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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인터뷰] ‘고향’에 돌아온 박지성 “바뀐 건 내 나이뿐”(上)
입력 2013-09-28 06:34  | 수정 2013-09-28 15:40
[매경닷컴 MK스포츠(네덜란드 에인트호벤) 이상철 기자] 지난 여름 박지성의 PSV 에인트호벤 복귀 소식은 큰 이슈거리였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하며 유럽 무대에서 성공시대를 열 수 있도록 터전을 마련했던 곳으로 8년 만에 돌아왔다. 박지성은 에인트호벤을 ‘고향이라고 표현했다. 고향땅을 다시 밟은 박지성을 26일(이하 현지시간) 에인트호벤의 훈련장인 데 헤르트강에서 만났다.

▲꿈꿨던 PSV행, 현실이 되다
에인트호벤 현지에서 박지성에 대한 기대와 관심은 매우 컸다. 네덜란드 현지 언론은 박지성에 대해 정말 뛰어난 능력을 갖췄으며, 훌륭한 선수다”라고 호평하며, 젊은 에인트호벤의 성장을 도울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에인트호벤 팬들 역시 박지성을 향해 엄지를 치켜들었다. 또한, 경기장이나 훈련장이나 그의 사인을 받고자 하는 팬들로 항상 북적거렸다.
박지성은 8년 만에 에인트호벤에 돌아왔다. 고향 같은 에인트호벤은 바뀐 게 거의 없었다고 했다. 익숙하고 친숙했던 그대로란다. 사진(네덜란드 에인트호벤)=이상철 기자
한 마디로 ‘수퍼스타다. 맨유는 모두의 동경 대상이다. 그 빅 클럽에서 뛰었던 박지성은 위대한 선수다. 팬이나 클럽이나 동료, 그리고 언론까지 박지성을 ‘월드스타로 예우하고 있다.
하지만 박지성은 고개를 가로젓는다. 8년 만에 돌아왔지만, 청운의 꿈을 갖고 네덜란드에 왔을 때와 크게 달라진 건 없다고 했다.

박지성은 거의 바뀐 게 없다. 경기장이나 훈련장이나 모두 그대로다. 구단 직원들도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나마 바뀐 거라곤 같이 뛰는 선수들이 많이 어려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그때보다)나이가 더 많아졌다는 것이다”라며 웃었다.
에인트호벤은 그에게 친숙한 환경이다. 마치 집에 온 것 같은 포근함을 준다. 박지성은 에인트호벤에 와서 필립스 스타디움에서 뛰는 건 고향에 온 듯 편안한 기분이 든다. 새롭지 않고 익숙하기 때문이다. 예전에 살았던 지라 매우 편하다. 그때나 지금이나 참 축구하기 좋은 환경을 갖췄다. 도시가 조용하고 훈련장 시설도 잘 갖춰져 있어, 축구 이외에 다른 생각은 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게 박지성이 퀸즈파크레인저스(QPR)를 떠나 에인트호벤으로 온 결정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 여름 박지성에게 여러 클럽들이 박지성에게 구애를 보냈다. QPR은 2부리그 챔피언십으로 강등된 가운데 박지성은 고심 끝에 에인트호벤으로 임대 이적했다.
박지성은 (이적 의사를 타진했던 게)수많은 팀은 아니었다. 그냥 몇몇 팀이었다”라면서 사실 언젠가 에인트호벤에서 다시 한 번 뛰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한 적도 있다. 현실이 될 거라고는 전혀 몰랐다. 그런데 그 기회가 왔다. 다른 곳보다 에인트호벤행을 우선순위로 뒀다”라고 밝혔다.
에인트호벤행을 결정한 건 잘 한 선택이었다. 박지성은 익숙한 환경에서 적응하며 빠른 시간 안에 에인트호벤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했다. 박지성은 다른 팀으로 이적했다면,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러나 에인트호벤에 오면서 그런 점에서 이득이 됐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박지성이 본 에인트호벤은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 꾸준한 선수 발굴 속에 경험이 더해진다면, 좋은 팀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했다. 사진(네덜란드 에인트호벤)=김영구 기자
▲‘New PSV를 주목하라
에인트호벤은 여전히 에레디비지에서 인기 클럽이다. 실력도 갖췄다. 에레디비지에서 상위권을 놓치지 않고 있다. 최근 우승트로피를 아약스에게 내주고 있지만, 잠재력이 풍부한 선수들이 많아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이 높은 팀으로 꼽히고 있다.
새 일원이 된 박지성도 ‘New 에인트호벤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박지성은 8년 전 팀과 비교해 현재 팀은 실력은 분명 떨어진다. 그렇지만 잠재력을 가진 만큼 성장 가능성은 크다”라고 했다.
‘박지성 어부바 세리머니의 데파이를 비롯해 바칼리, 마헤르 등 빅 클럽의 관심을 모으는 이들이 즐비하다. 주목해야 할 선수를 추천해 달라고 하자, 박지성은 정말 많아서 고르기가 힘들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박지성은 나이는 어리지만 다들 국가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특정 선수보다는)모두 재능을 가지고 있는 만큼 다들 눈여겨보면 좋을 것 같다”라고 답했다.
젊음이 꼭 좋은 건 아니다. 경험이 부족해 완숙미가 떨어진다. 때문에 주춤할 때도 있다. 에인트호벤은 2013-14시즌 개막 이후 거침없는 연승 행진을 달리다가, 6경기 연속 무승(4무 2패)으로 흔들렸다. 지난 22일 박지성의 원맨쇼로 아약스를 4-0으로 대파하고서 무승의 늪에서 탈출했다. 경기력도 다소 기복이 있다는 평이다.
박지성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데, 어린 선수들로 구성됐기 때문에 당연하다. 처음부터 완벽할 수는 없다. 좋은 팀이 되기 위한 과정이며 미래에는 더욱 강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 미래가 언제일 것 같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곰곰이 생각하면서 현실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그는 그건 모르는 일이다. 다들 뛰어난 재능을 갖췄지만, 더 큰 선수가 될 수도, 기대만큼 못 클 선수도 있다. 또한, 잘 하는 선수를 빅 클럽이 가만 두지 않을 것이다. (좋은 선수가 에인트호벤을 떠나 빅 클럽으로 이적하는 건)항상 있어왔다. (그렇게 떠나가도)에인트호벤이 좋은 선수를 계속해서 발굴하며 좋은 경기력을 유지하느냐가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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