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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영수‧나이트 희비 바꾼 이택근 ‘실책 하나’
입력 2013-09-21 19:49  | 수정 2013-09-21 20:01
[매경닷컴 MK스포츠(목동) 서민교 기자] 이택근(넥센 히어로즈)의 결정적인 실책 하나가 양 팀의 선발투수의 희비를 바꿨다.
승부가 한 순간에 뒤바뀌며 부진했던 두 에이스의 상황도 역전됐다. 넥센 선발 브랜든 나이트는 울고 삼성 라이온즈 선발 배영수는 웃었다. 이택근의 어이없는 실책 하나에 달라진 두 투수의 표정이었다.
이택근은 21일 목동 삼성전 5-4인 6회초 1사 1, 2루서 싹쓸이 3실점을 내주는 실책을 저질렀다. 박한이의 평범한 중전안타를 잡으려다 공을 뒤로 흘려버린 것. 이택근은 공을 놓친 순간 고개를 숙였다. 망연자실. 동점 주자를 잡기 위해 홈 승부를 벌이려는 생각이 앞선 참사였다. 1, 2루 주자를 포함해 박한이마저 홈까지 들어오는 충격적인 결과로 이어졌다. 1점을 막으려다 3점을 내준 셈이 됐다. 경기는 5-7로 뒤집혔다.
넥센 히어로즈 중견수 이택근의 결정적 실책 하나가 21일 목동 삼성 라이온즈와 넥센전 선발로 나선 양 팀의 선발투수 희비를 바꿨다. 사진=MK스포츠 DB
정신적으로 완전히 무너진 나이트는 박석민에게 중전안타를 내주고 마운드를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두 번째 투수 강윤구마저 최형우, 채태인에게 연속 안타를 얻어맞고 추가 실점했다. 승기를 잡았던 넥센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5-8로 상황이 역전됐다.

이날 나이트는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1회부터 정형식의 볼넷과 박석민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내줬고, 4회 2사 만루서 정형식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5회에도 2사 3루서 채태인의 적시타에 4-5로 추격점을 내줬다.
나이트는 결정적인 수비 실책까지 더해지며 5⅔이닝 10피안타 3볼넷 8실점(8자책)으로 무너졌다. 나이트는 지난 5월5일 KIA전 8실점 이후 올 시즌 최다 실점 타이 불명예 기록을 세우며 12승 달성에 실패하고 10패 위기에 몰렸다.
반면 시즌 14승 도전에 나선 배영수는 패전 위기에서 극적으로 살아났다. 배영수는 5이닝 8피안타(1피홈런) 5실점(5자채)으로 부진했지만,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는 행운을 얻었다.
배영수는 경기 초반 분위기는 좋았다. 1-0인 1회말 첫 타자 서건창에게 중전안타와 도루를 허용했지만, 후속 타자를 모두 플라이로 잡아냈다. 2회는 강정호를 삼진으로 처리하는 등 삼자범퇴로 막았다.
배영수는 3회부터 흔들렸다. 2사 후 서건창에게 우익수 방면 2루타를 내준 뒤 문우람에게 같은 코스로 동점 적시타를 맞았다. 4회에는 정신없이 난타를 허용했다. 4회초 3-1로 다시 리드를 잡은 뒤였기 때문에 더 아쉬운 이닝이었다.
배영수는 선두타자 박병호에게 우전안타를 허용한 뒤 김민성을 좌익수 플라이로 돌려세웠지만, 강정호를 넘지 못했다. 강정호는 초구를 노려 중월 동점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3-3 동점 허용.
배영수는 급격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성열을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낸 뒤 서동욱에게 2루타를 얻어맞았다. 넥센의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에 추가 실점을 허용하며 1사 3루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어 허도환에게 스퀴즈 번트까지 내주며 5실점을 했다. 투구수는 적었지만 교체 위기였다.
그러나 6회초 반전 승부가 펼쳐졌다. 5회를 삼자범퇴로 처리한 배영수는 4-5였던 6회초 타선의 지원으로 4점을 얻어내며 극적으로 승리 요건을 갖췄다. 이택근의 실책 하나가 배영수에게 아직 뜯지 않은 최다승 단독 선두 선물을 배달했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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