현의 올해 과제 중 하나는 선발로서의 자신의 완성도를 증명하는 것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이 안정적인 시종여일(始終如一)의 호투를 펼쳐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한화의 히트상품으로 떠오른 송창현은 28일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로 등판한다. 지난 선발 4경기서 평균자책점 1.44(25이닝 4자책)로 호투하고도 3패만을 안은 아쉬움을 풀 수 있는 기회다.
최근 모습만 놓고 보면 송창현의 트레이드는 성공작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송창현은 2013신인드래프트를 통해 롯데에 지명된 이후 다시 장성호(롯데)와 1대1 맞트레이드로 한화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프로에 첫발을 내딛은 올해,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28경기서 2승7패 평균자책점 3.88을 기록 중이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좌완투수 송창현의 다음 과제는 7이닝을 소화하는 것이다. 사진=MK스포츠 DB
특히 최근 6경기서는 평균자책점 1.64로 자신의 잠재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선발 등판서 완연하게 자신감을 찾은 모습. 빠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는 부분도 고무적이다. 그렇다면 남은 과제는 무엇일까. 1회와 중심타선 약세를 벗어나 7이닝 이상을 소화할 수 있는 완성형 투수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일이다.

송창현은 올해 1할9푼1리의 준수한 피안타율을 기록중이다. 하지만 1회 피안타율은 2할4푼4리로 가장 나쁘다. 특히 가장 많은 10개의 볼넷을 허용하며 흔들렸다. 경기 초반 제구와 감각이 올라오기 전까지 송창현이 고전했다는 뜻이다.
특히 송창현은 1회 가장 많은 231구를 던졌는데, 올해 선발 경기당 평균 4이닝밖에 소화하지 못한 결정적인 이유가 1회에 공을 많이 던진데 있기도 하다. 최근에는 초반 난조를 조금씩 극복해가고 있는 모습. 득점 지원이 많지 않은 한화의 특성상 스스로 조급해지거나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경기 초반을 깔끔하게 넘길 필요가 있다.
송창현의 다른 약점 중 하나는 기복이 있었다는 점이다. 중심타자들을 상대로 특히 약했다. 올해 송창현은 16구에서 30구, 46구와 60구를 던지는 구간에서 고전했다. 실제로 송창현은 1회 볼넷을 허용하거나 장타를 맞거나 흔들리면 그 이후 타자들을 잡아나가며 아웃카운트를 늘리는 과정에서 많은 안타와 장타를 내줬다. 4개의 2루타와 3개의 홈런을 허용하는 등 피장타율이 5할1푼으로 급등했다.
46구와 60구 사이의 구간도 마찬가지다. 타순이 돌아 상위 타선과 중심타선을 다시 상대했을 때 피안타율이 2할5푼, 피장타율이 6할1푼1리로 껑충 뛴다. 4~6번 타순을 상대로 올해 허용한 7개의 피홈런 중 6개를 내준 것은 상대성 측면에서는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선발투수라면 반드시 넘어야할 숙제다.
또 하나 의미 있는 숫자는 7이다. 올해 송창현의 최다 이닝은 6⅔이닝으로 최근 두 차례 기록한 바 있다. 6이닝 3자책 이하의 퀄리티스타트를 선발투수의 미덕으로 여기는 시대가 됐지만, 긴 이닝을 소화하는 선발투수의 가치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한화 코칭스태프는 송창현에게 아직 긴 이닝을 맡기지 않고 있다. 하지만 애초에 경기 초반 난조와 중심타자를 상대로 고전했던 약점을 이겨내지 못하면 7회를 소화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송창현이 7회 이상을 책임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면 이는 또 하나의 껍질을 깨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스스로에게는 자신감을, 코칭스태프와 팬들에게는 신뢰를 남길 수 있다.
송창현의 이번 등판은 경기 일정상 마지막 등판이 될 가능성도 있다. 산술적으로 10월 3일 LG전이나 5일 넥센전에서 1번 더 등판할 수도 있지만 확정된 것은 없다.
지금 분명 송창현은 희망이다. 하지만 송창현이 꾸준히 안정감을 보여줄 수 있다면 새 바람은 돌풍이 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on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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