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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과 영국에서 홍명보가 가져온 ‘같은 것’
입력 2013-09-24 06:34 
[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한 달을 사이에 두고 비슷한 목적으로 유럽을 다녀왔다. 지난 8월에는 독일로 날아가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을 점검했고, 지난 9월13일부터 열흘간은 영국으로 건너가 축구종가에서 뛰는 자원들을 만났다.
평가전 사이의 짬을 활용해 적잖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유럽을 다녀온 이유는 같았다. 작게는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의 플레이를 직접 눈으로 확인해 대표팀에 어떤 퍼즐로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위함이고, 크게는 대한민국 축구의 현재와 미래를 책임질 자원들을 선배이자 대표팀 감독으로서 격려하기 위함이었다. 기본적은 목적은 대동소이했고 큰 틀에서 홍 감독이 가져온 것도 비슷했다.
홍명보 감독은 유럽에서 뛰고 있는 자원들에 대한 도움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축구의 궁극적인 발전을 위한 당연한 투자라는 뜻이다. 사진= MK스포츠 DB
독일 방문을 마치고 지난 8월26일 귀국한 홍명보 감독은 이튿날 대표팀 명단발표를 겸한 기자회견에서 손흥민과 구자철 그리고 박주호까지 세 선수를 다 만났다. 각각 식사를 함께 하면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한 명의 축구인으로서 그런 환경에서 축구를 하고 있다는 것이 부럽기도 했다. 축구다운 축구를 할 수 있는 분위기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다. 대견하다”는 말로 대표팀 감독을 떠나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좋은 환경에서 뛴다는 것은 더 좋은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중요한 조건이며, 따라서 홍 감독은 흔치 않은 기회를 누리고 있은 ‘유럽파들을 잘 보호해야한다는 뜻을 덧붙였다. 홍명보 감독은 유럽에 많은 선수들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이런 선수들이 더 잘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우리의 역할이다. 대표팀 코칭스태프 뿐 아니라 축구협회 차원에서 (유럽파들을) 도와줄 부분이 필요하다”는 말로 ‘관리가 필요하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그로부터 약 한 달이 지난 23일, 홍명보 감독이 이번에는 열흘간의 영국 방문을 마치고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박주영과 기성용을 비롯해 지동원 김보경 이청용 윤석영 등 영국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을 점검하고 돌아온 홍 감독은 독일 방문 때와 마찬가지로 모든 선수들을 만났다. 개인적인 조언보다는 그들과 함께 생각이나 의견을 나눴다”는 말로 지난달 독일 방문 때와 비슷한 여정이었음을 전했다. 하지만, 이번에 담아온 것은 조금 달랐다.
홍 감독은 (영국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다는 것을 느꼈다”는 말을 전했다. 박주영에 대해서는 주영이의 현재 상황을 정확히 알았다. 주위에서 말이 많으나 역시 가장 힘든 것은 주영이 자신”이라는 뜻을 전했고 기성용에 대해서는 이적 후 2경기를 봤는데 좋았을 때와 비교하면 완벽한 컨디션이 아니었다. 게다 감독이 바뀐다고 하니 더 지켜봐야할 것”이라는 말로 역시 쉽지 않은 상황임을 전했다.
독일 방문 때와는 확실히 다른 뉘앙스였다. 소속팀에서 확실한 입지를 구축한 채 경기를 뛰고 있는 이들을 보고 온 마음과, 주전경쟁에서 밀려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거나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혼신을 힘을 쏟고 있는 이들을 보고 온 마음은 달랐다. 독일 때는 ‘부럽다라는 단어까지 나왔으나, 영국 방문 후 마음은 ‘안타까움이었다.
하지만 큰 틀에서의 결론은 같았다. 그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을 찾아야한다는 것이었다. 홍명보 감독은 앞으로 그들을 도와줄 필요가 있다. 타지에서 힘겨운 생활을 하고 있는 선수들을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 진지하게 생각해볼 기회가 됐던 것 같다”는 말로 영국을 다녀온 소감을 정리했다. 독일을 다녀왔을 때의 ‘관리와 맥을 같이하는 내용이다.
장소는 달랐으나 가져온 것은 같았다. 아주 작게 보면 브라질월드컵을 향하는 홍명보호를 위한 일이지만, 결국 한국축구의 궁극적인 발전을 위한 당연한 투자라는 뜻이다.
[lastuncl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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