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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최고 라이벌전의 대미를 장식한 ‘위송빠레’
입력 2013-09-23 01:22 
[매경닷컴 MK스포츠(네덜란드 에인트호벤) 이상철 기자] 역시 네덜란드 에레디비지 최고의 빅카드다웠다. PSV 에인트호벤과 아약스의 2013-14시즌 에레디비지 첫 맞대결은 참 뜨거웠다. 최고였다. 그리고 그 ‘화룡점정을 한 게 박지성(32)이었다.
22일(현지시간) 오후 에인트호벤의 홈구장인 필립스 스타디움은 조용했다. 경기 시작 전 밖에서부터 에인트호벤 팬과 아약스 팬이 열띤 응원을 펼치며 열기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여겼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그저 가볍게 커피 한잔을 마시고, 팬 스토어에 들려 상품을 구입하는 게 전부였다. 충돌은 예사로 시끄러운 응원을 할 것으로 몸을 사려야 하는 게 아닐까라고 생각했던 게 우스울 정도였다.
박지성은 22일(현지시간) 2013-14시즌 네덜란드 에레디비지 7라운드 아약스전에서 시즌 2호골을 터뜨렸다. 3골에 관여하면서 에인트호벤의 대승을 이끌었다. 사진(네덜란드 에인트호벤)=김영구 기자
나름 이유도 있었다. 아약스 팬은 이날 필립스 스타디움을 찾지 못했다. 에인트호벤 시장이 직접 나서서 아약스 팬의 단체 원정을 막았다. 유혈 충돌 및 기물 파손을 우려한 조치였다. 이 때문에 필립스 스타디움 본부석 기준 왼쪽 위에 마련된 원정팀 서포터석은 텅 비었다.
그렇지만 판은 제대로 깔렸다. 경기에 앞서 1위를 달리던 즈볼레가 비테세 원정 길에서 0-3으로 완패한 것. 에인트호벤이나 아약스나 이 경기에서 승점 3점을 획득하면 순위표 맨 위로 올라설 수 있었다. 동기부여는 컸다.

그리고 경기 시작 휘슬이 울리자, 180도 달라졌다. 필립스 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에인트호벤 팬들은 지치지 않은 응원을 펼쳤다. 응원 대결을 펼칠 한쪽이 빠졌지만 맥이 빠지진 않았다. 오히려 더욱 뜨거웠고 대단했다. 에인트호벤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에인트호벤 선수들이 잘 할 때는 박수를 치며 힘을 불어넣으면서, 아약스 선수들에게는 야유를 퍼부었다. 귀가 아플 정도로 컸다.
박지성은 22일(현지시간) 2013-14시즌 네덜란드 에레디비지 7라운드 아약스전에서 시즌 2호골을 터뜨렸다. 3골에 관여하면서 에인트호벤의 대승을 이끌었다. 사진(네덜란드 에인트호벤)=김영구 기자
뜨겁던 경기는 후반 들어 더욱 뜨거워졌다. 박지성 때문이었다. 후반 8분 0의 행진이 깨진 뒤, 박지성은 3골에 관여하면서 에인트호벤의 대승을 거뒀다. 후반 16분과 후반 19분 각각 빌렘스와 할레마르트크의 골을 돕더니, 후반 23분에는 직접 골 네트를 흔들며 완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박지성에 의해 에인트호벤의 골 행진이 계속되자, 필립스 스타디움의 ‘데시벨 강도는 한계를 모르고 치솟았다. 오랫동안 못 이겼던 라이벌을 마침내 이긴 것에 대한 기쁨은 컸다. 이들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열띤 응원을 펼쳤다. 그리고 경기 종료 직전 박지성의 응원가인 ‘위송빠레를 불렀다. 아약스전 대승에 대한 환희의 노래였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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